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겜2' 박규영 "온기 없는 버석한 캐릭터…모든 힘 빼고 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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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핑크 가드' 반전, 북한이탈주민 강노을 역…"이름에 숨겨진 뜻 있어"
"인형 탈 쓰고 '차박'하는 건, 죄책감 표현"…"모든 의문 시즌3가 해결"
(서울=연합뉴스) 오명언 기자 = "몸에 피도, 수분도 없는 것 같은 버석한 캐릭터를 표현하고 싶었어요. 조금의 온기도 느껴지지 않기를 바랐죠."
넷플릭스 '오징어 게임' 시즌2를 본 시청자라면 2부 엔딩에 등장한 배우 박규영을 보고 뒤통수가 얼얼했을 듯하다.
게임의 참가자일 줄 알았던 강노을(박규영 분)이 트레일러 안으로 들어가 복면을 쓰고, 세모가 그려진 가면을 뒤집어쓰는 장면은 이번 시즌에서 가장 큰 반전 중 하나로 꼽힌다.
캐스팅이 발표된 후부터 정체를 숨기느라 애를 먹었다는 박규영은 지난 3일 서울 종로구에서 진행한 인터뷰에서 "이제야 속이 좀 시원할까 싶었는데 주변 사람들의 질문이 더 많아져서 난감하다"고 웃음 지었다.
박규영이 연기한 강노을은 군인 출신의 북한이탈주민이다. 상관을 포함해 북한군 추격조 여러 명을 사살하고 탈북에 성공했으나, 그 과정에서 어린 딸을 북한에서 잃어버렸다.
박규영은 "노을이를 연기하며 딸을 다시 찾아올 수 있다는 실낱같은 기대 말고는 그 어떠한 삶의 의지도 없다는 것을 묘사하는 데 중점을 맞췄다"고 강조했다.
극초반에 강노을은 놀이공원에서 인형 탈을 쓰고 퍼레이드 아르바이트를 하고, 차에서 숙식을 해결하며 떠돌이 생활을 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박규영은 "이런 설정으로 (딸을 잃었다는) 어마어마한 죄책감을 드러내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충분히 다른 일을 할 수 있었을 텐데도 인형 탈을 쓰는 이유는, 얼굴조차 내놓고 살기 괴로울 정도로 딸에 대한 죄책감이 크기 때문이라고 생각했어요. 차에서 사는 것도 경제적인 문제 때문이 아니라, 스스로를 단칸방에서 살 자격조차 없는 사람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죠."
특유의 귀엽고 선한 이미지로 드라마 '스위트홈', '악마판사', '오늘도 사랑스럽개' 등에서 발랄한 이미지의 캐릭터를 주로 연기했던 그는 강노을을 "여태껏 연기한 모든 캐릭터 중 가장 극단에 서 있는 인물"이라고 꼽았다.
그는 "단순히 무표정을 하고, 목소리를 낮게 까는 것만으론 캐릭터가 표현되지 않을 것 같아 일상에서도 몸의 모든 에너지를 덜어낸 호흡을 유지하려 했다"며 "캐릭터를 일상에서 반영해야 드라마에서 직접적으로 설명되지 않은 부분까지 담아낼 수 있을 것 같았다"고 떠올렸다.
'핑크 가드'로 게임에 가담하게 된 강노을은 탈락한 참가자들을 총으로 쏴 죽이는 역할을 한다.
일말의 죄책감도 없이 방아쇠를 당기는데, 탈락자들의 장기를 빼돌리기 위해 숨을 붙여두려는 다른 진행 요원들과 대립하며 탈락자를 확인 사살하는 모습을 보여주기도 한다.
박규영은 "강노을은 사람들을 죽이는 역할을 맡았지만, 그래도 최소한의 윤리 의식을 갖고 있다"고 해석했다.
그는 "노을이는 게임에 참가한 이들을 자신과 동일한 사람들이라고 생각한다"며 "어떤 삶의 희망도 없는 사람들에게 고통 없는 죽음을 선사해주는 거라고 생각하는 인물"이라고 말했다.
강노을은 북한이탈주민이란 점에서 시즌1에 등장한 강새벽(정호연)과 비교되기도 했다. 성이 같은 데다 이름도 비슷한 탓에 혈연관계라는 시청자들의 추측이 나왔는데, 박규영은 이름에 숨겨진 뜻을 이렇게 소개했다.
"감독님이 새벽이는 빛이 밝아지는 새벽처럼 어둠 속에서 희망을 찾아가는 캐릭터라면, 노을이는 저물어가는 노을처럼 삶에 대한 불씨가 꺼지고 어둠으로 빠지는 역할이라고 설명해주셨어요."
소설 구성의 5단계인 발단·전개·위기·절정·결말 가운데 정중앙에 해당하는 위기에서 딱 멈추어 선 '오징어 게임' 시즌2는 앞으로의 전개에 대한 궁금증을 자아낸 채로 끝을 맺는다.
박규영은 "노을과 새벽의 관계, 노을과 경석(이진욱)의 이야기에 대한 여러 예측과 해석이 나오는 것을 흥미롭게 지켜보고 있다"며 "제가 이야기해드릴 수 있는 것은 딱 하나"라고 했다.
"모든 의문은 시즌3에서 해결될 겁니다. 끝까지 보고 나면 시청자들이 궁금해할 만한 부분이 명확하게 설명될 거라고 믿어 의심치 않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