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저리그 0승 10패 투수가 FA 시장서 주목…세상에 이런 일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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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불펜 전환 후 탈삼진 비율 3배로 '껑충'…2019년엔 13승 수확
(서울=연합뉴스) 김동찬 기자 =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 2024시즌에 승리 없이 10패만 기록한 투수가 자유계약선수(FA) 시장에서 주목받는 기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메이저리그 인터넷 홈페이지 MLB닷컴이 13일 소개한 이 선수는 바로 2024시즌 시카고 화이트삭스에서 0승 10패, 평균자책점 4.74를 기록한 캐나다 출신 마이클 소로카다.
1997년생 오른손 투수 소로카는 2018년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에서 메이저리그에 데뷔했으며 2024시즌 화이트삭스에서 25경기에 나와 1승도 없이 10패만 안았다.
한 시즌에 승리 없이 10패를 기록한 것은 최근 40년 사이 메이저리그에서 나온 승리 없는 최다 패 기록이다.
그는 또 부상 이력이 있어 2020년부터 2023년 사이 투구 이닝이 46이닝밖에 되지 않는다.
그러나 MLB 홈페이지는 "이런 투수가 영입 경쟁 대상이 된다는 사실이 흥미롭다"며 그 배경을 설명했다.
먼저 소로카가 2024시즌 선발로 나왔을 때와 구원으로 등판했을 때 기록 차이가 크다는 것이다.
소로카는 올해 5월부터 선발 로테이션에서 빠졌는데, 선발로 나왔을 때 평균 자책점 6.39, 탈삼진 비율 12%, OPS(출루율+장타율) 허용 0.856을 기록했다.
그런데 이후 구원으로 변신해서는 평균 자책점 2.75, 탈삼진 비율 39%, OPS 허용 0.589가 됐다는 것이다.
2024시즌 최소 150명 타자를 상대한 불펜 요원 가운데 탈삼진 비율 39%는 42%의 메이슨 밀러(오클랜드 애슬레틱스)에 이은 2위 기록이다.
소로카는 2019년 애틀랜타에서 13승 4패, 평균 자책점 2.68을 기록해 사이영상 후보에도 올랐다.
그러나 2020년 아킬레스건 부상으로 2021년과 2022년을 통째로 날렸고, 2023년 복귀해 또 팔을 다쳐 2승 2패, 평균 자책점 6.40에 그쳤다.
올해 시즌 초반 9경기에 선발로 나왔으나 승리 없이 평균 자책점 6점대에 머물던 소로카는 5월 불펜 이동이 '신의 한 수'가 됐다.
불펜으로 변신한 두 달 사이에 28⅔이닝을 던져 삼진 47개를 뺏고 평균 자책점 3.45로 호투했다.
이후 어깨 통증으로 엔트리에서 빠졌다가 9월에 복귀한 소로카는 26명의 타자를 상대해 삼진 13개를 뽑아내는 위력적인 투구를 했다.
MLB 닷컴은 구원으로 나가면서 투구 속도가 빨라진 점을 소로카의 위력이 더해진 원인으로 풀이했다. 5월 구원 등판 때 최고 시속 96.9마일(약 156㎞)을 던졌고, 9월에는 평균 152.1㎞를 찍었다는 것이다.
선발에 비해 짧은 이닝을 던지는 만큼 빠른 공의 강점이 두드러졌다는 의미다.
또 구종에도 변화를 줬는데 2019년 애틀랜타에서 싱커를 40% 이상 구사했던 그가 올해는 포심 패스트볼(43%)과 슬라이더(41%)를 주로 던졌고, 특히 9월에는 포심 55%, 슬라이더 44%로 거의 두 가지 공에만 집중했다.
소로카는 올해 싱커를 던졌을 때 피장타율이 0.518이었고, 반대로 슬라이더는 헛스윙을 끌어내는 비율이 42%로 리그 상위 15위 안에 들 정도로 위력적이었다.
MLB닷컴은 "부상 변수가 없다면 소로카의 좋은 흐름이 '한 해 반짝'으로 끝나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올해 연봉 300만 달러에 화이트삭스와 1년 계약을 맺었던 소로카는 2025시즌 새로 계약할 팀을 찾아야 한다.
MLB닷컴은 "2024시즌 121패를 당한 화이트삭스는 스프링 캠프 때만 하더라도 올해 월드시리즈 멤버 3명이 있던 팀"이라며 "소로카 역시 2025시즌에는 우승 경쟁 팀으로 옮길 가능성이 있다"고 기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