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력 권영민 감독, 열흘째 같은 양복·속옷…"쭉 입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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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수 시절부터 연승 때 '기분 좋은' 징크스로 실천
"현대캐피탈에 물러서지 않고 강대강으로 맞서겠다"
(서울=연합뉴스) 2일 수원실내체육관에서 열린 프로배구 남자부 OK저축은행과 경기에서 팀을 지휘하는 권영민 한국전력 감독 [한국배구연맹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연합뉴스) 이동칠 기자 = "선수 때부터 줄곧 해왔던 습관입니다. 앞으로도 쭉 같은 양복을 입었으면 좋겠습니다."
남자프로배구 한국전력의 사령탑인 권영민(44) 감독은 2일 수원실내체육관에서 열린 OK저축은행과의 2024-25 V리그 남자부 홈경기에서 3-2 역전승으로 개막 후 4연승을 지휘한 뒤 열흘째 같은 양복을 입고 있는 이유를 이같이 설명했다.
권 감독은 올 시즌 첫 경기이자 홈개막전이었던 지난달 23일 대한항공전 3-2 승리 때부터 '단벌 신사'다.
개막 후 4경기 연속 승리의 짜릿한 쾌감과 상승 분위기를 이어가기 위한 권 감독만의 '기분 좋은 징크스'인 셈이다.
한국전력이 프로 리그에 참가한 2009년 이후 개막 4연승은 처음이다.
원래 징크스(Jinx)는 불운, 악운, 재수 없는 일 등 불길한 징조를 의미하지만, 스포츠계에서는 반대로 연승 때 같은 행동으로 '좋은 징크스'로 활용하는 사례가 많다.
프로야구 한국시리즈 3회 우승에 빛나는 '야구의 신' 김성근 전 SK 와이번스 감독은 노란 팬티를 즐겨 입었고, 연승 때는 양말과 속옷을 갈아입지 않은 것으로 유명하다.
권 감독도 양복뿐만 아니라 속옷과 양말도 같은 것을 계속 착용하고 있다고 귀띔했다.
김철수 단장 역시 권 감독을 따라 해 연승 기간 정장과 속옷을 그대로 착용하고 있다.
권 감독은 이제 개막 5연승 도전 길목에서 6일 '친정팀' 현대캐피탈을 만난다.
현재 같은 4연승으로 남자부 선두를 질주하는 현대캐피탈까지 잡는다면 1라운드 전승은 물론 팀 창단 후 최다 연승(종전 팀 최다연승 9연승)에도 도전해 볼 만하다.
현대캐피탈은 세터 출신의 권 감독이 선수 시절 2003년부터 2015년까지 12년간 몸담았던 팀이다.
지난 시즌 7연승 기간에도 같은 양복을 고수했던 권 감독은 "현대캐피탈과 경기에선 물러서지 않고 강대강으로 맞서겠다"면서 "당분간 같은 양복을 계속 입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현대캐피탈 시절 감독이었던 최태웅 SBS스포츠 해설위원이 방송 중에 "권 감독이 옷을 세탁하는지 물어보겠다"는 농담을 한 것과 관련해 "같은 옷을 입을 뿐 당연히 빨래는 해서 입는다"고 화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