죠스·스타워즈 음악 만든 거장의 고백 "영화음악 안 좋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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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 윌리엄스, 가디언 인터뷰…"음악 분절적, 예술형식 걸작에 못미쳐"
(서울=연합뉴스) 김아람 기자 = 한평생 수많은 명작 영화의 음악을 만든 영화음악의 거장 존 윌리엄스(93)가 "영화음악을 많이 좋아한 적이 없다"고 고백했다.
윌리엄스는 24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가디언 인터뷰에서 "영화음악은 아무리 좋아봤자다. 한 8분 정도 음악에 여기저기 좋은 구간을 빼면, 거기엔 음악 자체가 없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죠스', '쥬라기공원', '스타워즈', '인디아나 존스', 'E.T.', '쉰들러 리스트', '해리포터' 첫 세 편 등 100편이 넘는 영화 음악을 작곡했다.
아카데미상 후보에 54번 올라 생존 인물 중 가장 많이 오른 기록 보유자이며, 실제 수상 기록도 다섯 차례나 된다.
'죠스'에서 단 두 음으로 백상아리의 위협을 표현했고, '쉰들러 리스트'에서는 유대인들의 애절한 비가를 통해 홀로코스트의 비극을 담아냈다.
이처럼 윌리엄스는 영화사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음악을 만들었지만, 영화음악은 예술 형식으로 보면 역사적 걸작 음악에 미치지 못한다고 짚었다.
그는 "우리가 위대한 영화음악이라고 떠올리는 것은 일종의 향수로 기억하는 것"이라며 "영화음악이 위대한 걸작과 동등한 위치를 콘서트홀에서 차지한다는 생각은 잘못된 관념"이라고 말했다.
이어 "상당수 영화음악은 일시적이고 분절적"이라며 "누군가 이를 재구성하기 전에는 콘서트 작품으로 고려할 수조차 없다"고 덧붙였다.
또 윌리엄스는 "처음부터 다시 할 수 있다면 영화음악과 콘서트 음악을 좀 더 나답게 정리했겠지만 그러지 못했다"며 "영화음악은 그냥 해야 할 일이자 주어진 기회였을 뿐"이라고 말했다.
![작년 10월 23일 미국 캘리포니아 할리우드에서 열린 '2024 AFI 페스트' 개막작 '뮤직 바이 존 윌리엄스' 월드 프리미어 상영회에 참석한 영화감독 스티븐 스피버그.[AFP=연합뉴스. 재판매 및 DB 금지]](http://img7.yna.co.kr/photo/etc/gt/2024/10/24/PGT20241024063701009_P4.jpg)
작년 10월 23일 미국 캘리포니아 할리우드에서 열린 '2024 AFI 페스트' 개막작 '뮤직 바이 존 윌리엄스' 월드 프리미어 상영회에 참석한 영화감독 스티븐 스피버그.[AFP=연합뉴스. 재판매 및 DB 금지]
그는 커리어 초반에 음악을 잘 이해하지 못하는 영화감독들 때문에 힘들었다면서도, 스티븐 스필버그에 대해서는 "함께 일한 대부분 감독보다 음악적 교양이 깊다"며 특별한 협력 관계를 강조했다.
윌리엄스는 영화 이외에도 수십 개의 협주곡과 콘서트 작품 등을 작곡했다. 또 10년 넘게 보스턴 팝스 오케스트라의 음악 감독으로 활동하며 전 세계 클래식 음악계의 존경을 받았다.
최근에는 자신의 대표 영화음악을 새롭게 편곡한 콘서트 '존 윌리엄스 리이매진드'를 승인했다. 이 공연은 10월 27일 런던에서 열리며 앨범도 함께 발매된다.
이번 인터뷰는 오는 9월 옥스퍼드대 출판부에서 나올 그의 전기 '존 윌리엄스: 한 작곡가의 삶' 출간을 앞두고 이뤄졌다.
인터뷰를 진행한 팀 그리빙은 영화음악을 좋아하지 않는다는 윌리엄스의 발언에 충격을 받았다며 "그는 결코 겸손한 척을 한 게 아니라 진심으로 영화음악 일반을 평가절하했다"고 전했다.
다만 "윌리엄스는 영화음악 작곡 일에 역사상 누구보다 진지하게 임했다"며 "그는 영화음악의 예술을 완성해 최고 수준으로 끌어올렸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