"이세계아이돌 장점은 소통과 공감…팬들은 가족 같은 참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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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러블엔터 김영민 본부장 인터뷰…"팬덤 스펙트럼 넓혀나갈 것"
(서울=연합뉴스) 이태수 기자 = "이세계아이돌 멤버들은 1인 창작자 겸 스트리머이기도 합니다. 매일 자신의 채널에서 소통하고 콘텐츠를 만들어서 제공하죠. 이러한 소통과 이를 통한 공감이 우리의 장점입니다."
버추얼(가상) 걸그룹 이세계아이돌은 지난 2021년 12월 데뷔 이래 대중음악 시장에서 눈에 띄는 성과를 냈다.
가상 가수는 성공하기 쉽지 않다는 통념을 깨고, 결속력 강한 팬덤을 구축해 대형 음악 축제와 멤버 개인의 솔로 콘서트를 잇따라 흥행시켰다.
메타버스(가상세계) 붐이나 서브컬처 현상으로만 설명하기 어려운 이들의 인기, 그리고 미래에 대해 소속사 패러블엔터테인먼트의 김영민 콘텐츠 제작 본부장을 최근 서울 용산구에서 열린 '2024 MWM 콘퍼런스'에서 만나 인터뷰했다.
K팝 음악이 전 세계에서 사랑받고 있지만 가상 가수는 일반적인 아이돌 그룹과 결을 달리할 수밖에 없다. 콘셉트 특성상 팬 사인회나 콘서트에서 직접 눈을 마주치며 소통하기 어렵기 때문에, 이러한 팬 경험의 한계를 어떻게 극복하는지 궁금했다.
김 본부장은 이 질문에 "이세계아이돌 멤버들은 팬들이 원하면 때때로 자기 콘텐츠에 참여도 시켜 준다"며 "결국 모든 채널 구독자(팬)는 시청자이자 참여자이면서 일종의 '패밀리'(가족)"라고 설명했다.
평소 스트리밍 플랫폼을 통해 활발하게 소통하기에 팬 입장에서는 가수와의 호흡을 부족하게 여기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는 "우리 회사는 서브컬처 회사이자 1인 창작자와 버튜버가 있는 업체다. 따라서 (아티스트와 팬이) 같이 즐기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며 "우리 팬들은 (멤버들을) 스타로 대상화하는 대신 콘텐츠에 직접 적극적으로 참여해 함께 즐긴다"고 말했다.
팬들의 열정은 콘서트 현장에서 그대로 드러났다.
지난해 9월 첫 오프라인 콘서트인 '이세계페스티벌'이 전석 매진됐고, 올해 7월에는 멤버 릴파의 솔로 콘서트도 매진 성황을 이뤘다. CGV에서 이뤄진 라이브 뷰잉은 순식간에 좌석이 모두 나갔고, 굿즈(MD 상품) 판매대 앞에는 오픈 2시간 전부터 1만명이나 대기했다고 한다. 티켓이 과연 다 팔릴지 걱정하던 소속사의 우려는 결국 기우로 드러났다.
주최 측이 티켓 판매를 걱정하는 것도 무리는 아니었다. 무대와 가수가 골자인 일반 공연과 달리 가상 가수는 각종 특수 장비와 스튜디오가 투입돼 제작 비용이 훨씬 많이 들기 때문이다.
김 본부장은 "릴파의 솔로 콘서트는 공연장과 별도의 스튜디오에서 광학 장비를 사용해 가수의 동작을 실시간으로 모션 캡처해 송출했다"며 "1년 전에 열린 이세계페스티벌은 미리 제작한 것을 내보냈다"고 설명했다.
릴파 솔로 콘서트에서 실시간 라이브와 소통이 가능했던 것은 그만큼 기술의 발전이 이뤄졌기 때문이다. 릴파는 스튜디오에서 객석을 비춘 영상을 보고 팬들과 호흡했다. 그가 노래하는 모습은 실시간으로 캐릭터로 변환돼 공연장에 송출됐다.
김 본부장은 "일반 대중은 혹시 '본체'가 드러나는 사고가 일어나면 어쩌느냐고 걱정하지만, 버추얼 기술 특성상 이는 불가능하다"며 "대신 모션 캡처가 오류가 나면 영상이 제대로 송출되지 않는 사고가 일어날 수 있다. 그래서 싱크(연결)를 최대한 빨리 복구하는 연습을 최대한 많이 했다"고 말했다.
이어 "회사 내에 라이브 송출팀이 따로 있어서 빠른 커뮤니케이션이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패러블은 1명 이상의 다인원을 대상으로 한 실시간 라이브 콘서트 송출도 테스트 중이다.
김 본부장은 "앞으로 일반 아티스트와 견주어도 빠질 데 없는 훌륭한 공연을 만들어낼 것"이라며 "현재 팬덤을 분석하면 남성 7 여성 3 정도인데 모두가 좋아할 수 있는 이벤트와 콘텐츠로 팬덤의 스펙트럼을 조금씩 넓혀나가는 방향으로 가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