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하하지만, 싱숭생숭해"…FA 동료와 작별한 소형준·고영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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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전성기 이끈 심우준·엄상백, FA로 동반 한화행
새로 kt에 가세할 허경민에게는 공수 모두 기대감
(서울=연합뉴스) 심우준(오른쪽)이 7일 한화 이글스와 FA 계약을 한 뒤, 박종태 대표이사와 악수하고 있다. 2024.11.7 [한화 이글스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email protected]
(타이베이=연합뉴스) 이대호 기자 = "일단 좋은 대우 받고 간 거니까 축하한다고 말해야겠죠?"
소형준(kt wiz)은 프리에이전트(FA) 계약을 통해 팀을 떠나게 된 두 명의 선배인 심우준, 엄상백(이상 한화 이글스)에게 조심스럽게 작별 인사를 했다.
한국 야구대표팀에 발탁돼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 프리미어12 출전을 앞둔 소형준은 9일 대만 타이베이 톈무 구장에서 첫 훈련을 소화한 뒤 "누군가가 가면, 또 누군가가 나오면서 좋은 팀이 되는 거라고 생각한다. 저도 그 자리를 잘 채우도록 준비하겠다"며 아쉬움을 꾹꾹 눌러가며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류영석 기자 = 6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한국 야구 대표팀과 상무 야구단의 연습 경기.
6회초 대표팀 투수 소형준이 역투하고 있다. 2024.11.6 [email protected]
2015년 처음 1군에 합류한 프로야구 막내 구단 kt는 2020년 처음으로 포스트시즌에 진출한 이래 올해까지 5년 연속 가을야구에 나갔다.
내야수 심우준과 투수 엄상백은 팀의 주축 선수로 kt가 신흥 강호로 자리 잡는 데 공을 세운 선수들이다.
올 시즌을 끝으로 나란히 FA 자격을 취득한 심우준과 엄상백은 각각 4년 총액 50억원, 4년 총액 78억원의 대우를 받고 한화 유니폼을 입었다.
소형준은 "(엄)상백이 형은 의지하면서 함께 선발 로테이션을 돌았는데 아쉽다. (심)우준이 형은 제가 던질 때 거의 유격수 자리에 있었다. 그래서 더 아쉽다"고 말했다.
(타이베이=연합뉴스) 한종찬 기자 = 프리미어12 야구대표팀 고영표가 9일 오후 대만 타이베이 톈무야구장에서 열린 첫 훈련에서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24.11.9 [email protected]
KBO리그를 대표하는 잠수함 투수 고영표(kt)도 이들의 이적이 아쉽다.
고영표는 "오래 같이 지냈던 동료들을 떠나보내니 싱숭생숭하다. (심)우준이는 (2014년) 입단 동기고, (엄)상백이는 투수 파트에서 함께 훈련도 많이 해서 아쉽다"고 했다.
고영표에게 엄상백은 좀 더 특별한 후배이자 동료였다.
올 시즌을 앞두고 kt와 다년 계약을 체결한 고영표는 연고지 수원을 대표하는 수원화성 북문 장안문을 배경으로 기념사진을 촬영했다.
이때 고영표는 FA를 앞둔 엄상백에게 'kt에 잔류해 수원화성 동문인 창룡문에서 사진 찍었으면 좋겠다'고 말한 바 있다.
당시를 떠올리며 고영표는 "제가 수원 문화재에서 사진 찍어서 다른 선수도 그렇게 하길 바랐는데, 그러지 못해서 아쉽다"고 했다.
이어 "상백이와는 (계약 발표한) 8일에도 통화했다. 좋은 평가 받고 간 거니까 잘 된 거다. 다른 지역으로 옮겨서 힘든 점도 있을 것 같은데, 잘 적응하길 바라는 마음"이라고 애틋한 마음을 감추지 않았다.
소형준의 말대로, 누군가가 팀을 떠나면 새로운 선수가 그 자리를 채운다.
4년 40억원의 조건에 kt와 FA 계약한 내야수 허경민은 kt 투수들에게 든든한 조력자가 될 선수다.
소형준은 "허경민 선배는 두산 베어스와 상대할 때 가장 까다로운 타자였다. 같은 팀이 돼서 공격과 수비 모두 도움이 될 것 같다"고 했다.
광주 출신으로 허경민의 1년 후배인 고영표는 "어릴 때 같이 광주에서 야구한 선배와 같이 뛰게 돼 즐겁다. 수비와 타격 모두 능한 선배가 왔다. 뒤에서 든든하게 받쳐 줄 선배가 와서 좋다"고 반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