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즈 조언으로 '나쁜 남자' 변신 결심한 롯데 좌완 김진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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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실하고 착한 심성의 김진욱 "마운드서 착하면 타자가 얕본다"
(서울=연합뉴스) 이대호 기자 = 프로야구 롯데 자이언츠 왼손 투수 김진욱(22)을 두고 롯데 코치들은 입을 모아 '잘 돼야 하는 선수'라고 말한다.
2020년 리그 최하위에 그친 뒤 2021 KBO 신인드래프트 전체 1번 지명권을 얻은 롯데는 당시 강릉고를 이끈 에이스 김진욱을 지명했다.
김진욱은 데뷔 후 꾸준히 1군에서 가능성을 보여줬지만, 기대만큼 성장하지 못한 채 올해로 프로 5년 차를 맞이했다.
팀에서 둘째가라면 서러울 성실한 훈련 태도와 착한 성품을 지닌 그는 오히려 '착한 마음'이 마운드 위에서는 좋지 않다는 걸 느꼈다.
김진욱은 지난달 24일 대만 스프링캠프 출국에 앞서서 취재진과 만나 "안 그래도 스스로 바뀌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마운드에서 너무 착하면 타자들이 얕본다. 억지로라도 그런 표현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지난해 김진욱은 19경기에서 데뷔 후 가장 많은 84⅔이닝을 던져 4승 3패, 평균자책점 5.31을 남겼다.
후반기에는 꾸준히 선발 로테이션을 지켰던 그는 올 시즌 팀의 4선발 후보로 거론된다.
(부산=연합뉴스) 강선배 기자 = 18일 오후 부산 동래구 사직야구장에서 열린 LG 트윈스와 롯데 자이언츠의 경기.
1회 초 롯데 투수 김진욱이 투구하고 있다. 2024.9.18 [email protected]
김진욱이 조언을 구하는 상대는 같은 왼손 선발 투수인 찰리 반즈다.
반즈는 지난 3시즌 동안 32승 28패, 평균자책점 3.42를 거둔 롯데의 에이스다.
김진욱은 "반즈에게 많이 물어보고, 반즈도 진심으로 조언해준다. 올해는 더 많이 물어보고 괴롭힐 것"이라면서 "반즈는 마운드에 올라갈 때마다 '타자를 해치운다'는 식으로 마음을 다잡는다고 하더라. 반즈도 내게 '너도 착하게만 하지 말고, 타자가 죽어야 내가 이긴다는 마음을 가져라'라고 조언해줬다"고 소개했다.
미국프로야구 로스앤젤레스 다저스 출신의 명투수 돈 드라이스데일이 남긴 '타자들이 정말 밉다. 마운드에 올라가면 난 미쳐버렸고, 경기가 끝나야 정신을 차렸다', '홈플레이트에 붙는다면 내 할머니가 타석에 들어와도 맞혀버릴 것'이라는 어록과 일맥상통한다.
결국 '투수는 타자를 어떻게든 잡는 게 임무'라는 것을 느낀 김진욱이다.
김진욱은 "팀에서 그걸 제일 잘하는 게 (김)원중이 형이다. 그런 부분이 중요한 걸 저도 아는데, 잘 안되니까 많이 물어보고 연습해야 할 것 같다. 타자가 져야 제가 이긴다"고 각오를 다졌다.
생각을 단순화하고 주변의 기대감을 돌아보지 않는 것도 올해 김진욱의 목표다.
(광주=연합뉴스) 조남수 기자 = 12일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프로야구 롯데 자이언츠와 KIA 타이거즈의 경기. 롯데 선발투수 김진욱이 2회에 투구하고 있다. 2024.9.12 [email protected]
그는 "팬 기대에 충족하고자 너무 따라만 가다 보니까 더 안 되는 것 같다. 그래서 제가 할 수 있는 것에만 최선을 다할 것"이라며 "작년에도 '야구를 더 못해도 된다'고 인터뷰한 적이 있다. 올해도 같은 생각이다. 더 잘하려고 하면 무너지더라"고 말했다.
원래 김진욱은 지난 시즌을 마치고 국군체육부대(상무)에서 병역 의무를 수행할 예정이었다.
실제로 상무 합격 통지서를 받았으나 부상 등을 이유로 입대를 포기했다.
김진욱은 "시즌 치르는 데 아무런 이상은 없을 것 같다"면서 "이렇게 (입대를) 미뤘으니 (내년) 아시안게임을 목표로 던질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