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가요사' 저술…재일동포 연구자 박찬호씨 별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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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충원기자
    [아르코예술기록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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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연합뉴스) 이충원 기자 = "아무리 고된 일이라도 즐거웠습니다. (한국가요에) 미쳤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기도 했습니다."

    한국 대중가요 100년 역사를 집대성해 '한국가요사'를 펴낸 재일동포 연구자 박찬호(朴燦鎬)씨가 지난 9월25일 일본 나고야에서 세상을 떠난 사실이 아르코예술기록원을 통해 26일 뒤늦게 전해졌다. 향년 81세.

    일본 나고야에서 태어난 재일동포 2세인 고인은 와세다대 문학부에 다니던 1965년 한국을 찾았다가 흘러간 옛노래가 담긴 음반을 구입한 것을 계기로 한국 가요사에 관심을 두기 시작했다. "일본으로 돌아가기 전날 이미자 음반과 흘러간 옛노래 10곡이 담긴 음반을 구입했어요. 그리고는 비행기 안에서 그 음반을 꺼내봤는데 작곡자 이름은 멀쩡한데 작사가 이름이 있어야 할 곳에는 '개사자' 이름이 있는 거에요. 집에 와서 음반을 틀었더니 부모님이 우리가 옛날에 듣던 노래와 가사가 다르다고 그러시더군요. 그때 처음으로 왜 이렇게 된 걸까 의문을 갖게 됐습니다."

    와세다대에 다닐 때부터 민족운동에 헌신한 고인은 재일한국학생동맹, 민족시보사 등에서 활동하면서 한국 신문에서 한국 노래에 대한 기사가 나오면 오려두고, 한국에 드나들 때마다 음반을 구입하는 식으로 한국가요사를 연구했다.

    일본에서 유신반대, 한일회담 반대 등의 활동을 벌인 탓에 1969년 이후에는 사실상 입국금지 때문에 1992년에야 다시 한국땅을 밟을 수 있었다. 그런 와중에도 동아일보의 필름이 있던 도쿄의 아시아경제연구소에 매주 토요일마다 들러 필름을 살피는 일을 꼬박 한 해 동안 하는 등 고인 말마따나 "(한국가요에) 미쳤기 때문에" 할 수 있었던 작업을 이어갔다.

    1987년 일본에서 '한국가요사 1895∼1945'(쇼분샤)를 펴냈다. 책을 써야겠다고 결심한 1978년부터 9년간 수많은 음반, 잡지, 신문 등 자료를 뒤진 결과물이었다. 당시 한국에는 대중가요 역사에 대한 실증적 연구가 전무할 때였다.

    1992년 한국에서 첫 번역 겸 증보판 '한국가요사'(현암사, 안동림 옮김)가 나왔고, 안씨의 권유로 해방 이후 1980년까지 가요사를 정리한 '한국가요사 1∼2'(미지북스)가 2009년 한국에서 출간됐다. 이때는 고인이 직접 한글 원고를 썼다. 2018년에는 일본어판 '한국가요사 1∼2'가 출간됐다.

    대중가요 연구가 이영미 씨는 2009년판 발문에 "그 성실함에 고개가 숙여질 뿐"이라고 썼다.

    고인은 2009년 연합뉴스와 인터뷰에서 "1980년 이후의 가요사 정리는 다른 사람이 대신 해줬으면 좋겠어요. 요즘 노래는 영 이해하기가 어려워서…"라는 말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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