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A 상금왕 셰플러, 30만㎞ 넘게 달린 고물차와 작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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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권훈기자

    소아암 연구 기금 행사에 기부…약 7천만원에 팔려

    셰플러와 아들 베넷.
    셰플러와 아들 베넷.

    [AFP/게티이미지=연합뉴스]

    (서울=연합뉴스) 권훈 기자 = 올해 한 해에만 800억원이 넘는 돈을 벌었지만 늘 수수하고 검소한 생활로 유명한 남자 골프 세계랭킹 1위 스코티 셰플러(미국)가 정들었던 고물차와 마침내 작별했다.

    셰플러는 최근 2012년형 GMC 유콘 SUV를 자선 행사에 기부하는 방식으로 처분했다고 골프 다이제스트 등이 4일 전했다.

    셰플러가 이번에 처분한 GMC 유콘 SUV는 12년 동안 30만 ㎞를 넘게 달린 고물차다.

    이 차는 셰플러의 아버지가 타다 물려줬다.

    주니어 골프 선수 때 셰플러의 아버지는 이 차에 아들을 태우고 미국 전역을 누볐다.

    셰플러가 대학을 졸업하자 아버지는 셰플러에게 차를 넘겼다.

    셰플러는 이 차를 몰고 미국프로골프(PGA) 2부 투어인 콘페리 투어를 뛰었다.

    2022년 셰플러가 마스터스에서 처음 우승했을 때 조지아주 오거스타에서 텍사스주 댈러스까지 온 가족이 이 차를 타고 이동하기도 했다.

    셰플러는 PGA투어에서 3년 연속 올해의 선수에 오르면서 돈방석에 앉았지만, 럭셔리 브랜드도 아니고 10년이 넘은 이 고물차를 계속 몰고 다녔다.

    특히 집과 골프장, 체육관, 단골 식당 등을 오갈 때는 어김없이 이 차를 몰았다.

    그는 어떤 고급 차도 살 수 있는 돈을 벌고도 고물차를 계속 타고 다니는 이유를 묻자 "왜 차를 바꿔야 하는지 모르겠다. 이 차는 잘 달린다"고 대답했다.

    하지만 셰플러가 마침내 정든 GMC 유콘 SUV를 처분하기로 결심한 건 지난 5월 아들 베넷이 태어나면서였다.

    갓난아이를 태우고 다니기에는 너무 낡았고, 안전과 편의 장치가 아무래도 부족한 GMC 유콘 SUV는 적합하지 않다고 판단했다.

    또 이제는 후원사가 제공하는 자동차를 몰아야 하는 계약을 지켜야 하는 의무도 생겼다.

    한편 셰플러가 기부한 GMC 유콘 SUV는 소아암 연구를 위한 비영리 단체 기금 모금 행사에 경매에 부쳐져 5만 달러(약 6천857만원)에 낙찰됐다.

    낙찰받은 사람은 골프 방송 캐스터로 유명한 짐 낸츠였다.

    낸츠는 "셰플러가 타던 차를 내 차고에 두게 되어 기쁘다"면서 "그는 모든 이의 영웅"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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