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궁' 제작진 "실사 바탕으로 자연스러운 판타지 추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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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성식 PD·윤수정 작가 서면 인터뷰…"오컬트, 로맨스, 휴먼, 코미디 섞은 장르"
(서울=연합뉴스) 김경윤 기자 = "모든 면에서 자연스러움을 가장 중요한 가치로 두고 연출 방향을 잡았어요. 이무기와 귀신들의 판타지 설정이 일상적이며, 인간적이고, 현실적인 이야기로 다가가게 하고 싶었죠."
최근 종영한 SBS 금토드라마 '귀궁'의 윤성식 PD는 18일 서면 인터뷰에서 연출 포인트로 '자연스러움'을 여러 차례 강조했다.
극 중 물에 빠져 죽은 수살귀가 긴 머리를 늘어뜨리고 우물에서 등장하는 장면, 외다리귀가 한 발로 껑충 뛰는 장면들은 모두 컴퓨터그래픽(CG)보다는 배우가 직접 연기했다.
이 때문에 일각에선 '전설의 고향' 같다는 지적이 나왔지만, 한편으로는 오히려 생동감 있다는 평가도 있었다.
윤 PD는 "과도한 CG를 경계하고 가급적 실사를 바탕으로 한, 있는 듯 없는 듯 자연스럽게 녹아 나는 판타지를 추구했다"며 "귀신들은 대부분 실사를 바탕으로 하고 있지만 그들이 펼치는 액션 장면에는 보이지 않는 CG가 세밀하게 많이 동원돼 있다"고 설명했다.
'귀궁'은 지상파 채널 드라마로는 드물게 한국형 오컬트를 내세웠다.
윤 PD는 "'귀궁'은 오컬트, 로맨스, 휴먼, 코미디 혼합 장르를 표방한 작품"이라며 "(여러 장르의) 적절한 조화가 많은 시청자에게 신선함과 편안함으로 다가갔던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퇴마 판타지라는 장르에 대한 선입견을 깰 수 있도록 귀신·귀물이 때때로 긴장감 있게 등장하지만, 너무 무섭게만 느끼지 않도록 표현의 수위를 조절했다"고 덧붙였다.
이 드라마의 아이디어는 각본을 맡은 윤수정 작가가 예전에 읽었던 '어우야담'에서 시작됐다.
윤 작가는 조선시대 궐 안에 있던 팔척귀에 대해 접하고, 궐 안의 한 많은 귀신 이야기를 펼치게 됐다고 밝혔다.
그는 "팔척귀는 국가로부터 사죄받아야 하는 모든 비극적인 죽음을 의미한다"며 "왕 이정(김지훈 분)은 팔척귀를 탄생시킨 업보를 안은 가해자, 이무기 강철이(육성재)는 구원자, 여리(김지연)는 매개자이자 화자였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K-오컬트를 내걸고 시작했지만, 기대만큼 다양한 귀신이 나오지 않았다는 실망의 목소리도 있었다.
윤 작가는 "초반 기획은 에피소드 구성이었고, 준비한 귀신들도 좀 더 있었다"며 "제작 여건상 에피소드 구성은 쉽지 않겠다고 판단했고, 장르적 쾌감이 줄어든 것은 아쉽지만 반대로 관계성의 재미, 감정 묘사에 더 힘을 줄 수 있었다"고 했다.
그는 인간을 싫어하던 강철이가 자기를 희생해 인간을 구하는 이야기에 당위성을 불어넣고자 애썼다며 "강철이의 선택에 대해 시청자들을 잘 설득하는 것이 가장 큰 숙제였다"고 떠올렸다.
시즌2 가능성에 대해서는 "아직 구체적으로 결정되거나 진행된 이야기는 없다"면서도 "남아 있는 강철이의 스토리가 더 있을 것 같긴 하다"고 열어놨다.
윤 PD도 "귀궁을 통해 선보인 강철이, 팔척귀, 수살귀 등 한국적 귀물 캐릭터는 K-오컬트 브랜드로서 충분한 가치가 있다고 생각한다"며 여건이 조성된다면 시즌2가 가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총 16부작인 '귀궁'은 지난 7일 최종회 시청률 11.0%(전국 기준)를 기록하며 동시간대 1위로 유종의 미를 거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