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럽월드컵 악천후 경기 중단 속출…내년 월드컵도 '낙뢰 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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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 첫판 65분 킥오프 지연…파추카-잘츠부르크전은 97분간 중단
(올랜도[미국 플로리다주]=연합뉴스) 이의진 기자 = 2025 국제축구연맹(FIFA) 클럽 월드컵에서 악천후로 경기 중단 사례가 연이어 나오면서 2026 북중미 월드컵에서도 '낙뢰 변수'가 떠오를 것으로 보인다.
19일(한국시간) 미국 오하이오주 신시내티의 TQL 스타디움에서 열린 대회 조별리그 H조 1차전 파추카(멕시코)와 잘츠부르크(오스트리아)의 경기는 뇌우가 도시를 강타하면서 97분 동안 중단됐다.
잘츠부르크가 1-0으로 앞선 후반 9분 경기가 중단되면서 선수뿐 아니라 관중들도 모두 실내로 대피해야 했다.
폭우로 장내 가시거리가 극도로 좁아졌고, 번개가 치는 장면이 중계 화면에 포착됐다.
FIFA는 경기 중단 사실을 발표하며 "정해진 안전 규정을 준수하며, 안전이 확보되는 대로 경기를 재개하겠다"고 밝혔다.
현지시간으로 오후 6시에 킥오프한 경기는 7시 13분에 중단됐다가 8시 50분에 다시 시작했고, 잘츠부르크가 2-1로 웃었다.
이 경기장은 K리그를 대표해 대회에 출전한 울산 HD와 도르트문트(독일)의 조별리그 F조 3차전 장소다.
울산 HD도 비슷한 상황을 겪었다.
전날 플로리다주 올랜도의 인터앤코 스타디움에서 열린 F조 마멜로디 선다운스(남아프리카공화국)와 1차전 킥오프 직전, 인근에 낙뢰가 발생해 시작이 65분 미뤄졌다.
미국에서는 흔히 '8마일(12.9㎞) 낙뢰 규정'이라 불리는 원칙에 따라 야외 스포츠 활동 시 8마일 내 낙뢰가 확인되면 즉시 안전한 곳으로 피해야 한다는 게 주최 측 설명이었다.
이에 따르면 30분가량 낙뢰가 없다면 예정대로 스포츠 활동을 재개한다. 그 사이에 낙뢰가 확인되면 다시 30분을 더 기다려야 한다.
울산은 노스캐롤라이나주 샬럿에 꾸린 베이스캠프에 머물던 지난 8일에도 폭우와 낙뢰로 잠시 훈련을 중단해야 했다.
2014 브라질 월드컵에 출전했던 홍명보호 축구대표팀도 전지훈련지인 플로리다주 마이애미의 캠프에서 훈련하던 중 뇌우 주의보 발령으로 급하게 대피한 바 있다.
1년 뒤 미국을 비롯한 북중미 3개국에서 열리는 FIFA 월드컵에서도 낙뢰에 따른 경기 중단 사례가 나올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미국 메이저리그 사커(MLS) 팀들도 종종 낙뢰로 경기 지연 문제를 겪는다.
이런 일을 처음 겪어본 울산 선수들은 낙뢰로 인한 킥오프 지연이 경기력에 악영향을 줬다고 분석하기도 했다.
골키퍼 조현우는 마멜로디전 직후 "(킥오프 지연이) 경기에 영향을 끼친 것 같다. 선수들의 집중력이 완전히 올라간 상태에서 다시 (라커로) 들어갔다"며 "몸이 축 처지는 느낌이 들었다. 라커룸에서 우리가 어떻게 준비해야 할지 소통했다"고 말했다.
센터백 서명관도 "경기에 영향이 없지는 않았다. 그래도 우리 나름대로 라커룸에서 대화를 통해 잘 풀면서 100%로 경기에 임하려고 노력했다"고 말했다.
반면 울산을 1-0으로 잡은 마멜로디의 미겔 카르도주 감독은 킥오프 지연이 긍정적으로 작용했다고 봤다.
울산이 스리백을 사용할 것이라 예상하지 못한 가운데 킥오프가 늦어져 전술을 점검할 기회를 잡았다는 것이다.
카르도주 감독은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 "보통 (울산은) 풀백을 낮게 배치하고, 포백을 썼는데 오늘은 파이브백이었다"며 "(킥오프 지연으로) 전술과 경기 플랜을 조정할 시간을 벌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