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루노 마스도 푹 빠진 한국 술 게임…로제 '아파트' 음원 돌풍
작성자 정보
- 먹튀잡자 작성
- 작성일
컨텐츠 정보
- 71 조회
- 목록
본문
"훅이 좋아 귀에 쏙쏙"…토니 베이즐 히트곡 '헤이 미키' 인터폴레이션
로제, 브루노 마스 협업에 "'무슨 일이 일어나는 거지?' 생각"
(서울=연합뉴스) 걸그룹 블랙핑크 로제가 18일 세계적인 팝스타 브루노 마스와 협업으로 싱글 '아파트'(APT.)를 발매했다고 소속사 더블랙레이블이 밝혔다. 사진은 로제와 브루노 마스. 2024.10.18 [더블랙레이블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연합뉴스) 이태수 기자 = '채영이(로제의 한국 본명)가 좋아하는 랜덤 게임, 랜덤 게임! 게임 스타트! 아파트 아파트 아파트 아파트∼'
걸그룹 블랙핑크의 로제가 팝스타 브루노 마스와 협업한 신곡 '아파트'(APT.)가 발매 다음 날 국내 주요 음원 차트 1위를 휩쓸며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20일 가요계에 따르면 18일 발매된 이 노래는 음악 프로그램 출연 같은 특별한 홍보 없이도 한번 들으면 잊히지 않는 중독적인 멜로디 등을 앞세워 멜론 '톱 100' 차트를 비롯해 지니·플로 등의 음원 플랫폼에서 정상을 석권했다.
'아파트'는 12월 6일 발매 예정인 솔로 정규 1집 '로지'(rosie)의 선공개곡이다.
이 곡은 최근 술자리에서 젊은 층 사이에 빠르게 퍼지는 '아파트 게임'을 소재로 삼았다.
아파트 게임은 참가자들이 양손을 포개 쌓아 올리고서 맨 아래에서부터 손을 하나씩 빼다가, 술래(혹은 주최자)가 처음에 외친 특정 숫자(층수)에서 손을 빼는 사람이 '당첨'돼 벌주를 마시는 놀이다.
로제는 아파트 게임이라는 특이한 소재를 독특하고 쫄깃한 음색으로 버무려 대중음악계 슈퍼스타인 브루노 마스와 함께 감각적으로 표현해냈다.
로제는 스튜디오에서 함께 작업하던 스태프에게 게임 방법을 알려주고, 다 같이 즐기는 모습을 보며 곡 작업을 시작했고, 여기에 브루노 마스가 합류해 곡이 완성됐다고 전날 배포한 보도자료에서 설명했다.
그는 최근 미국 뉴욕의 한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협업 과정을 더 자세히 들려줬다. 같은 레이블(애틀랜틱 레코드) 소속인 브루노 마스에게 협업을 제안했고, 브루노 마스 측의 요청으로 '아파트'가 포함된 세 곡을 보내줬다고 한다.
로제는 "그 일(협업)은 절대 일어날 것 같지 않았다"면서도 "그즈음에 그를 만났는데, '아파트'(APT.)가 뭔 뜻인지 물어보더라. 그래서 내가 한국의 술 게임(Korean Drinking Game)이라고 말해줬다"고 계기를 전했다.
로제는 이후 협업이 성사되자 "우리는 몹시 흥분했다(freaked out)"며 "'무슨 일이 일어나는 거지?'라는 생각까지 들었다"고 소감을 말했다.
브루노 마스는 로제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라온 영상에서 한국어로 "('아파트'를) 많이 사랑해주세요"라고 말하기도 했다.
임희윤 대중음악평론가는 "싸이가 '강남스타일' 히트 이후 한국의 음주 문화를 소재로 미국 힙합 스타 스눕독과 협업해 '행오버'(Hangover·숙취)를 냈던 이야기도 떠오른다"며 "한국 가수가 미국의 톱스타와 '술 게임'을 할 정도로 위상이 올라갔다는 걸 보여주는 현상 같다"고 말했다.
임 평론가는 그러면서 "워낙에 훅(Hook·강한 인상을 주는 후렴구)이 좋아 멜로디가 귀에 쏙쏙 들어오는 곡"이라며 "1980년대 초 분위기도 나는 동시에 요즘 사랑받는 밴드 음악처럼 멜로디가 분명하게 전개되는 구성도 갖췄다"고 설명했다.
로제의 '아파트'를 들은 이들 가운데에서는 귓가에 맴도는 중독적인 소절 등이 토니 베이즐의 1980년대 히트곡 '헤이 미키'(Hey Mickey)가 떠오른다는 이들이 많다.
로제의 소속사 더블랙레이블에 따르면 '아파트'는 실제로 '헤이 미키'를 '인터폴레이션'(Interpolation)한 곡이다. '아파트' 작곡·작사 크레딧을 보면 '헤이 미키'를 만든 마이클 채프먼과 니콜라스 친도 올라가 있다. 미국 저작권청(U.S. Copyright Office)의 설명에 따르면 인터폴레이션이란 기존에 존재하는 음악 작업물을 일부 활용한다는 점에서는 '샘플링'과 유사하지만, 기존 녹음물의 사운드를 갖다 쓰지 않고 새로 만든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는 음악 저작 기법이다.
김도헌 대중음악평론가는 "술 게임을 재치 있게 응용한 아이디어가 빛나는 노래"라며 "블랙핑크 로제 하면 지금까지는 카리스마 있고, 멋지고, 우아하고, 고혹적인 이른바 '하이 엔드'의 느낌이 있었는데, 이번 브루노 마스와의 협업을 통해서 이런 이미지를 희석하고, 친근하면서도 긍정적인 모습을 보여주는 데 성공했다. 그래서 대중적으로도 굉장히 큰 사랑을 받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