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홍명보호 기다리는 '강철거인'…극한의 결전지 될 몬테레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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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아공과 조별리그 최종전 치르는 멕시코 BBVA 스타디움 가보니
관중 환호·야유 직격 '압박감' 유명…한여름 40도 육박 날씨도 변수
현지 축구 팬들, 한국에 대체로 후한 평가…"멕시코는? 글쎄"
(몬테레이=연합뉴스) 이재림 특파원 = 11일(현지시간) 멕시코 누에보레온주에 자리한 BBVA 스타디움 전경. 홍명보호는 오는 6월 이곳에서 남아프리카공화국과 국제축구연맹(FIFA) 2026 북중미 월드컵 A조 3차전 경기를 펼친다. 2026.2.12
(몬테레이=연합뉴스) 이재림 특파원 = 말 안장을 닮은 독특한 모양을 따 이름 지은 '세로 데라 시야'(안장산)가 점점 가까워지자, 그 발치에 멕시코의 강렬한 햇빛으로 번쩍이는 거대한 은빛 구조물이 어느새 시선에 들어왔다.
웅장한 사각형 모양에 매끄러운 금속성 외관을 갖춰 '강철 거인'(El Gigante de Acero)이라는 별칭으로 불리는 멕시코 BBVA(베베우베아) 스타디움이다.
홍명보호는 오는 6월 24일 오후 7시(현지시간·한국시간 6월 25일 오전 10시) 이곳에서 남아프리카공화국과 국제축구연맹(FIFA) 2026 북중미 월드컵 A조 마지막 경기를 펼친다.
몬테레이 국제공항에서 내려 차로 30분가량을 달리면 도착하는 BBVA 스타디움은 누에보레온주(州) 과달루페에 자리하고 있다. 과달루페는 몬테레이 광역 도시권으로 묶여 있어서, 현지 주민도 통상 '몬테레이 BBVA 스타디움'으로 인식한다.
(몬테레이=연합뉴스) 이재림 특파원 = 11일(현지시간) 멕시코 누에보레온주에 자리한 BBVA 스타디움. 홍명보호는 오는 6월 이곳에서 남아프리카공화국과 국제축구연맹(FIFA) 2026 북중미 월드컵 A조 3차전 경기를 펼친다. 2026.2.12
멕시코 산업 수도로 불리는 몬테레이의 도시 정체성을 상징하는 외관은 멀리서부터 존재감을 드러낸다. 경기장 주변에 고층 건물이 없어서, 그 위용은 더 도드라진다.
차가운 첫인상과는 달리 그 내부는 관중의 환호와 야유를 더 뜨겁게 만드는 '소리의 감옥'으로 악명 높다.
경기장 관계자의 안내를 받고 관중석 상단에 자리한 식당을 통해 직접 들어가 보니 그 이유를 짐작할 수 있었다.
5만 3천여석의 관중석은 깔때기 같은 지붕 구조를 타고 물처럼 그라운드를 향하고 있다. 좌석과 피치 간 거리 역시 매우 가까워 보였다. 이곳을 가득 채울 팬들의 함성이 그대로 선수들에게 쏟아져 내릴 것 같은 형태다.
둘러볼 수 있는 구역은 한정적이었으나, 스타디움 관리 상태는 매우 좋았다. 누에보레온주 정부 설명에 따르면 현재 월드컵 규격에 맞춘 최고급 하이브리드 잔디 교체 작업도 마무리 단계다.
(몬테레이=연합뉴스) 이재림 특파원 = 11일(현지시간) 멕시코 누에보레온주에 자리한 BBVA 스타디움 인근에 국제축구연맹(FIFA) 2026 북중미 월드컵 홍보 조형물이 설치돼 있다. 홍명보호는 오는 6월 이곳에서 남아프리카공화국과 A조 최종전(3차전) 경기를 펼친다. 2026.2.12
마침 이날은 북중미카리브축구연맹(CONCACAF) 챔피언스 리그 셸라후(과테말라)와의 몬테레이 홈 경기가 열리는 날이었다.
원정 응원을 위해 케찰테낭고(셸라후 연고지)에서 왔다는 우고는 "마침 두 달 전에 제 자녀들이 한국 여행을 다녀와서 이 말을 안다"라며 가족과 함께 "파이팅 꼬레아(한국)!"를 외쳤다.
그는 2026 월드컵 조별리그 진출에 실패한 과테말라 대표팀에 대해 혹평을 한 뒤 "한국팀은 넉넉히 32강에 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주차장에서 차량 관리를 하던 몬테레이 출신 페르난도는 "30년 축구 팬으로서 말하자면 A조에서 한국은 더 높은 곳에 올라갈 것이라고 장담한다"라고 강조한 뒤 "멕시코는 글쎄"라며 멋쩍은 미소를 보였다.
프로축구팀 관련 패널 토론 녹화 영상을 켜놓은 채 운전하던 '찐팬'(열성 팬) 우버 기사 후안 프란시스코도 손흥민을 비롯한 한국 대표팀에 대해 후하게 평가하면서 "예컨대 멕시코에 손흥민처럼 세계적 선수가 있다 하더라도 협회에서 원하지 않으면 선발을 안 하는 게 우리 축구 대표팀 현실"이라고 말했다.
몬테레이 주민들에게 '한국팀에 보내는 조언'을 물어보니 이구동성으로 날씨라는 변수를 생각보다 무겁게 고려해야 한다고 단언했다.
실제 몬테레이의 6월은 한낮 기온이 35∼40도까지 오르는 가혹한 계절이다. 한국의 축구 전문가들도 90분간의 혈투는 기술적 우위를 넘어 체력과 정신력의 극한을 시험하는 자리가 될 것이라고 예상한 바 있다.
(몬테레이=연합뉴스) 이재림 특파원 = 11일(현지시간) 멕시코 누에보레온주에 자리한 BBVA 스타디움 전경. 홍명보호는 오는 6월 이곳에서 남아프리카공화국과 국제축구연맹(FIFA) 2026 북중미 월드컵 A조 3차전 경기를 펼친다. 2026.2.12
1·2차전을 펼치는 과달라하라와 달리 고도가 낮은 건 그나마 걱정을 덜 수 있는 부분이다, 행정구역상 사포판인 과달라하라 아크론 스타디움은 해발 1천571m의 고지대에 있다. 몬테레이 해발 고도는 약 540m다.
남아공과 외나무다리 승부를 펼치는 한국 대표팀에게 다행스러운 부분이 하나 있다면, 누에보레온주가 멕시코 내 최대 한인 거주 지역이라는 점이다.
외교당국에 따르면 누에보레온 내 한인 규모는 4천명 수준으로, 3천명 규모의 멕시코시티보다 많다.
미국과 가깝다는 지리적 이점으로 니어쇼어링(인접지로의 생산지 이전) 효과를 노린 기업들이 대거 들어서면서, 한인 커뮤니티도 급속히 성장했다. 기아와 그 협력사를 비롯해 몬테레이를 중심으로 주변 지역까지 아우르면 한국 업체는 500여 개로 추산된다.
현지 교민들은 자체적으로 응원 도구 제작 아이디어를 공유하며 경기장에서 대표팀 사기를 돋우기 위해 준비하고 있다.
홍명보호는 한국시간으로 6월 12일 과달라하라 아크론 스타디움에서 유럽 PO 패스D 승자와 조별리그 1차전을 치르고, 19일 같은 곳에서 멕시코와 격돌한다.
이어 25일 BBVA 스타디움에서 남아공과 운명의 마지막 3차전을 벌인다.
[촬영 이재림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