셰플러 퍼트하는데 다음 홀 티로 이동…김주형 '매너 논란'(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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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권훈기자
    셰플러의 퍼트를 지켜보다 이동하는 김주형과 임성재.
    셰플러의 퍼트를 지켜보다 이동하는 김주형과 임성재.

    [AP=연합뉴스]

    (서울=연합뉴스) 권훈 기자 = 27일(한국시간) 캐나다 로열 몬트리올 컨트리클럽에서 열린 남자 골프 프레지던츠컵 첫날 포볼 경기에서 호흡을 맞춘 김주형과 임성재가 '매너 논란'에 휩싸였다.

    인터내셔널 팀의 둘은 미국의 세계랭킹 1위 스코티 셰플러와 러셀 헨리를 맞아 7번 홀까지 2홀 차로 끌려가고 있었다.

    8번 홀(파4)에서 사달이 났다.

    김주형이 7m 거리 버디 퍼트를 집어넣었다.

    김주형과 임성재는 격렬한 버디 세리머니를 펼쳤다. 그린을 껑충껑충 뛰어다니며 환호성을 질렀다.

    상대 선수 헨리와 셰플러가 버디 퍼트를 준비하고 있는데 세리머니를 펼치느라 홀에서 불을 꺼내지도 않았다.

    이 장면도 논란이 됐지만, 다음 장면이 더 큰 논란이 됐다.

    헨리의 버디 퍼트가 빗나간 뒤 조금 더 가까운 거리에서 셰플러가 퍼트하려고 자세를 취했는데 김주형과 임성재는 이미 9번 홀 티 박스로 이동해버렸다.

    8번 홀 그린과 9번 홀 티박스는 약 80m 떨어져 있다.

    셰플러는 버디 퍼트를 놓쳐 8번 홀을 내줬다.

    그린 주변에서 상대의 퍼트가 끝나길 기다리지 않고 다음 홀로 이동하는 행동은 매너에 어긋난다.

    소셜미디어에서는 김주형과 임성재의 무례를 질타하는 글이 이어졌다.

    영국 스카이스포츠 중계방송 해설을 하던 전 라이더컵 유럽팀 단장 폴 맥긴리(아일랜드)는 "보기 좋지 않은 행동"이라면서 "내 생각에는 예의에 어긋난다. 아무리 치열한 경쟁이라지만 재미와 경쟁만 있는 게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미국팀 부단장 케빈 키스너도 "그들은 선을 넘었다"며 발끈했다.

    키스너는 현장에 있던 인터내셔널 팀 부단장 카밀로 비예가스(콜롬비아)가 김주형과 임성재를 9번 홀 티박스로 가라고 부추긴 정황이 있다고 주장했다.

    키스너는 비예가스한테 "규칙을 지키라"고 말했고, 비예가스는 "규칙을 어긴 적이 없다"며 맞섰다.

    김주형은 "나는 퍼트를 마쳤고 상대의 퍼트를 지켜볼 이유가 없었다. 우리한테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 싸구려 행동을 하려던 건 아니었다. 우리는 우리 경기에만 집중했다"고 말했다.

    셰플러는 대수롭지 않다는 반응을 보였다.

    "(김주형과 임성재가 다음 홀로 이동했다는 사실을) 전혀 몰랐다"는 셰플러는 "서로 경쟁하는 게 즐겁다. 여기가 바로 그런 곳이다. 경기가 끝나면 모자를 벗고 악수하는 것도 즐겁다. 경기 중에는 친구가 아니어도 경기 후에는 친구"라고 말했다.

    하지만 셰플러의 파트너 헨리는 "신경이 쓰였다"고 말했다.

    김주형은 팀에 활기를 불어넣겠다는 공언대로 경기 내내 큰 동작과 함성으로 분위기를 주도했다.

    친한 사이로 유명한 셰플러와 신경전도 화제가 됐다.

    7번 홀(파4)에서 김주형이 먼저 8.5m 버디 퍼트를 집어넣고 포효하자 셰플러는 8m 버디 퍼트를 성공시키더니 "이봐, 뭐라고 했지!"라고 김주형을 향해 고함을 질렀다.

    이 장면을 영상으로 본 잰더 쇼플리는 "잠자는 곰의 코털을 건드린 것 같다"며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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