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도 관객도 땀으로 흠뻑…카녜이 웨스트 공연에 2만여명 들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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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주경기장서 내한공연…'나치즘' 논란에 발언 없이 무대에만 집중
30도 넘긴 날씨에도 공연 즐긴 관객들…"소리 질러" 외치며 떼창 호응
(인천=연합뉴스) 최주성 기자 = "이지(Yeezy)! 이지! 이지! 이지!"
힙합 스타 카녜이 웨스트(예·YE)가 모습을 드러내자 공연장은 순식간에 그의 별명을 연호하는 환호성으로 가득 찼다.
서 있기만 해도 등에 땀줄기가 흐르는 30도가 넘는 날씨에 부채질로 땀을 식히던 2만6천여명의 관객은 웨스트의 노래가 시작되자 더위도 잊은 채 리듬에 몸을 맡겼다.
26일 인천문학경기장 주경기장에서 열린 래퍼 카녜이 웨스트 내한공연에서 온몸에 흐르는 땀방울은 공연을 즐기기 위한 준비물이었다. 관객은 몸을 울리는 베이스 음향과 웨스트의 래핑을 따라 양손을 흔들며 무더위를 날렸다.
웨스트는 2004년 앨범 '더 칼리지 드롭아웃'(The College Dropout)으로 미국 그래미 어워즈 10개 부문 후보에 오르는 돌풍을 일으키며 데뷔한 힙합 스타다.
그는 2010년 낙산해수욕장에서 열린 힙합 페스티벌에서 처음 한국 관객을 만났고, 지난해 8월 고양종합운동장에서 열린 리스닝 파티 형식의 공연에서는 예정에 없던 라이브 무대를 선보여 관객을 놀라게 했다.
이번 콘서트는 웨스트의 '히틀러 찬양' 논란으로 한 차례 무산되는 등 우여곡절 끝에 열렸다. 당초 5월 중 공연이 열릴 예정이었으나, 웨스트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나치즘을 찬양하는 글을 올리는 기행을 저지르면서 공연이 취소됐다.
그는 이후 문제가 된 발언이 자신이 겪고 있는 문제를 자극적으로 표현한 하나의 비유법이라고 해명했고, "더 이상의 반유대주의는 없다"고 선언하면서 내한공연이 재추진됐다.
이날 등판에 'KOREA'(코리아)가 적힌 회색 후드를 입고 등장한 웨스트는 첫 곡 '파워'(POWER)부터 '캔트 텔 미 나싱'(Can't Tell Me Nothing) 등 박자감이 두드러지는 노래를 들려주며 분위기를 띄웠다.
웨스트는 공연장 중앙에 설치된 거대한 동산 위에 올라서 리듬을 타며 무대를 이어갔다. 그는 논란을 방지하기 위해 말없이 공연에만 집중하는 모습이었다.
그러면서도 곡이 바뀔 때마다 열광적으로 반응하는 한국 관객을 향한 팬서비스를 잊지 않았다. 먼저 손뼉을 치며 분위기를 주도하거나 "한국, 소리 질러"라고 외치며 호응을 끌어냈다.
'하트리스'(Heartless)에서는 무대를 선보이던 웨스트가 팬들의 떼창을 듣고 마이크에서 입을 뗀 채 노래를 감상하기도 했다. 팬들과 함께한 노래가 끝난 뒤 무대 중앙에서 폭죽이 터지자 공연장의 분위기는 극에 달했다.
열띤 호응에 흥이 오른 웨스트는 노래방을 찾은 사람처럼 즉석에서 곡 순서를 변경하며 무대를 즐겼다. '밤'(bomb)에서는 웨스트의 딸이 무대에 올라 율동을 추며 랩을 들려줘 눈길을 끌었다.
공연이 후반부로 접어들자 웨스트의 회색 후드도 땀에 흠뻑 젖어 색이 변한 상태였지만, 공연의 열기는 식을 줄 몰랐다. '온 사이트'(On Sight)에서는 수십 명의 댄서가 무대 중앙으로 달려가 몸을 흔드는 군무를 선보여 시선을 사로잡았다.
이어진 무대에서 '블랙 스킨헤드'(Black Skinhead), '몬스터'(Monster), '올 오브 더 라이츠'(All of the Lights) 등 자신의 대표곡을 들려준 웨스트는 밤 10시를 넘긴 시간에야 공연을 마무리했다.
관객들은 '뛰어!'라는 웨스트의 목소리에 맞춰 조명을 밝힌 휴대전화를 양쪽으로 흔들며 여름밤 추억을 남겼다.
이날 해가 진 뒤에도 30도에 육박하는 날씨에 공연장을 찾은 팬들은 연신 물로 목을 축이며 공연을 즐기는 모습이었다. 더위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한낮부터 웨스트의 패션을 따라 검은색 후드티를 입은 관객도 눈에 띄었다.
이날 고등학교 동창 3명과 함께 공연장을 찾은 김환영(20)씨는 "공식 상품을 구매하기 위해 한 시 반부터 공연장에 줄을 섰다"며 "지난해 내한공연을 관람하지 못한 것을 두고 후회가 남았는데, 이번에는 친구들과 떼창을 하면서 공연을 즐길 생각"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