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병혁의 야구세상] 게릿 콜의 불성실한 베이스 커버…우승컵 넘겨준 본헤드플레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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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으로 앞선 5회초 2사 만루 수비 때 1루 커버 안 해 5-5 동점 빌미
잘 던지고도 월드시리즈 망친 양키스 에이스, 두고두고 지적될 듯
(서울=연합뉴스) 천병혁 기자 = 대수롭지 않게 여긴 불성실한 플레이 하나에 월드시리즈가 끝나고 말았다.
미국프로야구 최고의 명문구단 뉴욕 양키스의 에이스인 게릿 콜은 31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뉴욕 양키스타디움에서 열린 월드시리즈 5차전에서 4회까지 노히트로 로스앤젤레스 다저스 타선을 막았다.
양키스는 1회말 에런 저지가 선제 투런홈런을 치는 등 모처럼 홈런 세 방을 날리며 4회까지 5-0으로 앞섰다.
전날까지 1승 3패로 밀렸던 양키스는 5차전에서 낙승을 거둬 월드시리즈 승부를 6차전으로 몰고 가는 듯했다.
그러나 5회초에 아무도 예상치 못한 상황이 펼쳐졌다.
다저스는 선두타자 엔리케 에르난데스가 우전 안타를 친 뒤 토미 현수 에드먼은 양키스 중견수 저지의 실책으로 살아 나갔고, 윌 스미스는 야수선택으로 출루해 무사 만루의 기회를 잡았다.
양키스의 1선발인 콜은 개빈 럭스와 오타니 쇼헤이를 연속 삼진으로 돌려세워 한숨을 돌렸다.
2사 만루에서는 무키 베츠를 1루 땅볼로 유도해 실점 없이 위기에서 탈출하는 듯했다.
그런데 콜의 사소한 실수 하나가 대재앙을 불러왔다.
콜은 공을 잡은 1루수 앤서니 리조에게 얼른 베이스를 찍으라는 손짓만 하고 자신은 아예 베이스 커버를 들어가지 않았다.
하지만 빗맞은 베츠의 타구는 데굴데굴 느리게 굴러갔다.
다급하게 공을 잡은 리조가 1루로 향했지만, 발 빠른 베츠가 먼저 베이스를 밟은 뒤였다.
공식 기록상 타구는 내야안타로 처리됐지만 콜의 명백한 실책이었다.
1루 쪽 땅볼이 나오면 투수는 반드시 베이스 커버를 들어가야 한다는 기본을 망각한 것이다.
양키스의 불성실한 플레이로 1점을 만회한 다저스는 계속된 2사 만루에서 프레드 프리먼이 2타점 중전안타, 테오스카 에르난데스는 2타점 2루타를 날려 단숨에 5-5 동점을 만들었다.
기세가 오른 다저스는 8회초 럭스와 스미스의 연속 희생플라이 역전 점수를 뽑아 7-6으로 짜릿한 뒤집기를 연출하며 대망의 월드시리즈 우승 트로피를 품에 안았다.
야구에서 나태한 수비나 안일한 플레이는 공식 기록에서 실책으로 잡히지 않는다.
하지만 이런 본헤드플레이는 팬들의 비난에서 자유로울수 없다.
메이저리그에서는 1908년 뉴욕 자이언츠(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의 유망주 프레드 머클이 9회말 끝내기 상황에서 베이스를 제대로 밟지 않은 불성실한 주루로 인해 100년이 넘은 지금도 '본헤드플레이'의 대명사로 불리고 있다.
지난해 사이영상 수상자인 콜은 이날 7회 2아웃까지 4안타 5실점(무자책)으로 혼신의 투구를 했으나 불성실한 베이스 커버 때문에 시리즈를 망치고 말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