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민 "'얼굴', 질문 던지는 작품…영화에 대한 태도 되새겼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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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굴'서 1인 2역 연기…"토론토영화제서 '정민이형' 연호 즐겨"
"제 얼굴, 배우로서 노력해야 하는 얼굴…'라이프 오브 파이', 근사해서 도전"
(서울=연합뉴스) 박원희 기자 = "이 영화 하나를 두고 여러 얘기를 할 수 있다는 게 매력이라고 생각해요. 영화 보고 나오면서 휘발되는 게 아니라 '이게 뭐야'라고 질문들을 던지게끔 하는 게 포인트 같아요."
배우 박정민이 자신이 출연한 영화 '얼굴'이 관객에게 여러 질문거리를 남긴다면서 이를 작품의 가장 큰 강점으로 꼽았다.
박정민은 15일 서울 삼청동 한 카페에서 기자들과 만나 "좋게 보든 나쁘게 보든 이야깃거리를 던졌다는 게 이 영화의 매력"이라며 이렇게 말했다.
'얼굴'은 앞을 보지 못하는 전각(篆刻) 장인 임영규(권해효 분)의 아들 임동환(박정민)이 40년 만에 백골로 돌아온 어머니 정영희(신현빈)의 죽음에 관한 비밀을 파헤치는 이야기다. 연상호 감독이 2018년 직접 쓰고 그린 동명 만화를 원작으로 한다.
박정민은 원작의 팬으로서 연상호 감독의 제안을 받고 그 자리에서 수락했다고 한다. 그는 아들 임동환과 젊은 시절 임영규로 분해 1인 2역을 소화했다.
박정민은 "감독님께서 사회의 어두운 면을 굉장히 날카롭게 바라보는 시선이 있는 것 같다"며 "인간의 이중성과 복합적인 모습을 다루고 있어서 해볼 만한 얘기라고 생각했다"고 출연 계기를 밝혔다.
'얼굴'은 2억원대 저예산 영화로도 관심을 끌었다. 박정민은 무보수로 이 영화에 출연했다. 소정의 출연료를 받았지만, 회식비로 쾌척했다고 한다.
박정민은 "큰돈을 들여서 찍었다면 받았겠지만, 영화 예산으로 치면 적은 돈이어서, 차라리 회식에 쓰는 게 나을 것 같았다"며 웃음을 보였다.
그는 '얼굴'이 영화에 대한 자신의 태도를 돌아보는 계기가 됐다는 데 의미를 뒀다.
"영화배우가 되고 인지도가 높아지면, 좋은 작품, 큰 작품 하고 싶고 영화의 주인공이 되고 싶다는 개인적 욕심이 덕지덕지 붙어요. 옛날에 제가 정말 영화를 좋아하고 출연하고 싶을 때, 하고 싶었던 게 이런 거였던 것 같아요. 여러 여건으로 못하다가, 우연히 이렇게 하게 되니 환기도 되고 영화에 대한 태도도 되새기게 됐어요."
'얼굴'은 최근 열린 제50회 토론토국제영화제 스페셜 프레젠테이션 부문에 초청됐다. 연상호 감독은 최근 시사회 뒤 기자간담회에서 박정민이 '토론토의 저스틴 비버'였다며 그의 인기를 전했다.
"차에서 내리니 많은 사람이 '정민이 형' 외쳐주시더라고요. 한국에서 오신 분들, 현지 교민, 해외 관객들이 제 이름 연호해주시는데 기분이 좋았죠. 그래서 즐겼습니다."
박정민은 지난해 말 출판사 운영에 집중하겠다고 밝힌 뒤 연기 활동에 휴지기를 가졌다. 그간 촬영한 것 외에 작품에 출연하진 않았다. 출판사 대표인 그는 '배우 안식년' 동안 매우 바쁘게 지냈다고 돌아봤다.
박정민은 "매일 아침 출근하고 밤에 퇴근하는 삶을 살았다"며 "배우로서 서포트(지원) 받는 입장에서, 작가님들이 글을 잘 쓰고 정산 잘 받을 수 있게 관리하는 것으로 입장이 바뀌면서 생각할 기회도 생기고 환기도 됐다"고 말했다.
그는 출판업계 사람들과 서로 도우며 소속감도 생겼다고 했다. 박정민은 자신의 출판사 운영이 그간 출판업계의 방식을 뒤엎으려는 것은 아니라고 강조했다.
박정민의 연기 활동은 오는 12월 개막하는 공연 '라이프 오브 파이'로 재개된다. 그가 무대에 오르는 것은 2016∼2017년 상연한 연극 '로미오와 줄리엣' 이후 8년 만이다.
박정민은 '라이프 오브 파이' 무대에 서는 이유를 "근사했다"는 말로 설명했다.
"저는 무대에 설 생각이 없었어요. 8년 전에 공연하고 다시 안 하고 싶을 정도로 무서웠거든요. 그런데 '라이프 오브 파이' 공연 실황을 유튜브로 봤는데 좋더라고요. 저는 원래 도전하겠다는 생각으로는 작품을 선택 안 하는데요, 이것은 도전해보려고 해요."
박정민은 휴지기를 가진 덕에 다시 촬영하러 가고 싶은 마음이 생겼다면서, 활발한 활동을 예고했다.
"제 얼굴이 배우를 하기에 적합한 얼굴인가, 물었을 때 그렇지는 않은 것 같아요. 부단히 무언가를 덧입히고 노력해야 하는 얼굴 같아요. 제 얼굴 생긴 것과 상관없이, 제가 한 역할이 관객들에게 만족스럽게 다가간다면 제가 배우로서 오랫동안 살아남을 수 있지 않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