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FC에 정착한 '강투소' 이유현 "로드리 영상보고 공부했어요"
작성자 정보
- 먹튀잡자 작성
- 작성일
컨텐츠 정보
- 7 조회
- 목록
본문
전북서 임대된 지난해 미드필더로 포지션 변경 후 맹활약
강원으로 완전 이적하고 2025년 부주장으로도 선임
(남해=연합뉴스) 배진남 기자 = 프로축구 K리그1 강원FC의 이유현에게 2024년은 수비수에서 미드필더로 새로 거듭난 의미 있는 한해였다.
전북 현대에서 임대돼 강원 유니폼을 입은 이유현은 오른쪽 풀백에서 중앙 미드필더로 포지션을 바꾼 뒤 왕성한 활동량을 바탕으로 기대 이상의 활약을 펼쳤다.
그는 K리그1 25경기(1도움)에 출전해 강원이 역대 최고 성적인 2위를 차지하는 데 힘을 보탰다.
강원은 시즌이 끝난 뒤 전북과의 임대 계약에 포함했던 완전 이적 조항을 발동해 이유현을 완전히 품었다.
올해 강원의 부주장으로도 임명된 이유현은 선수단과 함께 2025시즌 준비를 위해 1월 한 달간 튀르키예에서 전지훈련을 한 뒤 경남 남해에서 바닷바람을 맞으며 담금질을 이어가고 있다.
5일 남해 훈련지에서 만난 이유현은 "개인적으로도 너무 재밌는 시즌이었고, 팀 성적도 너무 잘 나와 뜻깊었던 한해였다"고 2024년을 되돌아본 뒤 "팀을 위해 헌신할 기회가 있어서 너무 감사하다"고 말했다.
전남 드래곤즈 유스 출신인 이유현은 2017년 전남 소속으로 K리그1에서 프로에 데뷔했다.
전남이 K리그2(2부)로 강등된 뒤에도 팀에 남아 꾸준히 리그에 출전했다.
2021년 전북으로 이적해 다시 K리그1 무대에 올랐고, 2022년과 2023년에는 김천 상무에서 뛰었다.
그러고는 전역 후 전북 복귀를 앞두고 보다 많은 출전 기회를 잡기 위해 강원 임대를 택했다.
이유현은 "그저 경기장에서 뛰고 싶다는 마음이 간절했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이유현은 강원에 와서도 시즌 초반에는 중용되지 못했다.
그러다가 지난해 6월 수석코치였던 정경호 현 강원 감독의 권유로 포지션 변경을 시도했다.
핵심 중앙 미드필더인 김이석, 김대우가 부상으로 이탈하고, 베테랑 한국영이 전북으로 이적해 미드필더진에 구멍이 난 상황이었다.
이유현은 유소년 시절과 2019년 전남 사령탑 부임 후 7개월 만에 물러난 파비아노 수아레즈 감독 시절에 미드필더를 본 적이 있을 뿐, 측면 수비수를 주 포지션으로 프로는 물론 연령대 대표도 두루 거쳤다.
그런데 포지션 변경은 '신의 한 수'가 됐다. 이유현은 기다렸다는 듯이 미드필더로서 재능을 펼쳐내 보이며 강원의 중원을 책임졌다.
이유현은 중앙 미드필더에서 측면수비수로 변신한 황문기, 미드필더에서 수비수로 주 보직을 바꾼 이기혁과 함께 강원은 물론 K리그에서도 포지션 변경의 대표적인 성공 사례로 꼽히게 됐다.
성공적으로 새 포지션에 녹아든 모습이 대견스러운 정경호 감독이 "(유스 시절을 포함해) 15년은 했을 풀백보다 1년도 채 하지 않은 미드필더를 저 잘하더라"며 농담할 정도다.
정 감독은 "이유현은 피드백이 빠르다"면서 "얘기를 해주면 그다음 날 그대로 하고 있더라"라며 이유현의 축구 지능을 높이 평가했다.
강원 팬들은 이탈리아 국가대표 출신의 레전드 젠나로 가투소에게 빗대 이유현을 '강투소'(강원의 가투소)라 부른다.
이유현은 새 포지션에 적응하기 위해 공부도 많이 했다.
롤 모델은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에서 뛰는 세계 최정상급 수비형 미드필더 로드리(맨체스터 시티)와 주 포지션인 라이트백뿐만 아니라 수비형 미드필더와 레프트백 등으로도 활약하며 다재다능함의 대명사가 된 독일 국가대표 출신 필립 람이다.
이유현은 "저랑 역할 자체가 다를 수는 있지만 로드리의 경기 영상을 보면서 미드필더로서 필수적으로 가져야 할 부분들에 대해 많이 배웠다"면서 "또 제가 람 선수를 굉장히 좋아했는데 역시 팀 사정에 따라 포지션을 바꾼 경우라 당시 경기 영상도 많이 봤다"고 말했다.
뜻밖의 기회로 반등의 발판을 마련한 만큼 이유현은 올 시즌도 열심히 준비 중이다.
이유현은 "제 역량을 좀 더 키워서 팀에 보탬이 되고 영향력을 끼칠 수 있는 선수로 발돋움하는 한 시즌이 됐으면 좋겠다"고 바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