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너리그 첫 시즌 마친 장현석 "3년 뒤 MLB에 오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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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경윤기자

    초고교급 투수서 다저스 기대주로…데뷔 시즌 마치고 귀국

    새 시즌 목표는 더블A 승격…체력과 제구력 끌어올리기 구슬땀

    훈련하는 장현석
    훈련하는 장현석

    (서울=연합뉴스) 김경윤 기자 = 로스앤젤레스 다저스 산하 마이너리그에서 뛰는 장현석이 18일 서울 서초구 방배동 윤형준 트레이닝센터에서 캐치볼 훈련을 하고 있다. 2024.12.18.

    (서울=연합뉴스) 김경윤 기자 = 세계 최고의 선수들이 모이는 미국프로야구엔 약 1천명의 빅리거와 5천명의 마이너리그 선수가 치열한 경쟁을 펼친다.

    육성보다 경쟁에 초점이 맞춰진 마이너리그에선 하루에도 수많은 선수가 흔적 없이 사라진다.

    한국 최고의 고교 선수로 이름을 날렸던 오른손 투수 장현석(20)도 경쟁의 중심에 서 있다.

    KBO리그 신인드래프트 전체 1순위 입단이 유력했던 장현석은 한국 대신 미국 야구를 택했고, 지난해 8월 미국프로야구(MLB) 로스앤젤레스 다저스에 계약금 90만 달러를 받고 입단했다.

    장현석은 혈혈단신으로 미국으로 건너가 치열한 경쟁을 뚫고 한 시즌을 무사히 보냈다.

    국내에서 새 시즌을 준비 중인 장현석은 18일 서울 서초구 방배동 윤형준 트레이닝센터에서 연합뉴스와 만나 1년 전 KBO리그 대신 미국 야구를 택한 이유와 마이너리그 첫 시즌을 치른 소회를 밝혔다.

    등판한 장현석
    등판한 장현석

    [리코 에이전시 제공. 재배포 및 DB 금지]

    ◇ "미국 택한 것 후회하지 않아…자신감 발견했다"

    장현석은 마산용마고 2학년 때부터 시속 150㎞대 묵직한 직구를 던지며 초고교급 투수로 평가받았다.

    KBO리그 신인드래프트에 참가한다면 이견 없이 전체 1순위 선발이 확실시됐다.

    장현석은 지난해 아마추어 선수로는 유일하게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대표팀에 뽑혀 금메달을 목에 걸기도 했다.

    그러나 장현석은 KBO리그 대신 미국야구를 택했다.

    장현석은 "한국에 있는 훈련 시스템과 데이터 분석 기법은 모두 미국에서 넘어온 것"이라며 "미국에서 제대로 된 훈련법을 배우면서 경쟁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출발은 그리 좋지 않았다. 낯선 환경에 적응하지 못한 장현석은 루키리그 13경기에서 1승 2패, 평균자책점 8.14로 부진했다.

    그는 "그동안 경험하지 못했던 훈련과 투구 방법을 익혀야 했다"며 "투구 감각을 찾는 데 시간이 걸렸고, 제구력 문제로 저조한 성적을 거뒀다"고 말했다.

    장현석은 8월 하위 싱글A로 승격된 뒤 실력을 발휘하기 시작했다. 첫 경기에선 1⅓이닝 동안 3실점 했으나 두 번째 경기부터 출전한 전 경기에서 무실점으로 호투했다.

    마지막 4경기 성적은 11이닝 2피안타 6볼넷 16탈삼진 무실점. 팀 내 에이스로 꼽히기 충분했다.

    장현석은 "투구폼이 잡혔다는 느낌이 들었다"며 "시즌 막판 자신감이 생겼고, 성공할 수 있다는 확신이 들었다"고 밝혔다.

    포즈 취하는 장현석
    포즈 취하는 장현석

    (서울=연합뉴스) 김경윤 기자 = 로스앤젤레스 다저스 산하 마이너리그에서 뛰는 장현석이 18일 서울 서초구 방배동 윤형준 트레이닝센터에서 연합뉴스와 인터뷰를 마친 뒤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24.12.18.

    ◇ "눈물 젖은 빵은 옛날이야기…좋은 환경에서 무럭무럭 성장"

    장현석은 미국으로 떠나기 전 주변으로부터 현지 적응이 성패의 관건이라는 조언을 많이 들었다.

    마이너리그의 척박한 생활 환경을 이겨내는 것이 가장 큰 숙제라는 이야기였다.

    장현석은 "마이너리그의 생활은 생각보다 괜찮았다"며 "과거 추신수 선배가 인터뷰에서 마이너리거들은 구단의 열악한 지원으로 눈물 젖은 빵을 먹으며 생활한다고 했는데, 이는 옛날이야기가 됐다"고 전했다.

    그는 "지금은 뷔페식으로 식사가 잘 나오고 생활하기도 불편하지 않다"고 덧붙였다.

    동료들에겐 장현석이 먼저 다가갔다.

