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피 역전 만루포…양키스, 다저스에 WS 3연패 뒤 1승 반격

(서울=연합뉴스) 이대호 기자 = 뉴욕 양키스가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한 시즌 챔피언을 가리는 월드시리즈(WS·7전 4승제)에서 기사회생했다.

양키스는 30일(한국시간) 미국 뉴욕 양키스타디움에서 열린 2024 MLB WS 4차전에서 앤서니 볼피의 역전 만루 홈런을 앞세워 11-4로 승리했다.

앞선 WS 1∼3차전을 모두 내주고 벼랑에 몰렸던 양키스는 일단 한숨을 돌렸다.

역대 MLB 7전 4승제 포스트시즌에서 한 팀이 1∼3차전을 모두 잡은 사례는 40번 있었고, 시리즈를 놓친 건 딱 한 차례뿐이었다.

아픈 역사의 주인공인 양키스는 2004년 아메리칸리그 챔피언십시리즈에서 보스턴 레드삭스에 1∼3차전을 모두 잡고 4∼7차전을 내줘 탈락한 바 있다.

20년 전 '기적의 제물'이었다가 올해 기적에 도전해야 하는 양키스는 1회초부터 홈런을 두들겨 맞고 힘겹게 출발했다.

1사 2루에서 다저스 3번 타자 프레디 프리먼에게 선제 2점 홈런을 허용한 것이다.

프리먼은 양키스 선발 루이스 힐의 바깥쪽 슬라이더를 잡아당겨 오른쪽 펜스를 넘겼다.

프리먼은 이번 WS 1∼4차전에서 모두 홈런을 때리는 MLB 역사상 최초의 진기록을 세웠다.

또한 애틀랜타 브레이브스 소속이던 2021년 WS 5, 6차전에 이어 올해 WS까지 6경기 연속 홈런을 때려 조지 스프링어(2017∼2019년)의 종전 WS 연속 최다 홈런 5경기를 넘어섰다.

안방에서 무력하게 다저스의 우승 세리머니를 볼 수 없다는 듯, 양키스도 반격에 나섰다.

양키스는 2회말 1사 2루에서 오스틴 웰스의 2루타로 2, 3루 기회를 만들었고, 알렉스 버두고의 내야 땅볼로 3루 주자 볼피가 홈을 밟아 1점을 따라갔다.

그리고 3회말 기다렸던 역전 점수가 나왔다.

1사 후 에런 저지의 몸에 맞는 공, 재즈 치점 주니어의 단타, 장칼로 스탠턴의 볼넷으로 모든 베이스가 가득 찼다.

1사 만루에서 앤서니 리조가 허무하게 유격수 뜬공으로 아웃됐지만, 볼피는 댄 허드슨의 초구 슬라이더를 걷어 올려 왼쪽 펜스를 넘겼다.

단숨에 경기를 5-2로 뒤집은 만루 홈런이다.

다저스는 5회초 선두타자 윌 스미스의 솔로 아치로 추격을 시작했다.

계속된 무사 1, 2루에서는 무키 베츠가 내야 땅볼로 아웃돼 1사 1, 3루가 됐고, 프리먼의 내야 땅볼로 3루 주자가 득점해 점수는 1점 차로 좁혀졌다.

그러자 양키스는 6회말 선두타자 웰스가 오른쪽 펜스를 넘어가는 1점 홈런을 터트려 다시 점수를 6-4로 벌렸다.

8회말에는 볼피의 허슬 플레이와 토레스의 쐐기 3점 홈런을 앞세워 승리를 굳혔다.

볼피는 1사 후 좌익수 쪽으로 깊숙한 안타를 치고 과감하게 2루까지 달렸다.

타이밍으로는 아웃이었지만, 다저스 2루수 개빈 럭스가 2루에 슬라이딩한 볼피의 얼굴과 어깨에 충돌해 공이 뒤로 빠져 살았다.

웰스의 볼넷으로 1사 1, 2루 기회를 잡은 양키스는 알렉스 버두고 타석에서 더블 스틸에 성공해 2, 3루로 기회를 바꿨다.

버두고는 11구 승부 끝에 2루수 땅볼을 쳤고, 3루 주자 볼피는 과감하게 홈을 파고들어 7-4로 달아나는 결정적인 쐐기 득점을 냈다.

곧이어 토레스의 스리런 홈런까지 터져 점수는 10-4로 벌어졌고, 후안 소토의 2루타와 저지의 1타점 적시타까지 이어졌다.

WS에서 극심한 타격 부진을 겪던 저지는 이번 시리즈 첫 타점을 신고해 부활을 예고했다.

양키스 볼피는 3타수 2안타 1볼넷 4타점 3득점으로 만점 활약을 펼쳤다.

두 팀은 31일 같은 장소에서 WS 5차전을 벌인다.

한편 1회말에는 양키스 팬으로 추정되는 관중이 물리력을 행사해 다저스 수비를 방해하는 일이 벌어졌다.

1회말 양키스 선두타자 글레이버 토레스의 파울 플라이를 다저스 우익수 베츠가 우측 파울 펜스에 기대서 잡았다. 이때 관중 두 명이 베츠의 글러브와 오른손을 붙잡고 잡아당겼다.

그 사이 글러브에 있던 공이 빠졌으나 심판은 관중의 수비 방해를 선언해 아웃을 인정했고, 관중 두 명은 경기장에서 퇴장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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