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퇴 경기서 우승한 여자축구 심서연 "하늘의 엄마도 기뻐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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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설하은기자
    심서연(오른쪽)
    심서연(오른쪽)

    [한국여자축구연맹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연합뉴스) 설하은 기자 = 은퇴 경기에서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린 여자축구 수원FC 위민의 수비수 심서연(35)이 기쁨과 감격의 눈물을 흘리며 그라운드에 작별을 고했다.

    심서연과 수원FC 위민은 9일 강원 화천생활체육공원에서 열린 디벨론 WK리그 2024 챔피언결정 2차전에서 화천 KSPO에 1-2로 졌으나 1, 2차전 합계 3-2로 앞서 챔피언에 올랐다.

    지난해 '통합 11연패'를 달성한 인천 현대제철을 상대로 1차전을 승리하고도 2차전에서 대패해 준우승했던 수원FC는 14년 만에 리그 정상을 탈환했다.

    이날 경기 결과만 놓고 보면 수원FC가 KSPO에 졌지만, 심서연이 없었더라면 더 큰 점수 차로 패해 지난해의 악몽을 되풀이할 뻔했다.

    1, 2차전 합산 3-2로 아슬아슬하게 앞선 상황에서, 수원FC는 KSPO의 파상공세를 겨우 막아내며 버텼다.

    베테랑 심서연은 노련한 수비로 KSPO 공격진의 뒷공간 침투를 막고, 페널티 박스로 투입되는 상대 패스도 차단했다.

    한 골을 직접 막아내는 슈퍼 세이브도 선보였다.

    후반 시작 직후 KSPO 최유정의 오른발 슈팅이 골키퍼 김경희가 손쓸 수 없는 골대 구석으로 향했다.

    모두가 골을 직감한 순간, 골키퍼의 뒤에서 골 라인을 지키고 우뚝 선 심서연이 헤더로 공을 걷어냈다.

    이 공이 골망을 흔들었다면 경기는 연장전으로 흘러갈 가능성이 높았다.

    직접 수원FC의 우승을 이끈 심서연은 경기 뒤 중계방송 인터뷰에서 "최유정의 슈팅이 좋다는 걸 알고 있었다. 그 타이밍에 내가 골대 빈 곳으로 가 있었는데, 마침 그쪽으로 슈팅이 와서 막아냈다"고 활짝 웃었다.

    심서연은 "이겨서 우승했다면 더 좋았을 것 같은데, 실점하고 지면서 우승해서 아쉽긴 하다"며 "그래도 우승해서 기쁘다"고 말했다.

    2010년 수원FC의 전신 수원시시설관리공단 유니폼을 입고 여자축구 무대를 누빈 심서연은 이 경기를 끝으로 축구화를 벗는다.

    심서연은 "동료들과 같이하는 시간이 소중하다고 느꼈다"며 "첫 실점이 전반 6분이었는데, 시작 직후에 실점해 너무 아쉬웠다. 후배들에게 이 시간을 마지막으로 더 이상 같이 뛸 수 없다고 생각하자고 말했다"고 전했다.

    심서연은 2008년부터 대표팀에 승선해 A매치 통산 92경기를 소화한 한국 여자축구의 기둥이다.

    선수 생활을 돌아본 심서연은 "감사한 분을 누구 한 분이라고 말할 수 없다"며 "어렸을 때부터 국가대표 생활도 하고, 오늘 경기까지 부상 없이 잘 마무리했다는 것만으로도 감사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가르쳐주신 선생님들, 같이 우승한 동료들, 기쁨을 함께 나누는 감독님, 코치님, 스태프들에게 정말 감사하다"고 전했다.

    중계방송과 현장 응원으로 자신의 마지막 경기를 지켜본 가족들에게도 고마움을 전하던 심서연은 "하늘나라에서 보고 있는 우리 엄마도 너무 기뻐할 것 같다. 엄마 딸로 살아서 너무 고맙고, 사랑한다고 말해주고 싶다"며 눈물을 펑펑 흘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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