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제 휩쓴 작품들 몰려온다…한국 '인디버스터' 열풍 계속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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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 얻으려 위장 결혼한 부부 '한 채'·한국판 비포 선라이즈 '미망'
부국제 3관왕 '아침바다 갈매기는'·DMZ 대상 다큐 '씨앗의 시간' 줄줄이 개봉
(서울=연합뉴스) 오보람 기자 = 정식 개봉 전 국내외 영화제에서 먼저 주목받은 한국 독립영화들이 속속 관객을 찾는다.
올해 초부터 계속된 외국 예술영화 열풍에 이어 최근에는 한국 독립영화들이 흥행에 성공한 가운데 신작들도 이 같은 흐름을 이어갈 수 있을지 주목된다.
9일 영화계에 따르면 정범 감독과 허장 감독이 공동 연출한 '한 채'는 오는 20일 극장에 걸린다.
안정적인 삶을 위해 위장 결혼으로 신혼부부 특별공급 아파트를 분양받으려는 두 가족의 이야기를 그린다.
지적 장애인 딸 고은(이수정 분)을 돌보는 가난한 아버지 문호(임후성), '투잡'을 하며 근근이 살아가다 고은과 서류상 부부가 되는 도경(이도진) 등 사회적 약자들을 주인공으로 내세웠다.
이 작품은 제28회 부산국제영화제에서 LG올레드 비전상과 시민평론가상을, 제25회 가치봄영화제에서 관객상을 받았다. 인물들이 처한 피폐한 현실을 담담히 드러내면서도 긴장감을 유지하는 한편 감정적 울림을 준다는 평을 들었다.
멜로 로드무비의 정석 '비포 선라이즈'를 떠올리게 하는 김태양 감독의 '미망'도 같은 날 개봉한다.
김 감독의 데뷔작인 이 영화는 길을 걷다 우연히 과거 연인이었던 남자(하성국)를 마주친 여자(이명하)의 시간을 따라간다. 을지로3가역, 청계천, 서울극장, 광화문 등 서울시민에게 익숙한 장소를 배경으로 한다.
두 주인공이 길을 걸으며 나누는 대화를 통해 인간의 만남과 이별, 재회 등 관계의 흐름을 섬세히 그렸다. 제48회 토론토국제영화제 넷팩 심사위원 특별언급상, 제26회 우디네 극동영화제 퍼스트 타임 디렉터상 등을 가져가며 특히 해외에서 호평받았다.
올해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신인상 격인 뉴 커런츠 부문 등 3개 부문에서 상을 휩쓴 '아침바다 갈매기는'은 오는 27일 관객과 만난다.
작은 어촌 마을에서 탈출을 꿈꾸며 자기 죽음을 위장하는 젊은 어부와 이를 모르고 그를 기다리는 가족, 모든 비밀을 알고 있는 늙은 선장의 이야기다.
정한석 부산국제영화제 프로그래머는 이 영화에 대해 "강력하게 직진한다. 어느 한 대목에서도 늘어지는 법 없이 빈틈없는 서사와 편집으로 정점까지 밀어붙인다"고 극찬했다.
이 밖에도 토종 씨앗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주는 DMZ국제다큐멘터리영화제 한국경쟁 대상 수상작 '씨앗의 시간', 여자 씨름 선수들을 카메라에 담은 서울여성독립영화제 장편 경쟁 부문 관객상 수상작 '모래바람' 등이 극장가를 다채롭게 채운다.
영화계에서 이른바 '인디버스터'에 대한 관심이 뜨거운 만큼 영화제의 선택을 받은 이들 한국 영화가 관객의 눈길도 사로잡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인디버스터는 독립영화이지만 블록버스터 정도의 재미가 있는 작품을 의미하는 신조어다.
통상 저예산 한국 독립·예술영화는 누적 관객 수 1만명을 채 넘기기 어렵지만 최근 들어 흥행에 성공하는 작품이 늘고 있다.
지난 8월 개봉한 고아성 주연의 '한국이 싫어서'가 관객 수 6만1천여명을 기록한 데 이어 성소수자 딸과 사는 어머니의 이야기 '딸에 대하여'는 2만명 이상이 봤다. 자폐 스펙트럼 장애를 가진 아들을 키우는 정치부 기자의 삶을 다룬 '그녀에게' 관람객도 2만4천명을 돌파했다.
경상북도 시골 마을에서 두부 공장을 가업으로 운영하는 3대에 걸친 대가족을 그린 오정민 감독의 '장손'은 지난달 3만 관객을 달성했다. 평균 스크린 30여 개, 스크린 점유율 0.5%로 이뤄낸 성과여서 더 화제가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