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아웃] '오징어 게임'과 K-드라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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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김종우 선임기자 = 스릴러 드라마 '오징어 게임'이 2021년 9월 17일 넷플릭스를 통해 전 세계에 방영된 이후 K-드라마가 본격적으로 각광을 받기 시작했다. 이 드라마는 공개 후 28일 동안 누적 시청 시간 16억5천45만 시간을 기록하며 넷플릭스 역대 최고 기록을 세웠다. 이를 년(年)으로 환산하면 무려 18만8천 년에 달한다. 현재까지 누적 시청 시간은 22억520만 시간이며, 누적 시청 수는 28억 뷰(시청 시간을 작품의 총시간으로 나눈 값)를 달성했다.
이종수 한양대 교수의 저서 '파우스트의 계약…넷플릭스와 K-드라마'에 따르면 넷플릭스가 2016년 스트리밍 서비스를 190개국 이상으로 확장하는 '현지화 전략'을 통해 최고의 로컬 파트너로 선택한 곳이 한국이다. 아시아 시장 공략의 전진기지로 낙점한 것이다. 2020년 2월 영화 '기생충'이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4관왕에 오르고, BTS로 대표되는 K-팝이 세계적으로 선풍적인 인기를 누리고 있는 상황도 K-드라마의 '굴기'에 한몫했다. 해외시장 진출을 노려왔던 K-드라마 제작자들은 글로벌 관객과 대형 제작비, 제약을 뛰어넘는 자유로운 소재와 표현에 목말라했다.
이후 정이삭 감독의 영화 '미나리'(2021년)와 이민진 작가의 소설을 원작으로 한 드라마 '파친코'(2022년)는 K-드라마의 붐 확산에 기폭제가 됐다. K-드라마는 로맨스와 판타지, 액션, 스릴러 등 다양한 장르를 아우르며, 글로벌 시청자들에게 다양한 선택 기회를 선사했다. 예측 불가한 플롯과 깊이 있는 캐릭터로 긴장감과 호기심을 불러 일으켰다. 이후 K-드라마는 K-팝과 함께 한류를 이끄는 쌍두마차로 자리매김했다. 오징어 게임 촬영지들은 관광명소가 됐다. K-드라마에 등장하는 한식은 외국인의 구미를 당기며 소비 트렌드를 변화시키는 촉매제 역할을 수행했다.
오징어 게임이 시즌2로 3년 3개월 만에 돌아왔다. 26일 오후 5시 전 세계에 동시 공개되면서 벌써 흥행 여부를 둘러싸고 전망이 분분하다. 시즌2는 개봉도 하기 전에 내년 1월 열리는 미국 골든글로브 시상식 최우수 TV시리즈 드라마 부문 작품상 후보에 올랐다. 앞서 시즌1은 2022년 9월 미국 방송계 최고 권위를 자랑하는 에미상 시상식에서 감독상·남우주연상 등 6관왕을 차지하는 기염을 토한 바 있다. 현재 시즌2에 대한 해외 언론들의 평가가 엇갈리고 있지만, 이는 역설적으로 작품에 대한 관심을 방증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미국 시사주간지 '타임'은 최근 홈페이지에 게재한 기사에서 올해 방영된 K-드라마 중 가장 뛰어난 작품 10개를 꼽았다. '톱-10'에 오른 작품은 '선재 업고 튀어'(tvN), '정년이'(tvN), '대도시의 사랑법'(티빙), '킬러들의 쇼핑몰'(디즈니+), '히어로는 아닙니다만'(JTBC), '지옥에서 온 판사'(SBS), '피라미드 게임'(티빙), '내 남편과 결혼해줘'(tvN), '이재, 곧 죽습니다'(티빙), 'Mr. 플랑크톤'(넷플릭스) 등이다. K-드라마는 '르네상스'를 맞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