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래프트 꼴찌에서 KIA의 정신적 지주로…김호령이 6연패 끊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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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SG전 9회말 수비서 슈퍼캐치…11회초 마지막 공격에선 절묘한 번트 안타까지
"어떻게 해서든 주자 보내야 한다는 생각으로 뛰어…절실하게 했다"
(인천=연합뉴스) 김경윤 기자 = KIA 타이거즈 외야수 김호령(33)은 프로 생활을 '꼴찌'로 시작했다.
2015 프로야구 신인드래프트에서 뽑힌 103명의 선수 중 102순위로 KIA에 입단했다.
103순위로 한화 이글스에 지명된 박윤철이 대학 진학을 선택해 드래프트 전체 최하위와 다름없었다.
드래프트 호명 순위에서 알 수 있듯, 김호령은 큰 기대를 받지 못하는 선수였다.
빠른 발과 넓은 수비 범위를 자랑했으나 타격이 문제였다.
2할 초반대 타율에 펀치력이 없는 외야수는 프로 주전 자리를 꿰차기 어려웠다.
그는 프로 데뷔 후 그리 많은 기회를 받지 못했다. 그러나 성실한 태도와 특유의 끈질긴 모습으로 버티고 또 버텼다.
여러 차례 방출 위기를 극복한 김호령은 11년 차가 된 올해, 드디어 꽃망울을 터뜨리고 있다.
KIA는 올 시즌 중반 부진을 이어가던 주전 중견수 최원준(현 NC 다이노스) 트레이드로 내보냈고, 김호령은 그 빈자리를 훌륭하게 메우고 있다.
김호령은 출전하는 경기마다 감탄을 자아내는 호수비 퍼레이드를 펼치며 외야의 중심을 잡았다.
그는 매번 몸을 던지는 수비를 펼쳤고, 그의 플레이는 팀원들을 자극했다.
이범호 KIA 감독은 "수비력만큼은 KBO리그 최고의 선수"라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김호령은 27일 인천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2025 KBO리그 SSG 랜더스와 방문 경기에서도 절실하게 뛰었다.
0-0으로 맞선 6회초 선두 타자로 나와 중전 안타를 친 뒤 이를 악물고 2루 도루를 성공했고, 박찬호의 내야 땅볼 때 3루에 진루한 뒤 패트릭 위즈덤의 3루 땅볼 때 온 힘을 다해 홈으로 파고들었다.
비록 홈에서 잡혔지만, 쉼 없이 뛰는 모습에서 김호령의 마음가짐을 느낄 수 있었다.
김호령은 0-0으로 맞선 9회말 수비에서 팀을 구하는 슈퍼 캐치를 펼치기도 했다.
2사 2루 위기에서 안상현이 친 깊숙한 공을 몸을 던져 잡아냈다.
공이 빠졌다면, 그대로 경기를 내줄 수 있는 상황이었다.
김호령은 0-0으로 맞선 연장 11회초 마지막 공격에서도 팀을 구해냈다. 무사 1, 2루에서 절묘하게 3루 방면 번트 타구를 만든 뒤 1루까지 부리나케 달려가 세이프 판정을 받아냈다.
KIA는 이후 4점을 뽑아내며 4-2로 승리, 길었던 6연패 사슬을 끊었다.
경기 후 KIA 원정 팬들은 김호령을 연호했고, 이범호 감독은 "김호령의 수비는 패배를 막는 수비였다"고 말했다.

(인천=연합뉴스) 김경윤 기자 = KIA 타이거즈 김호령이 27일 인천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2025 프로야구 SSG 랜더스와 방문 경기를 마친 뒤 인터뷰하고 있다. 2025.8.27. [email protected]
수훈 선수로 뽑힌 김호령은 "연장 11회 공격 때 어떻게 해서든 주자를 보내야 한다는 생각으로 뛰었다"며 "절실한 마음으로 타구를 굴린 뒤 뛰었는데, 좋은 결과가 나와서 정말 다행"이라고 말했다.
9회 수비 장면에 관해선 "전진 수비를 했으나, 타구가 뒤로 뻗어갈 수 있다고 생각했다"며 "공이 날아오는 순간 열심히 뛰면 잡을 수 있다고 확신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타구가 많이 흔들렸지만, 다행히 잘 잡을 수 있었다"며 "좋은 플레이가 나와서 다행"이라고 답했다.
그는 "연패가 길어지면서 팀 분위기가 가라앉아서 정말 힘들었다"며 "아직 시즌이 끝났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남은 시즌 온 힘을 다해서 팀의 포스트시즌 진출에 일조하겠다"고 다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