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는 마침내 MVP?…'울산 수문장' 조현우 "일단 우승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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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 원정서 징크스 격파·선두 수성 이끈 '선방 쇼'
(대전=연합뉴스) 최송아 기자 = 프로축구 K리그1의 자타공인 '넘버원 골키퍼' 조현우(울산)가 팀의 리그 3연패 도전 고비가 될 만한 경기에서 '선방 쇼'로 팀을 구해내고 리그 최우수선수(MVP)를 향한 걸음도 성큼 내디뎠다.
울산은 27일 대전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대전하나시티즌과의 하나은행 K리그1 2024 32라운드 원정 경기에서 1-0으로 이겼다.
울산에는 리그 5경기 무패(4승 1무)를 달리며 선두(승점 58)를 지킨 것에 더해 '대전 원정 징크스'를 격파하는 의미도 있는 승리였다.
이 경기 직전 울산이 대전 원정에서 이긴 건 2013년 4월 17일(3-0승)로, 다음 승리가 나오기까지 무려 11년 5개월이 걸렸다.
2014∼2022년 대전이 2부리그에 머물며 맞붙을 기회가 없기도 했지만, 대전이 지난해 1부에 복귀한 뒤에도 울산은 대전만 만나면 고전했고 원정에 약한 모습도 이어졌다.
올해 첫 대전 원정인 4월 2일 5라운드에서 0-2로 졌던 울산은 이번 승리도 쉽지 않은 경기 끝에 따냈다.
울산은 전반 18분 페널티킥으로 한 골을 만들어낸 뒤 달아나지 못한 채 후반에는 대전의 파상공세에 시달렸는데, 조현우가 추가 시간에만 세 차례 결정적 선방을 해내는 등 맹활약하며 끝까지 리드를 지켜냈다.
조현우의 선방이 없었다면 울산으로선 부정적 징크스가 이어지고 무패 행진도 끊겨 우승 가도에 '노란불'이 들어올지도 모르는 상황이었다.
경기를 마치고 김판곤 울산 감독은 "선두 싸움에 많은 도움이 될 승리"라고 평가하며 "조현우는 늘 그렇듯 상당히 든든하다"고 고마워했다.
조현우는 "시작 전 감독님이 '4천181일' 동안 대전에서 이기지 못했다고 동기부여를 주셨는데, 그 날짜가 무척 크게 다가와 간절하게 뛰었다"면서 "팬들과 함께 행복하게 돌아갈 수 있어서 기분 좋다"며 미소 지었다.
경기 막판 활약에 대해선 "정신이 없는 상황이었지만, 좋은 위치에서 기다리면 선방이 나올 거로 생각해 끝까지 흔들림 없이 좋은 자리에 있으려고 노력했다"면서 "제가 한 경기에 7㎞ 정도 뛴다. 골키퍼도 뒤에서 준비하느라 무척 힘들다. 그런 준비 덕분에 선방이 나왔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중요성이 남달랐던 이 경기 활약은 조현우를 'MVP 후보'로 새삼 각인했다.
지난해까지 7년 연속 K리그1 시즌 베스트11 골키퍼 트로피를 놓지 않고 있는 조현우는 아직 리그 MVP를 받은 적은 없다.
울산이 리그 2연패를 달성한 지난해엔 특히 유력한 후보로 거론됐으나 구단별로 1명만 올릴 수 있는 MVP 후보로 울산에선 수비수 김영권이 이름을 올렸고, 실제 수상으로 이어졌다.
올해 울산이 3년 연속 우승에 성공한다면 이번만큼은 조현우에게 기회가 갈 거란 관측이 나온다.
지난해만큼 압도적인 모습을 보이지 못하면서도 울산이 리그 최소 실점(35골)과 함께 선두를 달리는 데엔 그의 공을 빼놓을 수 없다.
관련 질문에 "작년에 제가 (MVP를) 받아야 했는데"라는 농담으로 너스레를 떤 조현우는 "제가 받아야겠다고 욕심부리기보다는 일단 우승 트로피를 들고 나서 받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지금은 우승 생각뿐"이라고 힘줘 말했다.
울산은 이제 일본으로 떠나 다음 달 2일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엘리트(ACLE) 원정 경기를 치른 뒤 6일 김천상무를 문수축구경기장으로 불러들여 리그 33라운드에 나선다.
선두 경쟁팀인 김천과의 맞대결 또한 시즌의 분수령이 될 만한 한 판이다.
조현우는 "매 경기가 고비라고 생각한다. 하나씩 해 나가야 한다"면서 "김천전에 모든 것을 다 걸어서 (승점 차를) 벌려 놓고, 이후엔 팬들이 안정감을 느끼며 경기를 보실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의지를 불태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