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코스타 신임 감독 "벤투 DNA 내게도…주도하는 축구할 것"(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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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정 믿는 팀 문화 만들겠다"…규율·조직·야망 강조
(서울=연합뉴스) 배진남 기자 = '벤투의 오른팔'에서 프로축구 K리그1 제주 SK 사령탑으로 한국 축구와 인연을 이어가게 된 세르지우 코스타(52·포르투갈) 감독이 "주도하고 압도하는 축구를 하겠다"고 출사표를 냈다.
코스타 감독은 29일 서울 강서구 메이필드 호텔에서 열린 취임 기자회견에서 제주 지휘봉을 잡고 사령탑으로 첫발을 내디디는 소감과 축구 철학, 팀 운영 구상 등을 밝혔다.
제주는 지난 9월 김학범 감독이 성적 부진으로 물러난 뒤 김정수 수석코치의 감독대행 체제로 잔여 시즌을 보내고서 지난 24일 코스타 감독을 새로 선임했다.
제주는 2025시즌 K리그1에서 12개 팀 중 11위에 머물러 K리그2 2위 수원 삼성과 승강 플레이오프까지 치른 끝에 가까스로 1부 잔류에 성공했다.
코스타 감독 앞에는 재도약을 꿈꾸는 제주의 변화와 혁신을 진두지휘해야 할 막중한 과제가 놓여 있다.
코스타 감독은 제주 사령탑으로서 첫 번째 목표는 "과정을 믿는 팀 문화를 만드는 것"이라고 잘라 말했다.
그는 "절차를 믿으며 모든 선수, 기술 스태프와 함께 만들어 가는 게 중요하다"면서 "제주가 저와 제 스태프를 초대하는 데 굉장한 노력을 기울였다. 이곳에서 팬들과 구단에 좋은 성과를 가져다줄 준비가 돼 있다"고 자신감을 드러내 보였다.
자신이 원하는 팀을 만들기 위해 가장 중요한 요소로는 규율, 조직, 야망을 꼽고는 "이 세 가지가 동시에 이뤄져야 한다"고 했다.
우선 규율에 대해서는 "선수뿐만 아니라 구단 모든 구성원에게 해당한다"면서 "모두가 같은 정신, 같은 권리, 같은 규칙을 가져야 한다. 국적, 나이 등은 중요하지 않다"고 말했다.
이어 "조직력은 타협할 수 없다. 우리 삶처럼 팀도 마찬가지다. 개개인이 아니라 팀으로서 함께 해야 한다. 훈련, 경기, 미팅 때도 그렇다"면서 "야망은 점진적으로 경기를 치르며 생긴다. 최고의 팀이 최선의 결과를 만든다"고 설명했다.
코스타 감독은 2018년부터 2022년까지 한국 대표팀을 지휘한 파울루 벤투 감독과의 오랜 인연으로 국내 팬들에게도 익숙하다.
포르투갈 스포르팅의 스카우트와 전력 분석관을 시작으로 포르투갈 대표팀, 크루제이루(브라질), 올림피아코스(그리스), 충칭 당다이 리판(중국), 한국 국가대표팀에 이어 이어 올해 3월까지 아랍에미리트(UAE) 대표팀에서 수석코치로 벤투 감독을 보좌하며 '벤투 사단의 지략가'로 활동해왔다.
한국 대표팀 수석코치 시절인 2022 카타르 월드컵 조별리그 포르투갈과의 3차전에서는 가나와의 2차전에서 퇴장당한 벤투 감독을 대신해 벤치를 지키며 2-1 승리와 함께 16강 진출을 이끌기도 했다.
감독직은 제주에서 처음 맡지만, 경험이나 역량은 여느 지도자들과 비교해도 손색이 없다는 평가다.
코스타 감독은 제주에서 펼쳐 보일 자신의 축구에 대해서 "주도적이고 긍정적인 축구, 우리가 지배하고 점유율을 높이고 소유권을 차지하는 축구, 팬들이 즐거워하는 축구"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빌드업'을 강조했던 벤투 감독 시절을 언급하면서 "우리가 과거 벤투 감독 때 했던 축구를 할 수도 있다. 벤투 감독이 생각하는 DNA가 내게도 있다"면서 "수비에서 우리가 빠르게 볼을 빼앗아 경기를 주도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벤투 감독에 대해서는 "오랜 동반자이자 친구"라면서 "벤투 감독은 제주가 가장 원하는 게 무엇인지 파악하는 게 첫 번째라고 짚어준 것을 비롯해 많은 것을 조언해줬다"라고도 전했다.
코스타 감독은 한국 대표팀 수석코치 때 벤투 감독과 함께 K리그 경기들을 직접 관전하며 선수들의 움직임을 면밀히 살핀 터라 리그에 대한 이해도도 높은 편이다.
그는 K리그에 대해 "굉장히 좋은 선수로 구성된 팀들도 있다. 전반적으로 선수들이 기술적으로 좋고, 성실함은 어디에서도 보지 못했다"면서 "다만 경기적으론 밸런스가 깨지는 상황이 많은데 저는 다른 방식으로 경기를 운영하고 싶다. 공수 균형을 갖추는 게 중요하다. 상대 골 지역에선 다이내믹하고 자유로울 수 있게 하겠다"고 밝혔다.
그러고는 "확실한 건 우리가 주도하고 압도하는 것이다. 상대에 반응하는 경기를 하지 않을 수도 있다"면서 "우리의 철학 속에서 우리가 해야 할 것을 끝까지 해낼 것이다. 우리가 만약에 주도적으로 경기를 한다면 좋은 결과를 얻는데 가까워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당장 부임 첫해인 2026시즌 목표에 대해서는 "팀 문화를 만들고 과정을 믿는 것이 목표"라고 재차 말했다.
코스타 감독은 "좋은 순간도, 안 좋은 순간도 있을 수 있다. 그러나 철학을 가지고 접근한다면 안 좋은 순간이 나올 확률은 낮아질 것"이라면서 "팀이 선수 개개인보다 중요하다. 나보다 팀이 우선"이라고 힘을 줬다.
그는 또 "매 경기 최선을 다할 것이고 우리의 아이디어로 경쟁할 것"이라면서 "지난 시즌보다는 더 나은 시즌을 보낼 것이며 모든 구성원이 행복한 시즌을 보내야 한다. 내년 시즌이 끝날 때 우리가 몇 위에 있는지 지켜봐 주셨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자신이 원하는 축구를 완성하는 데 얼마나 시간이 걸릴까'라는 물음에는 "프리시즌에 해내야 한다. 시간은 핑곗거리가 될 수 없다"면서 "제 축구에 믿음이 없었다면 여기에 있을 수 없다. 집에 있든지 벤투 감독과 있으면 더 편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