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퇴 앞둔 추신수, 어깨부상과 마지막 분투 "마음의 정리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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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하게 현역 마무리…"이렇게 하지 않으면 또 미련 가질 것"
PS 진출에 사활 건 SSG 위해 은퇴식 내년으로 연기
(수원=연합뉴스) 김경윤 기자 = SSG 랜더스 추신수가 21일 수원케이티위즈파크에서 열린 2024 프로야구 kt wiz와 방문 경기를 앞두고 인터뷰한 뒤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24.9.21. [email protected]
(수원=연합뉴스) 김경윤 기자 = 한국 야구사에 큰 족적을 남긴 SSG 랜더스 추신수(42)가 야구와 작별의 시간을 앞두고 "미련과 정을 떼려고 노력하는 중"이라며 옅은 미소를 보였다.
추신수는 21일 수원케이티위즈파크에서 열리는 2024 프로야구 kt wiz와 방문 경기를 앞두고 '조용하게 선수 인생이 마무리되는 것 같다'라는 취재진의 말에 "내게 야구에 관한 정을 떼려고 하는 것 아닐까"라며 "이렇게 마무리되지 않으면 또 미련을 가질 테니까, 잔인하고 냉정하게 이런 상황이 만들어지는 것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통산 1천652경기에서 타율 0.275, 218홈런, 782타점, 통산 OPS(장타율+출루율) 0.824의 성적을 남긴 추신수는 2021년 SSG에 입단해 마지막 불꽃을 태웠다.
2021년부터 2023년까지 매년 100경기 이상 출전했고, 부상을 안고 뛴 올해에도 77경기에서 타율 0.282, 5홈런, 37타점의 성적을 냈다.
만 42세인 추신수는 일찌감치 2024시즌을 마친 뒤 은퇴하겠다고 예고했고, 이제 그 시간이 다가온다.
추신수는 한국 야구에 큰 획을 그었지만, 다른 선배들처럼 피날레를 화려하게 장식하진 않는다.
소속 팀인 SSG가 치열한 5위 싸움을 펼치고 있기 때문이다.
추신수는 동료들에게 피해를 주기 싫다며 은퇴식을 내년 시즌 중으로 미뤘다.
추신수는 "지금은 우리에게 매 경기가 중요하다"며 "한국에서 4년밖에 뛰지 않았는데, 은퇴식을 해주는 것만으로도 감사할 따름"이라고 했다.
그는 "구단에선 신경을 써주겠다고 했는데, 난 동료들에게 피해를 주기 싫더라"라며 "사실 지금도 팀에 보탬이 되어야 하는데 (오른쪽 어깨 부상으로) 후배들을 응원만 하고 있어서 안타깝다"고 덧붙였다.
현재 추신수는 어깨 부상 탓에 더그아웃을 지키고 있다. 지난 10일 한화 이글스전을 마지막으로 열흘 넘게 실전 경기를 치르지 못했다.
매일 몸 상태를 점검하지만, 남은 경기 출전 여부는 명확하지 않다.
추신수는 "사실 몸 상태는 계속 비슷하다"라며 "수술받지 않으면 안 되는 상황"이라고 했다.
그는 "지금은 최선을 다해서 한 경기라도, 한 타석이라도 모든 힘을 내려고 하는데 쉽지는 않다"며 "주변에서 많은 분이 응원해주시는데 아프다 보니까 열정이 식는 것이 사실"이라고 덧붙였다.
추신수는 "이제는 거의 마음의 정리를 했다"며 "난 훈련 없이 경기에 출전하는, 그런 야구를 한 적이 한 번도 없다. 과정 없는 결과는 없다"라고도 했다.
현역의 끝자락에 선 추신수는 후배들에게 진심 어린 조언도 건넸다.
그는 "몸이 건강할 때 열심히 최선을 다하라는 말을 해주고 싶다"며 "나중엔 아픔 없이 야구할 때가 얼마나 행복한지 알게 될 것"이라고 했다.
이어 "지금 우리 팀 후배들은 정말 잘해주고 있다"며 "그래서 떠나는 발걸음이 그렇게 무겁지는 않다"고 덧붙였다.
추신수는 국내 야구팬뿐만이 아니라 미국의 MLB 팬들에게도 인사를 건넸다.
그는 "(전 소속 팀) 텍사스 레인저스에서 뛰었던 마지막 해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문제로 관중들이 경기장에 들어오지 못했다"며 "팬들 앞에서 마지막 인사를 못 했는데 그것이 매우 아쉽더라. 가슴 한편에 남아있다"고 했다.
SSG는 이날 경기를 포함해 KBO리그 정규시즌 8경기를 남겨두고 있다.
만약 SSG가 포스트시즌에 진출해도 추신수가 엔트리에 포함될지는 미지수다.
추신수는 "한국시리즈 우승한 뒤 눈물 흘리면서 은퇴하는 것이 최고의 시나리오이긴 한데, 우선 경기가 남은 만큼 끝까지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