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휘영 문체부 장관 "K-컬처, 화려한 겉과 달리 현장은 처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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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임 후 첫 기자간담회…"영화산업 생태계 무너지고 있어"
"'위드 코리아' 지원 예산 '0'원"…공연인프라 부족도 지적

(서울=연합뉴스) 진연수 기자 = 최휘영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4일 서울 중구 모두예술극장에서 열린 취임 한 달 기념 기자간담회에서 정책을 설명하고 있다. 2025.9.4 [email protected]
(서울=연합뉴스) 임순현 기자 = 최휘영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4일 "K-컬처의 화려한 겉모습과 달리 현장의 현실은 처참하다"고 말했다.
최 장관은 이날 서울 서대문구 모두예술극장에서 열린 취임 후 첫 기자간담회에서 "여러 현장 돌아다니면서 보고 듣고 느낀 현실은 화려한 모습과 너무 달라 당혹스럽고 당황스러웠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이어 "엄청난 기회가 온 것은 맞지만 또 한편으론 '지금이 정점이다'라는 절망을 이야기하는 목소리가 현장에서 꽤 많이 나오고 있다"면서 "이대로 축제와 같은 상황에 흥겨워만 하면 머지않은 미래에 수렁에 빠질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고 덧붙였다.
최 장관은 특히 영화 산업의 위기가 심각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올해 국내에서 제작되는 제작비 30억원 이상의 영화가 20편도 안 된다고 한다"면서 "투자가 멈춰 영화 제작 현장에 돈이 말랐다고 한다"고 전했다.
그는 "한 해에 20편이 안 되는 제작 편수라면 영화업계의 직업군들이 상시로 일할 수 있는 환경이 안 된다"며 "영화인들이 생계를 이어 나갈 수 없을 정도로 영화 산업의 생태계가 무너지고 있는 것"이라고 우려를 표명했다.

(서울=연합뉴스) 진연수 기자 = 최휘영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4일 서울 중구 모두예술극장에서 열린 취임 한 달 기념 기자간담회에서 정책을 설명하고 있다. 2025.9.4 [email protected]
최 장관은 영화 산업의 어려운 현실을 설명하면서 이창동 감독의 사례를 소개하기도 했다. 그는 "최근 이창동 감독이 신작을 만들려고 문체부 지원금을 받았는데 나머지 투자금을 구하지 못해 결국 지원금을 반납하는 일이 있었다"면서 "결국 넷플릭스로 가셨는데, 투자를 못 받아서 해외 OTT(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ver the Top)로 가는 상황을 벗어날 방안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해외 제작사들이 한국에서 영화나 드라마를 제작하려고 해도 예산이 없어 이를 지원할 수 없는 현실에 대해서도 안타까워했다. 최 장관은 "해외 제작사들의 공동제작 요청에도 불구하고 정부가 나서서 지원해줄 수 있는 예산이 한 푼도 없다"면서 "K-컬처가 꼭 '메이드 인 코리아'가 아니고 '메이드 위드 코리아'여도 좋은데, '위드 코리아'를 지원할 예산이 없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서울=연합뉴스) 진연수 기자 = 최휘영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4일 서울 중구 모두예술극장에서 열린 취임 한 달 기념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5.9.4 [email protected]
공연 인프라 부족도 과제로 꼽았다. 최 장관은 "상시로 운영되는 공연장이 부족해 한류 팬들이 K-팝의 성지인 한국에 왔는데도 정작 공연을 못 본다고 한다"면서 "정부의 재정이 마중물이 돼야 하는 일들이 많은데도 너무 소홀한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고 언급했다.
최 장관은 결국 K-컬처 위기를 돌파하기 위해선 문화재정이 확대돼야 한다고 진단했다. 그는 "내년도 문화재정이 올해 예산에 비해 9.2% 정도 늘어난다고 하는데 여전히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국가 중에서 우리나라는 문화재정 비율이 중하위권에 불과하다"며 "빛나는 성취에 비해 여건이 좋지 않지만, 천금 같은 기회가 무산되지 않도록 꼼꼼하게 잘 챙겨서 문화정책을 이끌겠다"고 다짐했다.

(서울=연합뉴스) 진연수 기자 = 최휘영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4일 서울 중구 모두예술극장에서 열린 취임 한 달 기념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5.9.4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