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벽 수비에 결승골까지…'억까'를 '찬사'로 바꾼 김민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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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안홍석 기자 = 독일 프로축구 바이에른 뮌헨의 '철기둥' 김민재가 독일 언론의 '억까'(억지로 비판함)를 '찬사'로 바꿨다.
올 시즌 초반까지만 해도 김민재의 팀 내 입지는 여전히 불안정해 보였다.
지난 시즌 잦은 실수로 뮌헨 우승 불발의 주요 원인으로 지목되던 김민재다.
전반기 활약은 준수했으나 후반기 들어 중요한 경기에서 실점으로 이어진 실책성 플레이를 거듭했고 급기야는 주전 경쟁에서도 밀렸다.
뮌헨에서 불안한 첫 시즌을 보낸 김민재를 두고 여름엔 그가 이탈리아 세리에A로 돌아갈 거라거나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잉글랜드),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스페인) 등 다른 빅클럽으로 이적할 수 있다는 여러 소문이 나돌기도 했다.
김민재는 올 시즌 초반에도 다소 부진했다.
볼프스부르크와의 리그 개막전(뮌헨 3-2 승리)에서 패스 실수로 실점의 빌미를 내줬다.
이 경기 뒤 김민재는 센터백 파트너인 다요 우파메카노와 함께 뱅상 콩파니 감독의 지도 아래 특별 훈련을 받기도 했다. 콩파니 감독은 세계적인 센터백 출신의 젊은 지도자다.
이후 김민재의 경기력이 정상 궤도로 돌아왔는데도 독일 언론은 괜히 트집 잡곤 했다.
특히 선제적으로 상대 패스 길목을 차단하는 김민재 특유의 '적극적인 수비 방식'에 현지 매체들은 집중적으로 의문을 제기했다.
뮌헨 소식을 주로 다루는 바바리안풋볼은 "김민재의 위치 선정은 여전히 문제다. 몇 번의 실수가 아닌 고약한 습관"이라고 지적했고, 유력지 빌트는 뮌헨이 바르셀로나(스페인)에 1-4로 패한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경기와 관련해 "김민재는 엉망이었다. 팀이 지고 있을 때 최선을 다하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하지만 김민재는 흔들림 없이 매 경기 제 몫을 다했고, 27일(한국시간) '프랑스 거함' 파리 생제르맹(PSG)과의 UCL 리그 페이즈 5차전 홈 경기에서는 결승골을 뽑아내며 승리의 주인공이 됐다.
선발 출전한 김민재는 전반 38분 요주아 키미히가 골대 쪽으로 바짝 붙여 올린 코너킥을 골키퍼가 제대로 펀칭하지 못하자 이를 문전에서 머리로 받아 득점했다.
김민재의 집중력이 빛난 이 골로 뮌헨은 1-0 승리를 거뒀고 공식전 7경기 무실점 연승 행진을 이어갔다.
이 득점은 김민재의 생애 첫 UCL 득점이기도 하다.
김민재는 본업인 수비에서도 완벽에 가까웠다.
한 차례 상대 슈팅을 블록해냈고, 가로채기 2회, 걷어내기 7회 등을 기록했다.
후반 5분에는 최전방까지 달려 나온 상대 측면 수비수 누누 멘데스에게 향하는 패스를 뒷발로 끊어내는 등 빼어난 위치선정 능력을 보여줬다.
축구 통계 사이트 풋몹은 김민재에게 양 팀을 통틀어 가장 높은 8.3의 평점을 매겼다.
UEFA로부터 경기 최우수선수(Player of the Match)로 선정됐음은 물론이다.
김민재를 향해 '억지 비판'을 하던 빌트마저도 '뮌헨이 김민재의 머리와 팬들의 분노로 승리했다'며 이날만큼은 찬사를 보냈다.
이날 뮌헨 홈 팬들은 PSG 나세르 알켈라이피 회장이 유럽 축구계에서 너무 많은 권력을 쥐고 있다며 그를 비판하는 플래카드를 걸었다.
콩파니 감독은 경기 뒤 김민재를 비롯한 수비진을 아낌없이 칭찬했다.
그는 "공격수들은 우리 뮌헨 훈련장에서 재미를 보지 못한다. 스트라이커들이 즐겁지 않다면, 수비수들이 뭔가 잘하고 있다는 것"이라면서 "경기력에는 늘 자신감과 시간이 필요한 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