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시청률 3%대인데…해외 OTT에선 잘 나가는 'K-로코'
작성자 정보
- 먹튀잡자 작성
- 작성일
컨텐츠 정보
- 137 조회
- 목록
본문
'새벽 2시의 신데렐라'·'손해보기 싫어서' 등 해외서 인기
"특유의 말랑말랑한 이야기로 독자적 매력 구축"
(서울=연합뉴스) 오명언 기자 = 해외 K-드라마 팬들 사이에서는 한번 한국 로맨스 드라마에 빠지면 미드(미국 드라마)를 볼 때 절로 눈살이 찌푸려진다는 밈(meme·인터넷 유행 콘텐츠)이 돈다. 남녀주인공이 입을 맞추기까지 기본 4∼5회를 기다려야 하는 K-로코의 속도에 익숙해지면 격정적인 미드가 보기 불편해진다는 것이다.
8일 방송가에 따르면 섬세한 연출로 감정선을 쌓아가는 K-로코가 신선한 설렘으로 해외 시청자들의 가슴을 뛰게 하고 있다.
국내에서 시청률 3%대로 고전하는 드라마가 해외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에서는 시청자 수 1위를 기록하는 등 요즘 한국 로맨틱 코미디 드라마는 국내보다 오히려 해외 반응이 더 뜨겁다.
대표적으로 지난달 종영한 tvN 로맨스 드라마 '우연일까?'는 해외에서 더 성공한 사례 중 하나로 꼽힌다.
학창 시절 첫사랑을 10년 만에 우연히 만나 운명처럼 얽히며 다시 사랑에 빠지는 이야기를 담은 이 드라마는 익숙한 클리셰가 반복되는 탓에 국내 시청자들 사이에서 식상하고 지루하게 느껴졌다는 평을 받았다.
결국 첫 회 시청률 3.9%를 넘지 못하고 3.1%로 막을 내렸지만, 해외 시청자들의 반응은 달랐다.
아시아권 콘텐츠를 주로 제공하는 글로벌 OTT 라쿠텐 비키를 통해 공개된 '우연일까?'는 총 125개국에서 시청자 수 1위를 기록했고, 캐나다, 멕시코, 프랑스 등 68개 국가에서는 4주 연속 1위를 차지했다.
사이트에서 드라마의 평점은 9.4점으로, 시청자들은 '익숙한 첫사랑 로맨스에 김소현과 채종협의 조합이 신선함을 더했다', '청춘들의 우정과 사랑, 성장과 치유의 다양한 감정을 느낄 수 있었던 드라마였다' 등의 평가를 남겼다.
현재 공개 중인 쿠팡플레이 오리지널 시리즈 '새벽 2시의 신데렐라'도 마찬가지다. 채널A를 통해 방송되고 있는 이 드라마는 내내 시청률 0%대를 못 넘어서고 있는데, 해외 반응이 심상치 않다.
라쿠텐 비키에 따르면 이 드라마는 공개 첫 주부터 미국, 브라질, 멕시코, 영국, 스페인, 프랑스, 독일, 호주 등 총 122개 국가 차트에서 시청자 수 1위를 기록했다.
라쿠텐 비키 콘텐츠 총괄 홍재희 이사는 "요즘에는 K-로맨스 장르가 다른 장르에 비해 해외에서 가장 인기 있는 편"이라며 "신선한 소재와 빠른 스토리 전개는 물론, 해외 시청자들이 공감하기 쉬운 보편적인 로맨스 장르에 가미된 한국만의 독특한 정서에 매력을 느낀 것으로 판단된다"고 분석했다.
K-로코의 강세는 미국 OTT에서도 두드러진다.
배우 신민아와 김영대가 주연하는 tvN 드라마 '손해보기 싫어서'는 미국 아마존닷컴의 자회사 아마존 프라임 비디오를 통해 240여개국에 동시 공개되고 있다.
OTT 플랫폼 내 콘텐츠의 시청 순위를 집계하는 사이트 플릭스패트롤에 따르면 '손해보기 싫어서'는 지난 6일을 기준으로 전체 글로벌 TV쇼 부문 일간 순위 3위를 기록했다. 태국, 싱가포르, 필리핀, 말레이시아 등 총 11개국에서 1위에 올랐고, 59개국에서 상위 10위권에 진입했다. 시청률이 3%대라는 점을 감안하면, 역시 국내보다 해외 성적이 더 돋보인다.
하재근 대중문화평론가는 "해외는 워낙 시장이 넓고, 시청자층도 광범위하기 때문에 국내에서는 식상하다고 평가받는 작품들이 의외로 해외에서 호평받는 경우가 많다"고 짚었다.
이어 "K-로코 특유의 아기자기하고 말랑말랑한 전개가 장르를 좋아하는 해외 팬들 사이에서 독자적인 매력을 구축했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