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어 아너' 허남준 "아슬아슬한 시한폭탄 같은 느낌으로 연기"
작성자 정보
- 먹튀잡자 작성
- 작성일
컨텐츠 정보
- 165 조회
- 목록
본문
빌런 김상혁 역으로 김명민과 부자 호흡…"충동에 따라 애드리브로"
(서울=연합뉴스) 오명언 기자 = "준이(허남준)는 현장에서 식은땀을 흘리면서 혼자 조용히 연기를 준비하는데, 슛 들어가니까 정말 확 달라지더라고요."(손현주)
"슛만 들어가면 '미친놈'이 돼버립니다. 계산 없는 순수한 폭발력이 남준이의 가장 큰 힘이에요. 미래가 기대돼서 주식이 있다면 사고 싶을 정도입니다."(김명민)
최근 종영한 지니TV 드라마 '유어 아너'의 신인 배우 허남준은 첫 등장 장면에서부터 개성 있는 마스크와 과감한 연기로 시청자들의 이목을 끌었다. 특유의 독특한 호흡법과 표정 연기가 '안하무인 재벌가 자제'라는 전형적인 악역 캐릭터에 매력을 불어넣으며 입체감을 더했다.
12일 서울 종로구 수송동 연합뉴스 본사에서 만난 허남준은 "감독님과 함께 연기한 선배님들이 제가 특이하게 연기한다고 하셨는데, 어떤 부분이 특이한지는 저도 잘 모르겠다"고 웃어 보였다.
그러면서 "감독님께서 이 '이상한 연기'를 잘 살리면 저만의 특색이 될 수 있다고 말씀해주셨는데, 그 말에서 용기를 얻었다"고 말했다.
'유어 아너'에서 허남준은 우원그룹 회장 김강헌(김명민 분)의 첫째 아들로 그의 잔혹성과 카리스마를 쏙 빼닮은 김상혁을 연기했다. 냉혈한 김강헌의 평정심을 흔들어 놓는 유일한 존재다.
배다른 형제였던 동생이 뺑소니 사고로 목숨을 잃자 김상혁은 동생의 장례식장을 취재하러 온 기자들 앞에 서서 "들개가 사람을 물어뜯어 죽이면 그 산 전체를 뒤져서라도 들개 무리를 소탕하는 것이 정의"라고 말하는데, 허남준은 이 장면을 연기하기 가장 어려웠던 장면으로 꼽았다.
허남준은 "첫 촬영 날 이 장면을 찍었는데 너무 긴장해서 사실 당시 기억이 희미하다"고 운을 뗐다.
그는 "김상혁은 '내 무대가 펼쳐졌다'는 느낌으로 주인공이 된 것처럼 기자들 앞에 선다"며 "시한폭탄 같은 아슬아슬한 느낌을 주면서 긴장감을 자아내야 했는데, 첫 느낌 그대로 마지막까지 살려야 했기 때문에 어떤 억양으로 연기해야 할지 고민하고 또 고민했다"고 말했다.
"달달 연습하는 게 오히려 안 좋을 수도 있다는 걸 알면서도 끊임없이 연습했어요. 불안감을 떨쳐낼 수 있는 방법은 연습밖에 없었거든요. 그런데도 막상 현장에 서니 그동안 도대체 뭘 준비한 걸까 싶을 정도로 머리가 하얘졌죠."
허남준은 몇 번의 테이크에 걸쳐 촬영을 마치고 집에 돌아가는 길에서도 확신이 없어서 불안했다고 하지만, 이 장면은 시청자들 사이에서 강렬한 인상을 남기며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상에서 클립 영상으로 재생산되는 등 큰 화제를 모았다.
특히 말하던 중 말을 멈추고 허공을 응시하다가 다시 말을 이어가는 등 연기의 사소한 디테일이 보는 재미를 살렸다는 반응이 나왔다.
허남준은 "중요한 장면은 미리 여러 가지 경우 수를 고려해서 연습해가는데, 막상 현장에서는 느끼는 충동에 따라 연기한 경우가 많았다"고 밝혔다.
그는 "현장에서 가끔 갑자기 '이렇게 해보고 싶다'는 느낌이 올 때가 있다"며 "동생의 영정사진을 바라보면서 낮게 애도문을 읊조리다가 욕을 내뱉는 장면이나 말할 때 눈을 까뒤집는 김상혁의 버릇 등은 미리 준비한 게 아니라 현장에서 하게 된 애드리브"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촬영하기 전에 유독 긴장을 많이 하는 편인데, 슛에 들어가면 어떻게든 정신을 붙잡고 작품의 연기 구멍이 되지 않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고 웃어 보였다.
2019년 영화 '첫잔처럼'으로 데뷔한 허남준은 영화 '낙원의 밤', '인질', 드라마 '설강화', '혼례대첩', 넷플릭스 시리즈 '스위트홈' 시즌 2∼3 등에 출연해왔다. '유어 아너'는 허남준이 처음으로 주연을 맡은 드라마였다.
그는 "어릴 적에는 단역으로 한 장면이 나오더라도 누군가는 나를 봐줄 거라는 기대를 하곤 했는데, 기대와 실망을 거듭하다 보니 이번 작품에서는 애써 기대를 안 하려고 감정을 억눌렀다"고 털어놨다.
결과적으로 이번 작품을 통해 예상했던 것보다도 큰 관심을 받게 됐지만, 허남준은 "일상은 전과 똑같다"고 담담하게 말했다.
"전처럼 촬영하러 갔다가, 운동하러 갔다가, 집에 돌아오는 일상의 반복이에요. 사람들이 저를 좋아해 준다는데, 사실 체감이 안 돼서 아직은 그냥 가상 세계 속 이야기 같이 느껴져요. (웃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