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LPGA 하나금융 챔피언십 승부 열쇠는 '긴 클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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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수들 '비에 젖은 긴 코스' 공략법 한목소리
(인천=연합뉴스) 권훈 기자 = "아무래도 긴 클럽을 자주 잡아야 할 것 같다."
18일부터 나흘 동안 인천시 베어즈베스트 청라 골프클럽(파72)에서 열리는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하나금융그룹 챔피언십에 출전하는 주요 선수들은 비에 젖은 긴 코스에서 긴 클럽을 써야 할 상황을 승부의 열쇠로 꼽았다.
베어즈베스트 청라 골프클럽은 파72에 6천781야드의 긴 코스다. 3, 4라운드 땐 6천813야드로 더 늘어난다.
KLPGA 투어 대회가 열리는 코스 가운데 아주 긴 편이다.
더구나 대회 개막 하루 전 17일엔 많은 비가 내렸다.
공이 구르는 거리가 확 줄어들어서 선수들이 체감하는 길이는 더 길어진다.
17일 공식 기자회견에 나선 세계랭킹 3위 리디아 고(뉴질랜드)는 "긴 클럽을 잘 사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올해 메이저대회 KPMG 여자 PGA 챔피언십 우승자 이민지도 "비가 와서 코스가 길어졌다. 페어웨이가 젖어있어서 볼에 진흙도 묻을 것 같다"면서 "모든 선수한테 어려운 코스고 페어웨이를 지키는 게 중요하다"고 내다봤다.
작년 이 대회에서 최종 합계 19언더파로 우승했던 마다솜은 "비가 와서 공이 떠서 날아가는 거리를 확보하는 게 급선무"라면서 "짧은 거리에서야 핀을 노리겠지만 아무래도 중장거리 버디 퍼트를 자주 쳐야 하는데 그게 승부의 열쇠가 될 듯하다"고 구체적으로 설명했다.
박현경 역시 "비가 와서 공이 구르지 않아 긴 클럽으로 그린을 공략해야 할 텐데 핀 위치에 따라 현명한 그린 공략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비거리가 짧은 KLPGA 투어 상금랭킹 1위 노승희는 "비가 안 와도 나한테는 긴 코스"라고 말해 폭소를 자아냈다.
노승희는 "두 번째 샷 거리를 잘 맞추는 데 집중하고 짧은 홀에서 버디 노리겠다"고 전략을 소개했다.
돌풍의 신인 김민솔은 "아직 연습 라운드를 마치지 못해 코스 파악이 덜 됐지만 다들 길다고 하더라. 긴 클럽을 많이 써야 하고 그린이 좀 튈 수 있다. 다양한 샷을 구사하는 게 중요할 것 같다"고 말했다.
메이저대회 KB금융 스타 챔피언십 2연패를 이룬 유현조는 "코스가 비에 젖으면서 길어졌다. 욕심내지 않겠다. 전략적인 공략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우승을 다툴 후보를 꼽아달라는 말에 박현경은 "역시 리디아 고와 이민지"라고 답했지만 리디아 고는 "KLPGA 선수들 모두 우승 후보"라면서 "그들은 코스가 아무래도 더 익숙하다. 작년 마다솜의 플레이는 내가 아무리 잘해도 넘을 수 없는 경지였다"고 KLPGA 투어 선수들을 경계했다.
이민지도 "모두가 다 우승 후보"라고 답을 피해 갔고 김민솔은 "누구와 싸움이 아니라 자신과의 싸움"이라고 슬기로운 답변을 내놨다.
1년 만에 국내 대회에 나서는 이민지는 "한국 대회에 오면 (열광적으로 응원하는) 팬클럽을 보는 게 재미있다. 미국대회에서 볼 수 없는 에너지를 느낀다"고 말했다.
리디아 고는 "어릴 때 한국에 오면 부담스러웠다. 잘 치고 싶었고 좋은 모습 보이고 싶어서 욕심도 냈다"면서 "이제 나이가 들어서인지 편하게 내 플레이에 집중할 수 있는 것 같다. 전에는 한국 와서 안 풀리면 속상했는데 지금은 행복하게 경기한다"고 밝혔다.
이날 기자회견에서 이민지와 리디아 고는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대회 코스 난도가 KLPGA 투어 대회보다 특별하게 높지는 않다고 밝혀 눈길을 끌었다.
리디아 고는 "일반적인 LPGA 대회 코스 난도는 한국 대회와 비슷하다. 다만 대회 때마다 잔디가 달라서 적응이 좀 힘들고, 아무래도 LPGA 투어 대회에는 강한 선수가 많아서 더 어렵게 느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최근 LPGA 투어 메이저대회에 다녀온 KLPGA 투어 선수들이 코스가 어려워 혀를 내둘렀다는 반응에 리디아 고는 "메이저대회만 유독 어렵다. 나는 한국 코스가 쉽다고 생각지 않는다. 재작년에는 못 친 게 아닌데 컷 탈락했다"고 덧붙였다.
이민지도 "메이저대회만 경험하면 어렵다고 생각할 수 있다"고 거들었다.
한편 리디아 고는 "남편과 내가 다 인생에서 바쁜 시기를 보내고 있어서 아이를 낳을 생각은 지금 없다. 조금 여유가 생길 때 생각해보겠다"고 밝혔다.
그는 "LPGA 투어에는 엄마 선수가 많고 지원도 잘 되어 있지만 나는 아이 낳고는 못 할 것 같다. 엄마와 선수 역할 한 가지만 잘하기가 쉽지 않은데 정말 대단한 것 같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