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별쌤' 최태성 "다큐 '하와이 연가', 눈물 나는 사랑의 역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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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인 하와이 이민사 조명한 작품…제천국제음악영화제서 상영
이진영 감독 "우리 역사 가치 공감해준 분들 덕에 여기까지 와"
(제천=연합뉴스) 오보람 기자 = "역사를 이렇게 아름답게 표현할 수 있군요. 너무 깜짝 놀랐습니다. 저는 역사책을 보면서 눈물을 안 흘리는데, 이 영화는 볼 때마다 눈물이 납니다."
'큰별쌤'으로 불리는 한국사 스타 강사 최태성은 지난 6일 제천시문화회관에서 열린 다큐멘터리 영화 '하와이 연가' 관객과의 대화(GV)에서 이 작품을 본 소감을 이렇게 털어놨다. '하와이 연가'를 무료로 감수하고 후원도 한 그는 제20회 제천국제음악영화제를 찾아 시사회 후 관객들과 만났다.
이진영 감독이 연출한 이 작품은 121년간 이어진 한인들의 미국 이주 역사를 다룬다. 특히 1900년대 초 일제의 폭압과 가난에서 벗어나기 위해 하와이로 향했던 조선인들에 주목한다.
사진 한 장만 주고받고서 하와이로 건너가 조선인 남자와 결혼한 '사진 신부' 임옥순 씨와 사탕수수 농장에서 일하다 한센병 환자 격리 장소인 칼라우파파로 쫓겨난 김춘석 씨 등의 사연이 나온다. 바이올리니스트 리처드 용재 오닐, 김지연, 이그나스 이기 장 등은 이들의 추억과 한이 서린 곳곳에서 음악을 들려주며 잠든 영혼들에 위로를 전한다.
최태성은 "'하와이 연가'는 가족과 조국에 대한 사랑의 역사를 보여주는 작품이자 인천 제물포항에서 출발해 하와이에서 만들어진 평범한 할아버지, 할머니의 이야기"라고 소개했다.
이어 "그분들께 열심히 살아주셔서 감사하다는 말씀을 꼭 드리고 싶다"며 "그분들이 잘살아주신 덕에 지금의 나와 우리, 대한민국이 있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하와이 연가'의 제작을 위해 애쓴 사람은 최태성뿐만이 아니다. 영화에 등장하는 음악가들은 출연료를 받지 않았고 삽입곡을 부른 소프라노 조수미는 이 감독이 지급한 수고비를 영화 제작비에 보태라며 되돌려줬다.
내레이션을 맡은 배우 예수정을 비롯해 프로듀서, 애니메이터, 예고편 제작자, 홍보 담당자 등 대부분의 스태프가 재능 기부 수준으로 작품에 참여했다. 애틀랜타에 사는 한 한인은 영화의 한국 개봉을 위해 거액을 기부하기도 했다.
이 감독은 "우리 역사의 가치에 공감해주신 분들이 계셨던 덕분에 여기까지 간신히 올 수 있었다"며 눈물을 글썽였다.
최태성은 "우리는 항상 안중근 의사만을 기억하고 안 의사가 들고 있던 총과 몸을 숨겼던 숙소, 변호인단 등을 제공한 블라디보스토크의 고려인 최재형은 알지 못한다"며 "안 의사의 의거에도 많은 사람의 도움이 있었다"고 말했다.
이 감독은 "저 스스로 너무 감동해 꼭 많은 분께 전해드리고 싶었던 이야기"라며 "(1세대 이민자들에게) 헌정하는 영화"라고 힘줘 말했다.
이 감독도 한국에서 대학까지 다닌 뒤 20대 초중반에 하와이로 떠난 이민자다. 현지에서 기자로 일하던 그는 2021년 한인 이민자 후손들과의 인터뷰를 담은 '무지개 나라의 유산'을 내놓으며 다큐멘터리 감독으로 활동 중이다.
그는 "지금 더 행복한 사람이 된 것 같다. 가슴이 충만해지는 느낌"이라며 "물론 여러모로 (독립영화를) 만드는 게 힘들지만, 너무나 기가 막히는 역사 속 이야기를 아름다운 음악으로 계속 담아내는 게 꿈"이라고 했다.
최태성은 "'코리안 디아스포라'의 역사는 하와이뿐만 아니라 캘리포니아, 블라디보스토크, 상하이, 오사카에도 존재한다"며 "감독님께서 지치지 않고 계속 이런 작품을 만들어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하와이 연가'는 8일 제천국제음악영화제에서 한 차례 더 상영한다. 임옥순 씨의 손자인 게리 박이 참석하는 GV도 이어진다. 오는 10월에는 CGV를 통해 정식으로 개봉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