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 판사·어머니 경찰서장…NBA 출신의 '공손한' 윌리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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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농구 소노 외국인 선수 윌리엄스 "부모님께 상대 존중하라 배워"
(타이베이=연합뉴스) 이의진 기자 = 2024-2025시즌을 준비하는 프로농구 고양 소노는 벌써 외국인 선수 때문에 희비를 다 겪었다.
골밑을 책임질 줄 알았던 자넬 스톡스가 두문불출해 전지훈련 합류가 무산됐지만 그래도 소노 김승기 감독은 웃는다.
예상보다 훨씬 성실한 자세로 훈련에 임하는 앨런 윌리엄스를 봐서다.
김 감독이 주포로 낙점한 윌리엄스는 소노 관계자들을 만나면 고개 숙여 인사한다.
훈련에서도 분위기를 주도한다. 연신 큰 소리로 외치며 파이팅을 불어넣고, 김승기 감독이 수비 시 요구하는 움직임을 숙지하지 못한 동료들에게 동선을 알려준다.
'팀 적응은 이미 끝났다'는 게 윌리엄스에 대한 구단의 평가다.
윌리엄스가 적응이 빠른 이유가 있다. 가정 환경이다.
윌리엄스의 아버지 코디 윌리엄스는 미국 애리조나 매리코파 카운티의 치안판사로 일했다.
어머니는 2016년부터 2022년까지 경찰서장으로서 피닉스의 치안을 담당한 제리 윌리엄스다.
애리조나주(州)의 주도 피닉스 도시 역사상 최초의 흑인 여성 경찰서장으로, 취임 당시 전국적인 주목을 받았다.
12일 전지훈련지인 대만 타이베이의 훈련장에서 만난 윌리엄스는 "부모님께 예의를 갖추고 상대를 대해야 한다고 배웠다. 새로운 문화권에서 상대를 존중해야 한다고 가르쳐 주셨다"고 말했다.
윌리엄스는 선수로서 기강에 따르는 자세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농구는 팀 경기다. 선수, 코칭스태프뿐 아니라 경기장에 오는 팬들도 다 역할이 있다"며 "내 역할이 뭔지 생각해보면 된다. 그 질문에 대한 답이 바로 그런 태도"라고 설명했다.
윌리엄스가 수사·사법 기관에서 일하는 부모 아래에서 운동선수가 된 건 농구를 사랑했기 때문이다.
그는 "솔직히 내가 프로 선수가 될 수는 없을 거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기회가 찾아왔고, 그걸 최대한 살리려고 노력했다"며 "무엇보다 농구를 정말 좋아했다"고 말했다.
키 203㎝의 센터인 윌리엄스는 2016년 미국프로농구(NBA) 서머리그 퍼스트 팀에 선정됐던 적이 있다.
2016년부터 4시즌 동안 피닉스 선스, 브루클린 네츠를 거치며 NBA 67경기에 출전해 평균 13분 동안 6.2점, 5.5리바운드를 기록했다.
지난 시즌에는 호주프로농구(NBL) SE 멜버른에서 15경기 평균 16.7점 10.9리바운드를 기록했다. 리바운드 부문 전체 1위였다.
윌리엄스는 "새로운 도전을 하고 싶었다. 한국에 와본 적이 없어서 한국의 리그에 대한 호기심이 있었다"며 KBL로 온 이유를 밝혔다.
그러면서 코트 위에서 자기 역할이 '수비'라고 힘줘 말했다.
윌리엄스는 "감독님께서 원하시는 부분이 수비다. 수비가 제일 중요하다"며 "최선을 다해 골밑을 담당하겠다. 도움 수비가 들어온다면 공을 잘 빼주겠다"고 말했다.
이어 "선수들에게 자신감도 심어주고 싶다. 내가 골밑을 책임지고 있으니 다들 자신감을 가지고 경기에 임하도록 역할을 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피닉스를 통해 프로 경력을 시작한 윌리엄스는 현재 피닉스의 간판스타이자 NBA를 대표하는 슈팅가드 데빈 부커와 친하다고 한다.
부커를 가장 좋아하는 선수로 꼽히는 윌리엄스는 이제는 NBA와 멀어졌다. 하지만 아직도 'NBA 선수' 윌리엄스를 기억하는 팬들이 있었다.
전날 타이베이 쑹산 공항에 도착한 윌리엄스를 현지 팬들 몇 명이 알아보고 환대했다.
윌리엄스는 개인 기록보다는 팀 승리가 중요하다고 한다.
센터로서 20득점과 10리바운드 중에 무엇을 더 가치 있게 여기냐는 질문에 윌리엄스는 "승리"라고 짧게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