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치로 "만장일치에 1표 모자라서 다행…불완전해야 전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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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LB 명예의 전당 투표에서 394표 가운데 393표 획득
(서울=연합뉴스) 이대호 기자 = 야구에서 도(道)를 찾는 일본 야구선수 가운데 가장 '구도자'에 가까운 선수는 스즈키 이치로(51)다.
이치로는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명예의 전당 투표에서 1표 차로 만장일치를 놓치고도 "오히려 다행"이라고 도인 같은 말을 남겼다.
이치로는 22일(한국시간) 미국야구기자협회(BBWAA)가 2025 명예의 전당 투표 결과를 발표한 뒤 미국 워싱턴주 시애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돌이켜보면 정말 많은 일이 있었다. 좋은 일뿐만 아니라 힘든 일도 많았다. 한 걸음씩 전진해 오늘을 맞이한 것에 말로 표현하기 어려울 정도로 감격스럽다"고 소감을 전했다.
1992년 일본프로야구 오릭스 블루웨이브(현 버펄로스)에서 데뷔한 이치로는 9시즌 통산 1천278안타에 통산 타율 0.353을 남기고 미국으로 떠났다.
2001년 시애틀 매리너스 유니폼을 입고 빅리그에 데뷔한 그는 미국 야구계에 충격을 던졌다.
데뷔 첫해부터 타율 0.350, 242안타, 56도루로 3개 부문 1위를 차지하고 신인상과 최우수선수(MVP)를 휩쓴 것이다.
빅리그에서는 시애틀과 뉴욕 양키스, 마이애미 말린스를 거친 그는 19시즌 통산 타율 0.311, 3천89안타, 509도루를 남겼다.
은퇴 이후 5시즌이 지나 이번에 MLB 명예의 전당 입후보 자격을 얻은 이치로는 첫 투표에서 입성에 성공했다.
입성을 위한 기준인 득표율 75%를 훌쩍 넘은 것은 물론이고, 전체 394표 가운데 393표를 얻어 득표율 99.75%를 기록했다.
딱 1표가 부족해서 야수 최초이자 2019년 마리아노 리베라에 이어 역대 두 번째 MLB 명예의 전당 만장일치 입회는 무산됐다.
이치로는 "2001년 처음 MLB에 왔을 때는 명예의 전당에 들어간다는 건 상상도 할 수 없었다. MLB에서 뛸 수 있을지가 문제"였다며 "일본인 최초로 헌액된 것을 매우 영광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한 만장일치가 무산된 것에 대해서는 "1표가 부족한 게 오히려 다행이다. 나름대로 완벽을 추구하며 나아가는 게 인생이다. (만장일치 무산으로) 불완전하니까 앞으로 나아갈 수 있는 것이다. 그래서 불완전한 게 좋다"고 했다.
MLB의 전설적인 유격수 데릭 지터는 2020년 명예의 전당 투표에서 이치로처럼 1표 차로 만장일치에 실패한 바 있다.
이치로는 "지터는 정말 독특한 매력이 있는 선수였다. (만장일치에 1표가 부족한 게) 지터와 함께라 좋다"며 웃었다.
이치로가 전성기를 보낸 시애틀 구단은 이날 명예의 전당 투표 결과가 발표된 직후 그의 등번호 51번을 영구 결번으로 지정했다.
시애틀의 영구 결번은 이치로의 51번과 42번(켄 그리피 주니어), 11번(에드거 마르티네스), 42번(전 구단 공통)이다.
그리피 주니어는 이치로의 명예의 전당 입성이 확정된 뒤 MLB 네트워크와 인터뷰에서 이치로에게 축하 인사를 건네며 "나도 기쁘고, 아내도 기뻐한다. 다음에 만나면 술을 가져와라. (명예의 전당) 루키가 되면 해야 할 일"이라고 농담을 던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