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착한여자 부세미'로 첫 악역 장윤주 "머리 한 올까지 신경썼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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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 없었더라면 배우되지 못했을 것"
(서울=연합뉴스) 김경윤 기자 = ENA 드라마 '착한 여자 부세미'에는 인상적인 악역 가선영이 등장한다.
반듯한 슬릭백에 한 가닥 내린 머리, 고급스러운 정장. 그리고 무표정하고 남들을 내려다보는 눈빛까지.
주인공 못지않게 눈길을 끄는 캐릭터 가선영은 모델 겸 배우 장윤주가 처음으로 맡은 악역이다.
지난 6일 서울 강남구의 한 카페에서 만난 장윤주는 "전에도 악역 캐스팅 제의가 왔었는데 제가 경험도, 자신감도 없어 거절했다"며 "이번에는 박유영 감독님이 가선영의 톤 앤드 매너, 전사(前史) 등을 보내주셔서 '믿고 가야겠다' 생각했다"고 말했다.
박유영 감독은 처음부터 가선영 역에 장윤주를 떠올렸다고 했다.
그는 "감독님이 20대 초반에 패션쇼 영상을 찍는 아르바이트를 했다가 무대에 선 저를 봤다고 한다"며 "제가 '최소한의 선의'(2024)라는 독립영화에서 시니컬한 선생님 역을 맡았는데, 그 무표정한 얼굴과 무대 위 카리스마를 합치면 신선할 것 같았다고 했다"고 전했다.
제작사와 방송사는 다소 미심쩍어했지만, 이렇게 탄생한 가선영은 시청자들 사이에서 화제가 됐다.
특히 가선영 특유의 패션이 주목받았다.
장윤주는 "예민하고 날이 서 있는 것 같은 인물을 표현하기 위해 헤어스타일을 많이 고민했다"며 "한 올 빼낸 더듬이 머리는 신경 써서 의도한 포인트였고, 진한 빨간색이나 파란색 의사는 갑옷처럼 보이려 입은 의상"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장윤주는 '착한 여자 부세미' 6·7부에 매고 나왔던 스카프도 들고나왔다.
그는 "'가선영이라면 이런 걸 하고 다닐 것 같다'는 생각으로 직접 쇼핑한 것"이라고 부연했다.
참고한 인물은 "말하면 큰일 난다. 정치인"이라고만 귀띔했고, 다큐멘터리를 많이 보면서 나르시시즘에 가득 찬 인물을 연구했다고 했다.
캐릭터의 내면도 연구했다.
장윤주는 "가선영의 목표는 돈이 아니라 복수"라며 "자기 부모를 죽인 것이 새 아버지 가성호(문성근 분) 회장이라고 어릴 적부터 생각해왔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12부에서야 어머니가 친아버지를 죽였다는 사실을 알게 되는데, 연기하면서 눈물이 너무 나더라"며 "감독님이 '그렇게 많이 울면 안 된다. 선영이는 차가운 캐릭터'라고 해서 참았다"고 돌이켰다.
장윤주는 국내 패션모델계에서 정상을 찍은 모델이다. 이후 2015년 영화 '베테랑'으로 연기를 시작했다.
그는 "사실 제가 연기를 제대로 시작한 것은 영화 '세자매'(2021년)부터"라며 "결혼하지 않고, 아이가 없었다면 제가 연기를 했을까 싶기도 하다"고 털어놨다.
이어 "제가 아이를 갖고 자연스레 1년 6개월 정도 일을 쉬던 중 드라마 '디어마이프렌드'를 봤다"며 "나이가 들어서도 이렇게 연기할 수 있다니 배우가 참 좋은 직업이다. 나도 오래 쉬지 않고 일을 하고 싶은데, 그게 연기가 될 수 있을까 생각했다"고 말했다.
지금도 딸에게 '엄마 연기 해야지', '힘들어도 유튜브 해야지' 하고 격려받고 있다고 웃었다.
넷플릭스 시리즈 '종이의 집', 드라마 '눈물의 여왕', '착한 여자 부세미'까지 출연한 드라마마다 좋은 성적을 냈지만, 흥행 부담은 없다고도 했다.
이번에 강렬한 캐릭터를 한 만큼, 다음에는 소소한 역할도 해보고 싶다고 덧붙였다.
"'은중과 상연'을 봤는데 이런 잔잔하고 리얼한 청춘물을 해보고 싶더라고요. 저도 감성적이고 대사가 좋은 드라마를 잘해볼 수 있지 않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