    그는 "난 외로움을 잘 느끼지 않는 성격"이라며 "그래도 동료들과 좋은 관계를 유지해야 한다고 생각해서 먼저 다가갔다"고 했다.

    이어 "다저스 산하 마이너리그에서 뛰었던 최현일 선배(워싱턴 내셔널스)도 많은 도움을 줬다. 한국에 와서도 연락하고 지내는 각별한 동료들이 생겼다"고 소개했다.

    그는 "앞으로도 좋은 환경에서 무럭무럭 성장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국에서 많은 인기를 누리는 동기들을 보면 부럽지 않나'라는 말엔 "부럽다는 느낌은 없다"며 "다만 (김)택연(두산 베어스)이가 신인왕을 받았을 때, '내가 한국에 남았다면 받을 수 있었을까'라는 생각은 했다"고 담담하게 말했다.

    역투하는 장현석
    역투하는 장현석

    [리코 에이전시 제공. 재배포 및 DB 금지]

    ◇ "한국 야구의 은혜 잊지 않아…다시 태극마크 달고파"

    KBO리그 대신 미국프로야구를 택했지만, 장현석은 한국 야구의 고마움을 잊지 않고 있다.

    장현석은 지난해 열린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야구 대표팀에 아마추어 선수로는 유일하게 발탁돼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이 덕분에 장현석은 병역 혜택을 받아 미국에 진출할 수 있었다.

    장현석은 "당시 날 뽑아주신 분들께 감사함을 느낀다"며 "대표팀 생활을 하면서 선배들께 많은 것을 배웠는데, 다시 기회가 온다면 대표팀 일원으로 꼭 뛰고 싶다"고 말했다.

    아울러 "특히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무대는 꿈의 무대"라며 "오타니 쇼헤이(다저스)가 일본의 우승을 이끌었듯 나도 한국의 우승에 힘을 싣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먼 훗날, KBO리그에서 뛰는 꿈도 꾼다.

    장현석은 "MLB에서 성공한 뒤 류현진(한화 이글스) 선배처럼 KBO리그에 금의환향하고 싶다"며 "그때는 이호준 NC 다이노스 감독님 밑에서 뛰고 싶은 마음이 있다"고 전했다.

    장현석과 이호준 감독은 각별한 인연이 있다.

    장현석은 초등학교에 재학 중이었던 2014년 마산야구장에 놀러 갔다가 이호준 감독이 몰던 차에 발이 밟히는 교통사고를 당했다.

    그는 "당시 이호준 감독님이 나를 태우고 인근 병원으로 데리고 가주셨다"며 "당시 인연으로 이호준 감독님이 날 야구장에 초청해주셨는데, 그때 내 체격조건이 좋다며 프로야구 선수가 되라고 권하셨다"고 소개했다.

    이어 "이호준 감독님의 말씀을 듣고 선수의 꿈을 품었고, 이 자리까지 올라왔다"면서 "어떻게 보면 이호준 감독님은 내 인생의 은인"이라고 했다.

    나는 장현석
    나는 장현석

    (서울=연합뉴스) 김경윤 기자 = 로스앤젤레스 다저스 산하 마이너리그에서 뛰는 장현석이 18일 서울 서초구 방배동 윤형준 트레이닝센터에서 연합뉴스와 인터뷰를 마친 뒤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24.12.18.

    ◇ 구속은 오케이…체력과 제구 훈련에 집중해 새 시즌 목표는 더블A 승격

    장현석의 내년 시즌 목표는 명확하다. 체력과 제구력을 끌어올려 더블A로 승격되는 것이다.

    그는 "현재 직구 평균 구속은 시속 150㎞대가 나오는데, MLB 평균과 비슷한 수준"이라며 "구속을 더 끌어올리기 위해서 무리하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난 선발 투수와 어울리기 때문에 매 경기 6이닝 정도 꾸준히 던질 수 있는 몸을 만들 수 있도록 체력을 키우는 훈련에 집중하고 있다"고 전했다.

    최근 2년 동안 장현석의 비시즌 훈련을 도운 윤형준 트레이닝코치는 "(장)현석이는 지난해보다 체격 조건이 좋아졌다. 근육이 붙으면서 좀 더 안정적인 신체조건을 만들었다"고 전했다.

    장현석은 현재 다저스에서 제공한 훈련 일정에 맞춰 매일 굵은 땀을 흘리고 있다.

    그는 "비시즌엔 체력 훈련에 집중하다가 투구 훈련을 시작하면 제구력에 초점을 맞출 것"이라며 "체력과 근력 훈련은 밸런스에 도움을 주고 제구력에도 영향을 미친다"고 설명했다.

    장현석은 조만간 미국으로 돌아가 다시 경쟁에 뛰어든다.

    장현석은 "내 목표는 1년에 한 계단씩 상위 리그에 가는 것"이라며 "3년 뒤엔 MLB를 밟고 싶다"고 우렁차게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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