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절함이 이룬 포지션 변화…'젊은 강원FC'서 새출발하는 윤일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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윙포워드로 뛰다 지난해 울산서 오른쪽 풀백으로 반등 발판 마련
(남해=연합뉴스) 배진남 기자 = 프로축구 K리그1 챔피언 울산 HD를 떠나 강원FC에서 새로운 도전을 앞둔 윤일록(32)에게 2024년은 의미 있는 한해였다.
윤일록은 지난 시즌 울산에서 리그 26경기를 뛰고 1도움을 올렸다. 제주 유나이티드(현 제주SK) 소속이던 2019년 34경기(11골 3도움)를 뛴 이후 K리그에서는 가장 많은 경기에 출전했다.
무엇보다도 윙포워드가 주 포지션이었던 윤일록은 시즌 중 오른쪽 풀백으로 포지션을 바꿔 뛰면서 울산이 K리그1 3연패를 달성하는 데 힘을 보탰다.
설영우의 어깨 수술과 츠르베다 즈베즈다(세르비아) 이적 등 팀 사정과 맞물린 포지션 변화였지만 돌파구가 필요했던 윤일록에게 큰 기회가 됐다.
다만, 윤일록은 시즌이 끝난 뒤 대대적으로 세대교체에 나선 울산과는 결별하고 지난달 강원 유니폼을 입고 새 출발선 앞에 섰다.
윤일록은 현재 강원 선수단과 함께 경남 남해에서 새 시즌 준비에 여념이 없다.
5일 남해에서 만난 윤일록은 "완전히 처음 서 본 위치에서도 경기했는데 그래도 나쁘지 않게 했다는 생각이 든다"면서 "어느 포지션이든 이제 조금 더 자신 있게 할 수 있겠다는 생각을 갖는 계기가 된 것 같다"고 지난 시즌을 돌아봤다.
강원에서 새 시즌을 맞게 된 데 대해서는 "강원은 작년에 워낙 재밌는 축구를 했고 좋은 성적(K리그1 준우승)도 냈다"면서 "팀이 에너지도 좋고 하고자 하는 방향도 확실한 것 같아 배울 게 많다. 즐겁게 축구하는 느낌을 받는다"고 말했다.
국제축구연맹(FIFA) 17세 이하(U-17) 월드컵에도 출전하는 등 연령별 대표팀을 두루 거친 윤일록은 K리그에서도 통산 298경기에 출전해 43골 39도움을 기록한 베테랑이다.
2011년 경남FC에서 프로에 데뷔한 그는 2013년부터 FC서울에서 5시즌을 뛰면서 2017년에 30-30클럽(통산 30골 30도움)에 가입하기도 했다.
(서울=연합뉴스) 프로축구 K리그1 강원FC가 지난 시즌까지 울산 HD에서 오른쪽 풀백으로 활약한 베테랑 멀티플레이어 윤일록을 영입했다고 20일 밝혔다. 사진은 강원FC에 입단한 윤일록. 2025.1.20 [강원FC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email protected]
해외 무대도 경험했다.
2018년 일본 J리그의 요코하마 F.마리노스 유니폼을 입은 뒤 2019년 제주에서 임대로 한 시즌을 보냈고, 2020년에는 프랑스 1부 몽펠리에에서도 뛰었다.
이후 2021년 7월 울산 유니폼을 입고 K리그로 복귀했으나 이렇다 할 활약을 보여주지 못했고, 2023년 후반기에 임대로 강원 유니폼을 입은 바 있다. 하지만 부상으로 5경기만 뛰고서는 울산으로 돌아갔다.
좌우 윙어, 세컨드 스트라이커 등 공격수가 주 포지션이었던 윤일록은 지난해 수비수로 포지션을 변경하며 축구 인생에 새로운 전환점을 맞았다.
윤일록이 직접 드러내지는 않았지만, 정경호 강원 감독은 그가 얼마나 절실했을지를 잘 안다.
수석코치로서 윤일록이 강원에 임대됐다가 울산으로 되돌아가는 과정을 안타깝게 지켜봤던 정 감독은 "지난해 윤일록이 너무 간절하게 뛰더라. 수비를 보면서 눈빛이 벌써 다르더라"라고 윤일록에게서 받았던 느낌을 전했다.
정 감독은 "다 내려놓고 정말 초심으로 돌아간 듯한 느낌이 들어서 우리가 울산에서 경기할 때 윤일록을 만나 '강원에서는 못 보던 모습이다. 이 모습이 난 너무 좋다'고 얘기한 적이 있다"면서 "다시 강원으로 온 윤일록에게 물어보니 그때 내가 했던 말을 기억하더라"라고 소개했다.
세계 축구의 흐름과 마찬가지로 멀티 플레이어 능력을 중요시하는 정 감독은 올해 윤일록의 포지션을 묻자 "멀티 자원"이라고 잘라 말했다.
윤일록도 "공격은 늘 해왔던 거라 평소 하던 대로 할 수 있을 것 같고, 작년에 처음 해본 수비도 조금씩 적응해 나가고 더 잘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면서 "어느 포지션이든 또 재미있게 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1992년 3월생인 윤일록은 이제 다음 달이면 만 33세가 된다. 적지 않은 나이다.
경남에서 프로에 데뷔했을 때 현 김병지 강원 대표와 선수 생활을 같이하기도 했다.
물론 울산에서는 윤일록보다 나이 많은 선수들도 많았다. 윤일록이 "나는 고참 축에도 들지 못했다"고 웃으며 말할 정도다.
그에 비해 강원은 젊다. 1990년생인 골키퍼 박청효, 새로 영입한 수비수 홍철 정도가 윤일록보다 위다.
주장단도 모두 20대 선수들로 꾸려졌다.
윤일록은 "울산에서 좋은 형들이랑 지내면서 조언도 받고 경험도 많이 쌓았다"면서 "이제는 강원에 잘 녹아들어 주장단과 얘기하며 팀에 필요한 것들을 함께 이끌어가야겠다"고 말했다.
아울러 윤일록은 "몇 시즌 계속 좋은 모습을 보여줘야 강원이 더 단단한 팀으로 인식될 것"이라면서 강원이 지난 시즌 보여준 축구를 올해도 잘 이어갈 수 있기를 바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