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움 송성문 향한 이정후의 조언 "형, 이젠 꾸준한 선수 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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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성문, 타율 0.350에 팀 내 최다 11홈런으로 맹활약
(서울=연합뉴스) 이대호 기자 = 프로야구 키움 히어로즈 주장 송성문(27)은 이제 명실상부한 리그 최정상급 3루수가 됐다.
85경기에서 시즌 타율 0.350(리그 5위), 103안타(공동 10위), 61타점, OPS(출루율+장타율) 0.946으로 최고의 한 해를 보내고 있다.
홈런은 11개로 팀 내에서 로니 도슨, 김혜성(이상 10개)을 제치고 가장 많다.
가능성 있는 선수에서, 올해로 프로 10년 차를 맞아 경기를 바꿔놓을 수 있는 선수로 도약한 것이다.
송성문은 16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진행한 연합뉴스와 인터뷰를 통해 "결혼하고 나서 첫해 성적이 이렇게 좋아졌다. 아내에게 많은 도움을 받고 있어서 항상 고맙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송성문을 입단했을 때부터 지켜봤던 홍원기 키움 감독은 올해 그의 활약 배경으로 결혼을 꼽는다.
10년간 교제 끝에 지난해 12월 조혜림 씨와 결혼한 '새신랑' 송성문은 올 시즌을 앞두고 탄산음료도 끊고, 누구보다 열심히 근력 운동에 힘썼다.
송성문은 "가장 큰 변화는 루틴이 자리잡힌 것이다. 원래는 훈련 시간에 맞춰서 야구장에 출근했다면, 결혼 후에는 야구장에 일찍 나와서 운동하고 밤에도 일찍 잔다. 건강한 생활 패턴이 자리 잡은 덕"이라고 했다.
은행원인 아내는 송성문이 건강한 습관을 유지하는 데 도움을 준다.
송성문은 "아내는 이른 시간에 출근하면서도 내가 퇴근하면 늦은 시간에도 같이 저녁 먹어주고, 아침 먹고 나갈 수 있도록 미리 준비해준다. 또 내가 힘들 때는 같이 맛있는 거 먹고 재미있는 거 보면서 재충전하게 해준다. 내가 야구를 잘해야 하는 또 하나의 이유"라고 말했다.
사실 송성문이 올해 좋은 활약을 펼치는 가장 큰 배경은 '위기의식'이다.
그는 "어느 팀이든 실적 못 내는 중견급 선수에게 계속 기회를 줄 수 없다. 하나둘 팀을 떠나는 선배를 보면서 내가 좋아하는 야구를 오래 하려면, 지금 당장 쉬고 싶다는 마음은 접어야 했다"고 털어놨다.
이제야 팀에 도움이 되는 것 같다는 송성문은 "올해만큼은 경쟁력 있는 선수가 되었다는 사실이 가장 만족스럽다"며 4번 타자로 득점을 책임지는 자부심도 드러냈다.
송성문은 이정후(25·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와 최근 주고받은 이야기를 공개했다.
송성문이 전반기 막판과 올스타전을 전후해 '지금 내 성적이 실감 나지 않는다'는 인터뷰를 한 것을 본 이정후가 "이제는 형이 꾸준히 잘하는 선수가 되는 걸 목표로 했으면 좋겠다"고 조언한 것이다.
송성문은 "정후는 워낙 높은 위치에서 계속 활약했던 선수다. 1년 반짝하고 사라진 선수도 수두룩하다. 지금 성적에 감격만 할 것이 아니라 꾸준히 이런 성적을 내는 선수가 되어 달라는 조언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그렇다고 해서 현재 전광판에 올라가는 성적을 유지하려고 집착하는 건 아니다.
시즌 초반에 타율을 유지하고자 공을 오래 지켜보다가 오히려 성적이 떨어지기도 했다는 송성문은 "오히려 원래대로 공격적으로 임하는 게 결과도 좋았다. 그저 일상에서 루틴을 지키려고 노력 중이다. 나태해지지 않고, 동시에 몸을 혹사하지도 않고 운동하려고 한다"고 했다.
올 시즌 도중 송성문은 김혜성(25)으로부터 주장 완장을 이어받았다.
(인천=연합뉴스) 신현우 기자 = 6일 인천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2024 신한 SOL뱅크 KBO 올스타전 드림 올스타와 나눔 올스타의 경기. 7회초 2사 나눔 키움 송성문이 키스 성문이 적히 티셔츠와 풍선과 함께 타석으로 향하고 있다. 2024.7.6 [email protected]
그는 "힘든 건 없는데, 신경 쓰는 부분은 젊은 선수들의 마음가짐이다. 비록 우리 순위가 처져있을지 몰라도 꾸준히 강한 팀이 되었으면 한다. 후배들에게는 '다른 팀에 얕보이지 말고, 자신 있게 하자'고 자주 이야기한다"고 소개했다.
송성문의 소원은 '히어로즈 유니폼을 입고 우승'하는 것이다.
처음 야구를 시작했던 초등학교(용산구리틀) 시절 강팀에 들어가 밥 먹듯 우승해서 별로 기쁜 줄도 몰랐다는 그는 중학교(홍은중)와 고등학교(장충고) 시절 한 번도 우승하지 못했다.
2015년 현재의 팀에 입단한 뒤에도 두 차례 한국시리즈만 경험했을 뿐, 우승 반지가 없다.
송성문은 "2022년 한국시리즈에서 패했을 때는 많이 울었다. 정말 우승이 간절하다. 꾸준히 강해지고 있는 우리 팀에서 동료들과 함께 우승하는 게 정말 간절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