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자 없는 상황 고의사구…패착이 된 MLB 양키스 콜의 선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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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스턴과 경기 4회초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천적' 디버스에게 고의사구
(서울=연합뉴스) 하남직 기자 = 4회초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뉴욕 양키스 선발 투수 게릿 콜이 손가락 4개를 편 뒤 1루 쪽을 가리켰다.
보스턴 레드삭스 타자 라파엘 디버스를 '고의사구'로 거르겠다는 의미였다.
이례적으로 주자 없는 상황에서 고의사구로 디버스를 거른 콜의 선택은 패착이 됐다.
15일 미국 뉴욕 양키스타디움에서 열린 2024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보스턴과 홈 경기에 선발 등판한 콜은 4회초 1사까지 노히트 행진을 벌였다.
하지만, 이날 전까지 자신에게 타율 0.333(39타수 13안타), 8홈런으로 강했던 디버스가 타석에 들어서자 투구를 하지 않고 고의사구를 택했다.
주자가 없는 상황에서 고의사구를 택하는 건, 매우 이례적이다.
MLB닷컴은 "양키스 투수가 주자 없는 상황에서 4회에 고의사구를 택한 건, 이날 콜이 처음이다. 종전 '경기 시작 후 가장 빠른 주자 없는 상황에서의 고의사구'는 1930년 로이 셰리드와 1970년 프리츠 피터슨의 '6회'"라고 전했다.
의아해하며 고의사구로 출루한 디버스는 2루를 훔쳤고, 콜은 타일러 오닐에게 볼넷을 내줘 1사 1, 2루에 몰린 뒤 요시다 마사타카에게 1타점 2루타, 윌리어 아브레우에게 1타점 우전 적시타를 맞아 1-2 역전을 허용했다.
콜은 5회 1사 만루에서는 디버스를 거르지 못하고 정면 승부를 벌여 2타점 중전 적시타를 얻어맞았다.
이날 콜은 4⅓이닝 5피안타 7실점 하며 시즌 5패(6승)째를 당했다. 양키스는 1-7로 패했다.
경기 뒤 콜은 MLB닷컴 등 현지 취재진과 인터뷰에서 "코치진과 경기 전에 '디버스를 고의사구로 거르는 것도 좋은 전략'이라고 대화를 나눴다"며 "하지만, 4회 그 상황에서 고의사구를 택한 건, 명백한 실수였다. 후회한다"고 말했다.
에런 분 감독은 "4회에는 우리가 1-0으로 앞선 상황이어서, 나는 콜이 디버스와 정면승부하길 바랐다. 하지만, 내 생각을 확실하게 콜에게 전달하지 못했다"고 아쉬워했다.
양키스 포수 오스틴 웰스는 "나는 콜과 코치진이 고의사구에 관해 의견을 나눈 걸 전혀 알지 못했다"며 "콜이 고의사구 사인을 냈을 때 너무 놀랐다"고 털어놨다.
고의사구로 걸어 나간 디버스도 놀랐다.
디버스는 "명예의 전당에 입성할 수 있는 콜이 주자 없는 상황에서 나를 거를 줄 몰랐다. 나는 놀랐고, 콜도 당황한 것 같았다"고 밝혔다.
콜은 "고의사구 전략이 통하려면, 내가 이후에 잘 던졌어야 했다. 고의사구를 택한 것도, 이후 투구도 문제였다"고 곱씹었다.
다만 콜은 1회 디버스에게 던진 몸에 맞는 공은 '실수'라고 강조했다.
알렉스 코라 보스턴 감독은 "콜은 디버스를 상대하려 하지 않았다. 4회의 고의사구는 1회의 몸에 맞는 공이 '의도적인 것'이라는 걸 말해준다"고 주장했다.
이에 콜은 "코라 감독은 그렇게 믿고 싶겠지만, 나는 고의로 타자를 맞히는 투수가 아니다"라고 항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