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고별전' 김판곤 감독 "후회·아쉬움 전혀 없다…시원섭섭"(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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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약 해지 발표 후 이례적 경기 지휘…"울산, 제자리로 돌아가 위용 되찾길"
(울산=연합뉴스) 최송아 기자 = "시원섭섭합니다."
프로축구 K리그1 울산 HD와 결별이 발표된 뒤 '고별 경기'에 나선 김판곤 감독의 첫 마디였다.
김 감독은 2일 울산 문수축구경기장에서 열린 수원FC와의 K리그1 20라운드 순연 경기를 앞두고 취재진을 만나 "울산에서 큰 사랑을 받았고 후회가 없다"고 말했다.
지난해 7월 한국 국가대표팀 사령탑으로 자리를 옮긴 홍명보 감독의 후임으로 울산의 지휘봉을 이어받아 팀을 이끌어 오던 김 감독은 전날 구단과 계약 해지가 발표됐다.
지난해까지 K리그1 3년 연속 우승을 달성한 울산은 최근 부진이 이어지며 우승 경쟁은커녕 파이널 A(상위 1∼6위) 진입조차 걱정해야 하는 위기에 놓였다.
이 때문에 김 감독의 입지도 흔들렸고, 구단이 후임 사령탑으로 신태용 전 인도네시아 대표팀 감독을 낙점하고 접촉에 나선 것으로 알려지기도 했다.
구단으로부터 거취 관련 통보를 받기 전 언론을 통해 관련 소식을 접한 김 감독이 불편한 심기를 드러낸 가운데 결국 1일 결별이 공식 발표됐고, 이날 수원FC전이 김 감독의 마지막 경기가 됐다.
성적 부진 속에 사실상 경질되는 사령탑으로는 이례적으로 '고별전'을 갖게 된 김 감독은 "어제로 끝날 줄 알았는데, 이렇게 인사하고 갈 수 있게 해줘서 감사하다. 저는 복이 많은 것 같다"며 만감이 교차하는 미소를 보였다.
그는 "1년 동안 이렇게 많은 것을 한 감독이 있을까 싶다. 우승도 해보고, 잘해보기도 못해보기도 하고, 국제축구연맹(FIFA) 클럽 월드컵 출전에 '팀 K리그' 감독까지 해봤으니 좋은 시간이었다"고 되짚었다.
이어 김 감독은 "오늘 경기를 못 치를 가능성이 크다고 생각했으나 준비는 해야 했다. 선수들에게는 '내가 있든, 없든, 누가 오든, 안 오든 여기는 너희의 터전이니 결과를 내야 한다. 흔들리거나 어수선할 이유가 하나도 없다. 너희 일에 집중하라. 어서 정상으로 돌아가라'고 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울산이 리그 4연패까지는 어렵더라도,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에는 진출했으면 좋겠다는 바람도 전했다.
김 감독은 "실패든 성공이든 최선을 다했으니 아쉬움은 정말 전혀 없다. 모든 것은 신의 뜻으로 받아들이고 극복하려 한다"면서 "팬들에게도 감사하다. 제게 보내주신 성원만 기억하겠다"고 덧붙였다.
김 감독과의 마지막 경기에서도 울산은 승리하지 못했다.
수원FC와 후반에만 5골을 주고받는 난타전을 벌였으나 2-3으로 역전패해 최근 K리그1에서 7경기 연속 무승(3무 4패), 공식전을 통틀어서는 11경기 무승에 허덕이며 7위(승점 31)에 그쳤다.
경기를 마치고 풀이 죽은 선수들과 일일이 손을 맞잡거나 포옹하며 마지막 인사를 나눈 김 감독은 기자회견에서 "기회를 주시고 성원을 보내주신 HD현대중공업 임직원 여러분, 울산 시민 여러분께 감사하다"고 말했다.
그는 "팀이 정상 궤도로 가지 못한 채 좋지 못한 모습을 보이면서 여러분의 곁을 떠나게 돼 송구하다"면서 "빨리 구단이 개혁을 통해서 제자리로 가고, 정상을 되찾고, 챔피언다운 모습을 되찾고 아시아에서도 위용을 되찾도록 매일 응원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김 감독은 향후 계획에 대해 "휴식이 먼저 필요할 것 같다. 홍콩으로 가서 가족을 만나고 에너지를 회복하겠다"면서 "나를 돌아보고 반성하며 재정비해서 천천히 다시 시작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