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극마크 바라보고 주사까지 맞은 원태인의 '잠 못 드는 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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괌 캠프부터 팔꿈치 통증…회복 지연에 결국 WBC 대표 반납
"스스로 실망감 컸지만…삼성 우승 위해 뛴다"
(온나손[일본 오키나와현]=연합뉴스) 이대호 기자 = 프로야구 삼성 라이온즈 에이스 원태인은 밝은 에너지로 가득한 청년이다.
언제나 웃는 얼굴로 사람들을 맞이하고, 긍정적이고 자신감 넘치는 모습으로 삼성 마운드를 지탱한다.
20일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야구대표팀과 삼성의 연습경기가 벌어진 일본 오키나와 온나손 아카마 구장에서 만난 그는 평소와는 다르게 '나라 잃은' 표정이었다.
단순히 부상 때문이 아니었다. '푸른 피의 에이스'라는 호칭만큼이나 애착을 보였던 태극마크를 반납해야 했던 아쉬움, 그리고 '꾀병 아니냐'는 근거 없는 악플에 대한 속상한 감정이 섞였다.
이달 초 한국야구위원회(KBO)가 발표한 대표팀 최종 30인 명단에 당당하게 이름을 올렸던 원태인은 오른쪽 팔꿈치 굴곡근 1단계 부상 진단을 받았다.
지난달 구단 1차 동계훈련지인 괌에서 처음 통증을 느껴 한국으로 돌아와 정밀 검진을 받았다.
(서울=연합뉴스) 신현우 기자 = K-베이스볼 시리즈 한국과 체코의 국가대표 평가전을 하루 앞둔 7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한국 대표팀 원태인이 훈련하고 있다. 2025.11.7 [email protected]
대표팀에 합류하고 싶다는 마음에 처음으로 주사 치료까지 받았으나 소용없었고, 결국 대회에 참가하기 어렵다고 알렸다.
KBO 전력강화위원회는 원태인을 대신해 유영찬(LG 트윈스)을 선발했다.
대표팀과 삼성의 연습경기에 앞서서 취재진과 만난 원태인은 "이렇게 낙마하고 난 뒤에 대표팀 소속이 아닌 선수로서 주목을 받는다는 게 대표팀에 민폐라고 생각했다"며 "이런 상황이 발생해 정말 죄송한 마음뿐"이라고 무겁게 입을 열었다.
이어 "스스로한테도 크게 실망했고 상실감이 너무 커서 낙마 된 날 이후로 지금까지도 마음 편히 잔 적이 한 번도 없는 것 같다"며 "그만큼 너무 소중한 기회였고 중요한 대회였다"고 아쉬워했다.
그의 대표팀 합류 의지는 누구보다 강했다.
원태인은 "비시즌에 주사를 맞는 건 야구하면서 처음이었다"며 "지난 대회를 설욕하고 싶었고, 국내에서만 잘 던진다는 이미지를 벗어던지고 싶었던 대회였다"고 진한 아쉬움을 삼켰다.
하지만 통증은 쉽게 가라앉지 않았다.
그는 "한국에 가서 주사를 맞고 오키나와에서 다시 캐치볼을 해봤으나 회복이 안 됐다"며 "통증을 참고 가더라도 대표팀에 민폐밖에 되지 않을 것 같고, 소속팀 삼성에 대한 예의도 아닌 것 같아 아쉽지만, 그런 결정을 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고양=연합뉴스) 이동해 기자 = 원태인을 비롯한 야구 국가대표팀 선수들이 3일 경기 고양 국가대표 야구 훈련장에서 훈련하고 있다.
야구대표팀은 내년 3월 개막하는 2026년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을 대비해 체코(8∼9일·서울 고척스카이돔), 일본(15∼16일·일본 도쿄돔)과의 평가전을 갖는다. 2025.11.3 [email protected]
낙마의 아픔 속에서도 동료들을 향한 진심 어린 응원을 잊지 않았다.
자신을 대신해 태극마크를 단 유영찬을 향해 "프로의 세계에서는 누가 다치면 다른 누군가가 그 기회를 차지하는 게 당연하다"며 "영찬이 형이 너무 가고 싶어 했다는 얘기를 들었기에 너무 축하할 일이다. 나보다 더 좋은 활약을 해서 대표팀이 이기는 데 큰 도움이 되셨으면 좋겠다"고 박수를 보냈다.
또한 "제가 없어도 대한민국 대표팀은 강팀"이라며 "이번에는 부상 선수가 좀 나오긴 했어도 다 같이 뭉쳐서 꼭 전세기 타고 미국에 한 번 갔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가장 아쉬워할 팬들에게도 고개를 숙였다.
원태인은 "국가대표 원태인을 응원해 주셨던 모든 팬분, 그리고 가장 걱정하셨을 삼성 팬분들께 아쉬움을 드려 죄송하다"며 "오늘 인터뷰를 끝으로 모든 짐을 떨쳐내겠다"고 다짐했다.
이제 그는 소속팀 삼성의 우승을 향해 뛴다.
원태인은 "현재로서는 휴식이 우선이라 개막전 합류는 불투명하지만, 다행히 인대 쪽은 괜찮고 근육 쪽에만 온 부상"이라고 상태를 전했다.
이어 "올해 삼성이 '윈나우' 시즌으로 가고 있기 때문에 그 중심에서 제가 버텨줘야 한다고 스스로 생각한다. 늘 그래왔던 대로 건강하게 마운드에서 최선을 다해 던질 수 있는 상태로 돌아가겠다"고 힘줘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