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예의 전당 연설서 이치로, 자기 안 찍은 기자에 "저녁 초대 만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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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야구기자협회 투표서 394표 중 393표 획득…1표로 만장일치 놓쳐
(서울=연합뉴스) 이대호 기자 = 스즈키 이치로(51·일본)가 일본 출신 선수로는 최초로 미국 야구 명예의 전당에 입회했다.
이치로는 28일(한국시간) 미국 뉴욕주 쿠퍼스타운에서 열린 명예의 전당 헌액식 연설에서 영광스러운 마음을 드러내는 것과 동시에, 자신에게 투표하지 않은 유일한 기자에게 농담을 던졌다.
이치로는 "3천 안타도, 시즌 262안타도 기자들이 인정하는 기록이다. 단, 한 명을 제외하고"라며 "기자에 대한 저녁 초대는 이제 기한이 만료됐다"고 말해 큰 웃음을 자아냈다.
이치로는 미국야구기자협회(BBWAA) 투표에서 전체 394표 중 393표(득표율 99.7%)를 얻어 한 표로 만장일치에 실패했다.
투표 결과가 공개된 직후 이치로는 자신에게 표를 던지지 않은 기자를 저녁 식사에 초대했다.
이치로와 함께 이날 명예의 전당에 입성한 선수는 왼팔 투수 CC 사바시아와 마무리 투수 빌리 와그너다.
사바시아는 첫 해 투표에서 342표(86.8%), 와그너는 마지막 해 도전에서 325표(82.5%)를 받아 75% 득표 기준을 넘겼다.
이치로는 "명예의 전당은 원래 목표가 아니었고, 처음엔 그런 것이 있는지도 몰랐다"며 "처음 쿠퍼스타운을 방문한 건 2001년이었고, 지금 이 자리에 서 있는 것은 마치 꿈만 같다"고 말했다.
마이애미 말린스에서 선수 생활을 마무리한 그는 "2015년 마이애미로부터 계약 제의가 왔을 땐, 그런 팀이 있는지도 몰랐다"는 농담도 곁들였다.
또한 "해마다 스프링캠프에 참가할 때면 팔은 이미 준비돼 있었다"며 "중계방송에서 '또 하나의 레이저 송구!'라고 외치는 목소리를 듣고 싶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치로는 야구의 의미를 되돌아봤다.
그는 "야구는 단지 치고, 던지고, 뛰는 것 이상의 의미를 가졌다"며 "야구는 내가 무엇을 중요하게 여길지 결정하게 했고, 삶과 세계를 바라보는 시각을 형성했다"고 밝혔다.
이어 "45세까지 야구를 할 수 있었던 것은 하루하루를 철저하게 준비하고 헌신했기 때문"이라며 "팬들이 시간을 내어 경기장을 찾는 이상, 점수 차에 상관없이 최선을 다해야 한다는 책임감을 느꼈다"고 강조했다.
이치로는 2001년 시애틀 매리너스 소속으로 메이저리그 데뷔 첫해 신인왕과 최우수선수(MVP)를 동시에 수상했다.
이후 뉴욕 양키스, 마이애미 말린스에서 활약하며 통산 타율 0.311, 3천89안타, 117홈런, 780타점, 509도루를 기록했다.
2004년에는 역대 MLB 단일 시즌 최다인 262안타를 기록했고, 10년 연속 200안타, 10년 연속 골드글러브 수상 등 눈부신 성과를 일궜다.
일본프로야구(NPB)에서 기록한 1천278안타를 포함하면 통산 4천367안타로 메이저리그 역대 최다 안타 보유자인 피트 로즈(4천256개)를 넘어선다.
한편 사바시아는 연설에서 "2001년 신인상 투표에서 이치로에게 밀렸다"고 농담한 뒤 "나는 마지막 흑인 20승 투수나 마지막 흑인 헌액자가 되고 싶지 않다"며 흑인 선수가 사라져가는 MLB 환경을 우려했다.
또한 와그너는 "내 키는 작았고, 기대받는 선수가 아니었지만, 끝까지 포기하지 않았다"며 "이제 명예의 전당에 8번째 풀타임 마무리 투수가 추가됐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