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좀비딸' 필감성 감독 "'좀비와 가족 될 수 있나'에 매료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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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명 웹툰 영화화…"원작자, 영화 보고 감동해"
"아빠 역, 조정석 아니면 상상 안 돼…고양이도 오디션 거쳤죠"
(서울=연합뉴스) 박원희 기자 = "원작이 가진 질문이 좋았어요. '내가 사랑하는 존재가 좀비가 된다면 내가 어떤 선택을 할 것인가', '좀비가 가족이 될 수 있을까' 이런 질문들이 계속 저를 자극했습니다."
영화 '좀비딸'의 필감성 감독이 29일 서울 삼청동 한 카페에서 기자들과 만나 원작의 이런 점에 매료돼 작품을 연출하게 됐다고 밝혔다.
'좀비딸'은 맹수 전문 사육사 정환(조정석 분)이 좀비 바이러스에 걸린 딸 수아(최유리)를 마주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코미디다. 이윤창 작가가 쓴 동명 웹툰을 원작으로 했다.
필 감독은 황정민 주연의 영화 '인질'(2021), 드라마 '운수 오진 날'(2023) 등 스릴러를 주로 연출했다. 그런 그가 이번엔 유쾌하고 따뜻한 영화를 들고 관객을 찾았다.
필 감독은 "사춘기 딸을 키우고 있는 입장에서 원작은 너무 와닿는 슬픈 이야기였다"며 "이를 유쾌하고 위트 있고 페이소스(애수) 있는 톤으로 풀어내는 방식이 매력적이었다. 새롭게 도전해보고 싶었다"고 말했다.
그는 원작 팬으로서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원작의 지점을 영화에서도 살리려 했다고 설명했다. 좀비로 변한 뒤 인간과 살기 위해 가족들과 훈련하던 수아가 학교에서 친구들과 수업을 듣는 장면이 그중 하나다.
필 감독은 "개인적인 호(好)도 있지만, 주제 측면에서 중요하다고 봤다"며 "정환이가 그렇게 보호하지 않더라도 수아가 살아갈 수 있다는 것을 정환이 보는 장면"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원작자가 영화를 보고 "너무 감동했다"는 후문도 들려줬다. 원작자는 영화에도 깜짝 등장한다. 필 감독은 "너무 감사하게도 그림을 직접 그려주셨는데, 그것이 나중에 중요한 소품으로 쓰인다"고 귀띔했다.
'좀비딸'에는 좀비로 변한 딸을 연기한 최유리를 비롯해 조정석, 이정은, 조여정, 윤경호 등 연기파 배우들이 출동했다.
필 감독은 "배우들 모두 제 '원픽'(1순위)이었는데, 흔쾌히 다들 응해주셔서 너무 다행이었다"며 "특히 처음 원작을 볼 때부터 조정석 배우가 하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출연 못 하는 일은) 상상하기도 싫다"고 웃음 지었다.
영화에 등장하는 고양이 '애용이'도 오디션을 거쳐 캐스팅된 정식 배역이다. 애용이는 원작의 인기 많은 캐릭터로 팬들의 사랑을 받았다.
필 감독은 "고양이는 훈련이 안 되는 동물이어서 주변의 우려가 컸다"면서도 "애용이가 '좀비딸'의 정체성이자 '솔'(soul)이라고 생각했다. 애용이 없으면 안 됐다"고 말했다.
가수 보아의 곡 '넘버 원'(No.1)도 영화의 주요 소재다.
필 감독은 "좋아했던 보아씨 노래였고 곡이 가진 느낌이 영화와 잘 맞는다고 생각했다"며 "'변한 그를 욕하지 말아줘', 'You're still my No.1'(넌 여전히 나의 넘버원) 등의 가사도 영화와 맞는 게 많았다"고 설명했다.
오는 30일 개봉을 앞둔 '좀비딸'은 '전지적 독자 시점', 'F1: 더 무비', '판타스틱 4: 새로운 출발' 등 여름 대작들을 제치고 이날 예매율 1위에 오르며 많은 관심을 끌고 있다. 필 감독은 "너무 감사한 일"이라면서도 "관객들이 어떻게 봐주실지 떨리고 걱정된다"고 했다.
"좀비물이라는 쫄깃한 장르이면서도 따뜻한 감동과 코미디가 있어요. 이런 점들이 배우들의 앙상블과 잘 어우러졌습니다. 오랜만에 가족이 다 같이 무해하게 볼 수 있는 영화가 아닐까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