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C서울과 첫해 보낸 김기동 "파이널A·체질 개선…소기의 성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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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엔 처음부터 좋은 시즌을…홈 평균 관중 3만명 넘겼으면"
"언젠가는 국가대표 감독 꿈…그전에 서울서 '리그 우승'!"
(구리=연합뉴스) 최송아 기자 = 프로축구 K리그1 FC서울에 2024시즌은 '명가 부활'의 가능성을 쏘아 올린 한해였다.
국내에서 가장 큰 도시와 경기장을 안방으로 쓰며, 이름 있는 선수들을 대거 보유하고도 지난 4년 동안 파이널B에 머물렀던 서울은 K리그 최고의 명장으로 꼽히는 김기동 감독을 영입해 4위(승점 58)에 오르며 모처럼 파이널A 진입에 성공했다.
포항 스틸러스에서 지난해 대한축구협회(FA)컵(현 코리아컵) 우승과 K리그1 2위를 이끈 김 감독은 초반 시행착오를 겪기도 했으나 자신의 색깔을 서서히 입혀 나가며 구겨졌던 서울의 자존심을 서서히 일으켜 세웠다.
지난달 말 서울의 클럽하우스인 구리 GS챔피언스파크에서 연합뉴스와 만난 김 감독은 "아직도 제가 원하는 만큼의 팀은 되지 않았다"면서도 "소기의 성과를 이룬 시즌"이라고 자평했다.
그는 "리빌딩 시기라 체질 개선에 더 무게를 뒀지만, 프로라는 게 성과를 내지 않으면 책임이 따르지 않나"라며 "6위 이상은 해야겠다고 생각했는데 5년 만에 파이널A를 이룬 점은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처음에 서울이 우승 후보라고 평가받기도 했지만, 이름값만 있을 뿐 경기에 뛰지 못하던 선수가 많았기에 저는 큰일 났다는 생각이 먼저 들었다"고 돌아본 김 감독은 6월 중순 울산 HD와의 17라운드를 전환점으로 짚었다.
김 감독은 "광주FC와의 16라운드 홈 경기에서 진 뒤 휴식기에 들어갔고, 이후 울산 원정에서 0-2까지 갔는데 2-2로 따라가는 것을 보면서 이제 힘이 생기는구나 싶더라. 예전엔 (골을) 먹으면 끝이었는데, 단단해지고 있다고 생각했다. 그러고서 3연승을 했다"고 떠올렸다.
울산전까지도 파이널B에 해당하는 9위에 그쳤던 서울은 이후 3연승에 힘입어 6위로 도약했고, 24∼28라운드에선 5연승을 내달렸다.
'김기동의 서울'은 성적뿐만 아니라 흥행에서도 굵직한 획을 그었다.
서울은 올해 18차례 홈 경기에 50만1천91명의 홈 관중을 끌어모아 K리그가 유료 관중만 집계하기 시작한 이후 최초로 '50만 시대'를 열었다.
김 감독은 "서울월드컵경기장의 홈 벤치엔 서울 감독과 국가대표 감독 밖에 못 앉는 것 아닌가"라고 반문하며 "많은 팬으로 들어찬 멋진 경기장에 서 있는 감독들을 보고 부럽다고 생각한 적도 있는데, 포항 시절엔 서울에 올 거라는 예상은 하지 못했으니 언젠가는 대표팀 감독으로 저 자리에 서야겠다고 생각했다"고 전했다.
이어 "막상 그 자리에 서니 처음엔 웅장함 같은 것이 느껴지다가 이후엔 경기에 집중하느라 잘 못 느꼈지만, 끝나고 팬들을 보면 정말 멋지고 고마웠다"고 인사했다.
그러면서 김 감독은 올해 평균 2만7천838명이었던 홈 관중을 내년엔 3만명 대로 끌어올려 보고 싶다는 포부를 드러냈다.
그는 "5만명 넘게 온 올해 홈 개막전(인천 유나이티드와 0-0)에서 '이게 축구인가' 싶을 정도로 경기력이 좋지 않았다. 이후 홈 5연패 등을 거치며 관중 수도 쭉쭉 떨어지더라"면서 "3만명이 오려면 결국은 재미있는 축구와 성적을 모두 잡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한 다음 시즌 밑그림은 일찌감치 그리기 시작했다.
김 감독은 "구상은 기가 막히게 했는데 돈이 문제"라며 "(영입 대상을) 4명 정도 얘기했는데 어떻게 될지 모르겠다"고 귀띔했다.
가장 보강이 시급한 것으로 여겨지는 3선 자원 영입과 관련해선 "제가 (뛰려고) 몸을 만들고 있다"는 농담으로 어려움을 에둘러 표현한 그는 "내년은 개막도 이르다 보니 빨리 구성을 마쳐야 할 것 같아서 구단과 계속 대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 선수단은 내년 1월 5일부터 베트남 하노이에서 1차 전지훈련할 예정이며, 1월 하순 일본으로 옮겨 2차 훈련을 계획 중이다.
김 감독은 "내년은 중간부터 좋아지는 것이 아닌, 처음부터 좋은 한 해가 되기를 바란다. 꾸준히 기복 없는 경기력을 보여야 강팀"이라면서 "팬들과도 항상 소통하며 팬들이 즐거워하실 수 있게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내년이 될지 이후가 될지는 모르겠지만, 서울에서 꼭 리그 우승을 이룰 것"이라고 단언한 김 감독은 '국가대표팀 사령탑'이라는 더 큰 목표도 숨기지 않았다.
"그런 꿈을 안 품고 있는 지도자가 있을까요? 이젠 자기를 알릴 수 있는 시대라고 생각해요. 저는 '포항이니까 그 정도로 한 거지'라는 말을 들어왔으나 서울에서도 성과를 냈습니다. '스타도 아니었으면서 손흥민 같은 레벨 있는 선수들을 컨트롤할 수 있겠나'라는 평가도 있겠지만, 지금 더 유명한 제시 린가드, 기성용 등과 함께 팀을 융화하고 쇄신해나가고 있습니다. 큰 경험을 쌓는 중이라고 생각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