샐러리캡 반도 못 채우고 폭풍 트레이드…키움 생존 전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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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조상우 KIA에 트레이드…지명권 2장과 현금 10억원 받아
최근 3년 드래프트에서 1라운드 지명 2명씩…유망주 집중 확보
(서울=연합뉴스) 21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4 신한 SOL뱅크 KBO리그 롯데 자이언츠와 키움 히어로즈의 경기.
8회초 2사 1루 교체 투입된 키움 조상우가 역투하고 있다. 조상우는 이날 966일 만에 세이브를 수확했다. 2024.6.21 [키움 히어로즈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email protected]
(서울=연합뉴스) 이대호 기자 = 지난 18일 한국야구위원회(KBO) 사무국은 2024년 구단별 연봉 상위 40명 합계 금액을 발표했다.
KBO 사무국은 2023년부터 경쟁균형세(샐러리캡)를 도입했고, 그 기준액은 40인 합계 평균 금액의 120%로 정했다.
그 결과 올해 LG 트윈스가 138억5천616만원으로 24억2천989만원을 초과, 최초로 초과분의 50%(12억1천489만원)를 야구 발전기금으로 납부하게 됐다.
10개 구단 가운데 연봉 상위 40명 합계 금액이 100억원을 넘지 못한 건 NC 다이노스와 키움 히어로즈 둘 뿐이었다.
NC는 94억7천275만원으로 100억원에 육박했지만, 키움은 56억7천876만원으로 크게 모자랐다.
팀 연봉 최다인 LG의 41%에 그치고, 9위 NC와 비교해도 60% 수준이며, 경쟁균형세 기준액인 114억2천638만원의 절반도 못 채웠다.
올해 키움이 나머지 구단과 비교해서 얼마나 허리띠를 졸라맸는지 확인할 수 있는 숫자다.
키움의 눈에 띄는 행보는 19일에도 이어졌다.
그동안 KBO리그 트레이드 시장에서 가장 주목받은 선수였던 소방수 조상우(30)를 KIA 타이거즈로 넘긴 것이다.
키움이 반대급부로 받은 대가는 2026시즌 KBO리그 신인드래프트 1·4라운드 지명권과 현금 10억원이다.
키움은 2025시즌이 끝나면 프리에이전트(FA) 자격을 취득하는 조상우를 트레이드하고자 꾸준히 물밑에서 협상을 진행해왔다.
2022년 한국시리즈 준우승을 거둔 뒤 2023년과 올해 2년 연속 최하위에 그친 키움에 '리그 최정상급 마무리'는 사치라는 판단에서다.
키움은 2023년 후반기 이정후(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가 부상으로 시즌을 마감하고, 에이스 안우진마저 입대하자 주저하지 않고 '리빌딩 버튼'을 눌렀다.
다른 구단의 절반 수준인 연봉에서 확인할 수 있는 것처럼 키움은 시즌 내내 전력난에 시달렸고, 최하위로 시즌을 마쳤다.
(창원=연합뉴스) 김동민 기자 = 29일 경남 창원NC파크에서 열린 2024 KBO 리그 두산 베어스 대 NC 다이노스 경기. 8회 말 무사 2루 상황 NC 5번 김휘집이 안타를 치고 있다. 2024.8.29 [email protected]
키움이 다시 우승에 도전할 전력을 갖출 것으로 기대하는 시점은 입대한 안우진, 김재웅 등이 복귀하는 2026년이다.
그때까지는 불필요한 지출을 줄이고, 당장 눈앞의 성적에 매달리는 대신 유망주를 확보하는 게 이들의 생존 전략이다.
10개 구단 가운데 유일하게 모기업이 없기 때문에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식에 가까운 과감한 리빌딩에 착수할 수 있다.
키움은 2023년 최원태(삼성 라이온즈)를 LG로 보내면서 2024시즌 1라운드 지명권을 추가로 1장 더 확보했고, 올해는 NC로 김휘집을 보내고 2025시즌 1라운드 지명권을 또 받았다.
그리고 이번에 조상우를 KIA로 넘기고 2026시즌 1라운드 지명권을 추가로 확보, 3년 연속 신인드래프트 1라운드에서 지명권 2장을 쓰게 됐다.
말 그대로 최근 3년 KBO리그 문을 두드린 유망주를 저인망 어선처럼 끌어온 것이다.
또한 키움은 줄줄이 주축 선수를 보내고 생긴 공백을 채우기 위해 이번 겨울 투수 장필준과 외야수 김동엽, 내야수 오선진 등 다른 팀에서 방출된 베테랑을 집중적으로 영입했다.
그러나 키움의 이러한 운영 방식을 놓고 팬들은 '머리로는 이해해도, 가슴으로는 받아들이지 못하는' 분위기다.
구단 초창기 재정난 때문에 장원삼(은퇴), 황재균(kt wiz) 등 팀 투타 전력 핵심을 팔았던 과거는 키움 팬들에게 아픈 기억으로 남았다.
물론 지금 키움이 '폭탄 세일'을 이어가는 배경은 과거와 같은 재정난이 아니다.
그렇다고는 해도, 끊임없이 주축 선수가 팀을 떠나는 가운데 2025시즌 성적마저 최하위권에서 벗어나지 못하면 정작 키움이 본격적으로 대권에 도전할 때는 팬들의 애정이 식을 우려가 있다.
프로야구 원년부터 삼미 슈퍼스타즈를 응원하다 지금까지 키움을 응원한다는 한 70대 야구팬은 "김하성이나 이정후처럼 잘 돼서 팀을 떠난 선수는 어쩔 수 없지만, 자꾸 지기만 해서 올해는 야구를 결과만 봤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