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년 만에 우승에 울어버린 안병훈 "보너스 같은 우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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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권훈기자

    DP 월드투어서 2015년 이후 2승째…어머니 자오즈민과 우승 기쁨 나눠

    아버지 안재형씨, 안병훈, 어머니 자오즈민씨(왼쪽부터)
    아버지 안재형씨, 안병훈, 어머니 자오즈민씨(왼쪽부터)

    [DP 월드투어 소셜 미디어 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인천=연합뉴스) 권훈 기자 = 27일 인천 잭 니클라우스 코리아 골프클럽(파72)에서 열린 DP월드투어 제네시스 챔피언십(총상금 400만달러) 최종일 연장전에서 김주형을 제치고 우승한 안병훈은 닭똥 같은 눈물을 흘렸다.

    18번 홀 그린을 벗어나자 마중 나온 어머니 자오즈민을 부둥켜안고 또 울었다.

    무려 9년 만에 맛보는 DP월드투어 우승이었기 때문이었다.

    안병훈은 지난 2015년 DP월드투어 플래그십 대회인 BMW 챔피언십에서 우승했다. DP월드투어에서 가장 큰 대회로 꼽는 BMW 챔피언십 우승은 안병훈이 꿈의 무대 미국프로골프(PGA)투어에 진출하는 디딤돌이 됐다.

    하지만 안병훈은 우승과는 이상하리만큼 인연이 없었다.

    PGA투어에서 무려 5번이나 준우승을 차지할 만큼 경기력은 우승하고도 남는다는 평가를 받지만 고비를 넘지 못했다.

    안병훈은 눈물을 흘린 이유를 묻자 "생각보다 기뻤다. 담담하게 받아들이고 싶었는데 많은 생각이 스쳤다. 그동안 나름대로 힘든 시기를 보냈다. 이겨내는 데 가족들의 도움이 컸다"면서 "보너스 같은 우승"이라고 말했다.

    안병훈은 "당연히 너무나 기쁘고 9년 만에 우승해 더 뜻깊다. 모처럼 고국 팬들에게 좋은 골프 보여드리려 했는데 결과가 좋아 더 기쁘다"고 덧붙였다.

    안병훈은 "이 우승이 더 많은 우승의 계기가 되리라 믿고 싶다"고 기대감도 드러냈다.

    하지만 안병훈은 우승을 쫓아다니며 집착하지는 않겠다고 다짐했다.

    "PGA투어 우승은 쉽지 않다. 운이 따라줘야 한다"는 안병훈은 "내가 2등도 여러 번 하고 5등 안에 자주 드는 걸 보면 실력은 있는 것 같다. 하지만 우승에 집착하고 쫓아다니지는 않겠다"고 말했다.

    우승 인터뷰하는 안병훈
    우승 인터뷰하는 안병훈

    [KPGA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안병훈은 이날 우승도 운이 많이 따른 결과라고 밝혔다.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했다"는 안병훈은 "전반에 샷이 좀 흔들렸지만 운이 좋았다"고 말했다.

    2번 홀(파4)에서 티샷 실수로 언플레이블을 선택해 3번 만에 그린에 올라왔지만 10m 가까운 파퍼트를 집어넣었고 4번 홀(파4)에서도 티샷이 크게 빗나갔지만 보기로 막았다고 그는 설명했다.

    그는 "72홀에서 모두 잘 맞기는 어렵다. 출발이 좀 어려웠지만 남은 홀이 많았기에 최대한 내 골프를 치려고 했다"고 인내심도 우승에 한몫했음을 시사했다.

    안병훈은 18번 홀(파5)에서 치른 연장전 승리도 운으로 돌렸다.

    "티샷이 물에 빠진 줄 알았는데 살아 있었다. 게다가 생각보다 볼이 놓인 자리가 좋아서 아이언으로 그린을 바로 노릴 수 있었다"는 안병훈은 "원하는 방향, 원하는 곳으로 볼을 보내서 버디를 했다"고 밝혔다.

    안병훈은 김주형이 친 두 번째 샷이 벙커 턱 위 러프에 걸린 상황에 대해 "두 번째 샷은 잘 쳤다. 다만 운이 나빴다. 나도 그런 자리에 볼이 놓이면 실수했을 것"이라면서 김주형의 불운을 안타깝게 여겼다.

    안병훈은 "올해는 투어 챔피언십, 프레지던츠컵, 올림픽 등 목표로 했던 것을 다 이뤘다"면서 "해마다 겨울이면 하는 주니어 아카데미를 올해도 연다. 아이들을 가르치면서 나도 배우는 게 많다. 겨울에 준비를 잘해서 내년에는 모든 면에서 더 나아지겠다"고 말했다.

    안병훈은 또 "내년에 이 대회 타이틀 방어하러 다시 오고 싶다. 올해는 혼자 왔지만 내년에는 아내, 아이들과 함께 오고 싶다"고 대회 2연패 희망도 일찌감치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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