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4시즌 동안 MLB 밀워키 중계한 유커, 90세 일기로 사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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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1년부터 작년까지 밀워키 중계…폐암 투병에도 마이크 잡아
(서울=연합뉴스) 이대호 기자 =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밀워키 브루어스의 중계 부스를 54시즌 동안 지켰던 전설적인 해설자 밥 유커가 17일(한국시간) 90세를 일기로 세상을 떠났다.
밀워키 구단과 MLB 사무국은 일제히 폐암 투병 중이던 유커가 별세했다고 애도 성명을 발표했다.
밀워키 구단은 "구단 역사상 가장 힘든 날 중 하나"라며 고인을 기렸다.
1934년 태어난 유커는 1962년 밀워키 브루어스에서 빅리그에 데뷔해 6시즌 동안 297경기에서 타율 0.200, 14홈런, 74타점을 남기고 은퇴했다.
현역 시절 백업 포수로서 눈에 띄는 활약을 보여주지 못했던 그는 1971년부터 밀워키 해설자로 일하기 시작하면서 이름을 날렸다.
재치 있는 말솜씨와 유머, 야구에 대한 애정이 가득한 그의 해설은 수많은 사람을 야구와 사랑에 빠지게 했다.
1980년대에는 ABC의 시트콤 '미스터 벨베데레'에서 연기자로 변신했고, 1989년 개봉한 영화 '메이저리그'에서는 만년 꼴찌팀 클리블랜드 인디언스(현 가디언스) 해설자로 등장해 입담을 보여줬다.
'메이저리그' 영화에서 주인공 릭 분(찰리 쉰 분)의 강속구 초구가 백네트를 직격하자 위스키를 기울이며 말한 '아주 조금 빠졌습니다'(Juuuust a bit outside)는 지금도 사랑받는 명대사다.
1970년대에는 미국을 대표하는 TV 토크쇼 '투나잇 쇼'에 100회 이상 출연했던 유커는 진행자 자니 카슨으로부터 '미스터 베이스볼'(Mr. Baseball)이라는 별명을 얻기도 했다.
이처럼 다양한 분야에서 재능을 발휘했던 유커가 가장 사랑했던 곳은 중계 부스였다.
폐암 투병 중에도 2024시즌까지 밀워키의 중계를 맡았던 유커는 2003년 메이저리그 명예의 전당에 해설자 자격으로 헌액됐다.
평소 "타율 0.200으로 명예의 전당에 올라갔다"는 농담을 즐겨 했던 그는 선수들에게 사랑받은 해설자였다.
밀워키를 대표하는 선수 크리스천 옐리치는 지난해 밀워키가 포스트시즌에서 탈락한 뒤 "유커가 얼마나 월드시리즈 우승을 간절히 원하는지 알고 있었던 게 오늘 가장 힘든 점"이라고 말했다.
옐리치는 이날 SNS에 "'시간이 아무리 많아도 충분하지 않다'고 해줬던 조언이 기억난다. 그 말이 맞는 것 같다. 당신은 항상 제 우정에 대해 고마워했지만, 오히려 내가 할 말이었다. 보고 싶을 것"이라고 추모글을 올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