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바지 입고 나선 장유빈, KPGA 군산CC오픈 2연패 보인다(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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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권훈기자

    2라운드에서 노보기 8언더파 맹타…1타차 단독 선두 도약

    장유빈의 드라이버 티샷.
    장유빈의 드라이버 티샷.

    [KPGA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군산=연합뉴스) 권훈 기자 = 한국프로골프(KPGA) 투어 2년 차 장유빈은 경기력만 놓고 보면 누구한테도 뒤지지 않는다.

    장타 1위에 평균타수 1위, 그리고 제네시스 대상 포인트 1위, 상금랭킹 3위에 올라가 있다.

    특히 장타력이 돋보인다.

    평균 비거리 311.42야드로 유일하게 310야드를 넘겼다.

    기록으로는 KPGA투어에서 '괴물 장타자'로 통하는 정찬민을 훌쩍 뛰어넘었다. 정찬민은 이번 시즌에 평균 비거리 307.14야드로 장타 순위 5위다.

    장유빈은 "찬민 형은 빗맞을 때는 내가 더 멀리 나간다. 제대로 맞으면 못 당한다"고 몸을 낮췄지만, KPGA 투어에서 장유빈의 장타력은 누구한테도 뒤지지 않는 수준이다.

    다만 장유빈은 올해 우승이 없다. 준우승 3번을 포함한 톱10 입상 7번이 말해주듯 우승 기회가 제법 있었지만, 마지막 문턱을 넘지 못했다.

    특히 지난달 30일 비즈플레이·원더클럽오픈 최종일에는 5타 뒤졌던 허인회에게 따라 잡힌 끝에 연장전에 끌려들어 가서는 무릎을 꿇었다.

    장유빈은 12일 전북 군산시 군산 컨트리클럽 토너먼트 코스(파72)에서 열린 KPGA 투어 군산CC 오픈 2라운드에서 8언더파 64타를 몰아쳤다.

    보기 하나 없이 버디만 8개를 골라내는 거의 완벽에 가까운 경기를 펼쳤다.

    전날 5언더파 67타를 쳤던 장유빈은 중간합계 14언더파 130타를 적어내 단독 선두에 올랐다.

    무엇보다 장유빈은 자칫 '트라우마'가 될 뻔했던 12일 전 역전패의 아픔을 털어낸 게 가장 큰 수확이라고 자평했다.

    역전패 당일 펑펑 울었던 장유빈은 "역전패의 기억은 싹 지웠다"면서도 "이번 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내지 못했다면 좀 힘들어졌을 것 같다"고 털어놨다.

    장유빈은 군산CC오픈 사상 첫 2연패에도 청신호를 켰다.

    지난해 이 대회에서 생애 첫 우승을 따냈던 장유빈은 이번이 난생처음 맞는 타이틀 방어전이다.

    작년까지 11번 열린 군산CC 오픈에서 두 번 우승한 선수는 이수민과 주흥철, 2명이 있지만 2연패를 달성한 선수는 아직 없다.

    장유빈은 "군산CC와 잘 맞는다고 생각한다. 작년에 잘했던 기억도 난다"면서 코스에 상당한 자신감을 보였다.

    특히 장유빈은 4개의 파 5홀에서 모두 버디를 잡아내 장타력을 십분 활용했다.

    2번 홀(파5·574야드)에서는 321야드를 날아간 티샷에 이어 236야드를 남기고 두 번째 샷을 때려 연못 넘어 그린에 볼을 올렸고, 9번 홀(파5·596야드)에서는 티샷을 326야드나 때리고 두 번째 샷으로 232야드를 보내 그린 앞 40야드 앞에 떨궈 가볍게 버디를 수확했다.

    16번 홀(파5·563야드)에서도 313야드 티샷에 이어 두 번 만에 그린에 볼을 올려 쉽게 버디를 잡았다.

    오른쪽이 모두 페널티 구역인 11번 홀(파5·569야드)에선 두 번째 샷을 끊어가는 공략을 선택해 버디를 뽑아냈다.

    장유빈은 "거리보다는 방향성 위주로 티샷을 쳤다"고 말했지만, 남다른 장타력은 그의 최대 무기임은 분명해 보였다.

    장유빈은 "우승을 욕심내기보다는 즐기면서 플레이하고 싶다. 오늘도 캐디 형과 재밌는 이야기도 많이 하고 즐기면서 경기했다. 주말에도 물론 긴장이 되겠지만 그 긴장을 최대한 즐기려고 노력하면 남은 이틀도 좋은 성적이 나올 것 같다. 지금 페이스대로 최종일까지 잘 마무리하고 싶다"고 말했다.

    장유빈은 이날 반바지를 입고 경기를 치렀다.

    대회 개막 하루 전 KPGA 투어는 사상 처음으로 경기 때 반바지를 입어도 된다고 밝혔다. 무더위를 고려해 이번 대회 때만 한시적으로 반바지를 허용했는데 전날에는 긴 바지를 입었던 장유빈은 이날은 반바지를 선택했다.

    장유빈은 "전지훈련 갔을 때도 항상 반바지만 입고 훈련을 하고 해외 대회에 나가면 반바지를 입고 경기를 한 적이 있다. 아직 KPGA 투어에서 반바지를 입는 것이 어색하긴 하지만 편하고 좋다"고 밝혔다.

    김백준의 아이언샷.
    김백준의 아이언샷.

    [KPGA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첫날 9언더파를 몰아쳐 단독 선두에 나섰던 신인 김백준은 2라운드에서 3언더파 69타를 쳐 2위(12언더파 132타)로 내려갔지만, 생애 첫 우승의 불씨는 여전하다.

    2021년 장유빈과 국가대표 한솥밥을 먹었던 김백준은 이번 시즌 신인 가운데 가장 돋보인다. 10개 대회에서 8개 대회에서 컷을 통과했고 SK텔레콤오픈 공동 3위, KPGA 선수권대회 공동 5위를 차지했다.

    신인왕 레이스에서는 일본프로골프투어(JGTO) 공동주관 대회 KEB 하나은행 인비테이셔널에서 우승한 JGTO 소속 오기소 타카시(일본)에 이어 2위를 달리고 있어 사실상 1위나 다름없다.

    김백준은 특히 그린 적중률 2위(76.39%)가 말해주듯 아이언 샷 정확도가 뛰어나다. 그는 "아이언 샷만큼 자신 있다"고 말했다.

    평균타수에서도 김백준은 7위(70.39타)다.

    출전 순번이 뒤져 이번 대회 출전권이 없어 대기자였다가 행운의 출전 기회를 얻은 정유준이 전날 66타에 이어 이날 5언더파 67타를 치는 선전 끝에 공동 3위(11언더파 133타)로 주말 경기에 나서게 됐다.

    정유준은 올해 7개 대회에 출전해 상금을 두 번밖에 받지 못했고 그나마 452만원에 불과하지만, 이번 대회에서 인생 역전에 도전한다.

    티샷 난조로 한동안 고생했던 통산 5승의 서요섭도 공동 3위로 올라서 부활을 예고했다. 지난 2022년 이 대회 우승자 서요섭은 이날 5타를 줄였다.

    이번 시즌 혼자 2승 고지를 밟은 김민규가 6언더파 66타를 쳐 4타차 5위(10언더파 134타)로 올라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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