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이 살인' 현수막에 폴란드 축구팀 징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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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자전쟁·홀로코스트 놓고 팬들 충돌
(베를린=연합뉴스) 김계연 특파원 = 폴란드와 이스라엘 축구팬들이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전쟁과 과거사를 두고 충돌했다. 두 나라는 가자 전쟁 이전부터 홀로코스트(나치의 유대인 학살) 역사관 차이로 껄끄러운 관계다.
AP통신 등에 따르면 유럽축구연맹(UEFA)은 21일(현지시간) 폴란드 축구팀 라쿠프 쳉스토호바에 벌금 1만유로(1천610만원)를 부과했다.
UEFA는 이달 7일 열린 이스라엘 클럽 마카비 하이파와 유로파콘퍼런스리그(UECL) 예선 1차전에서 라쿠프 쳉스토호바 팬들이 내건 현수막이 부적절했다고 밝혔다. 당시 라쿠프 홈구장에는 '이스라엘은 사람들을 죽이고 세계는 침묵한다'라고 적은 폴란드어 현수막이 등장했다.
마카비 하이파 서포터들은 1주일 뒤 2차전에서 이스라엘 국기와 함께 영어로 '1939년부터 살인자들'이라고 쓴 현수막을 내걸었다. 1939년 나치 독일이 폴란드를 침공하며 일으킨 제2차 세계대전에서 폴란드인들이 나치에 부역했다는 주장을 담은 문구다.
폴란드는 이스라엘 축구팬들 도발에 격한 반응을 보였다. 역사학자 출신인 카롤 나브로츠키 대통령은 엑스(X·옛 트위터)에서 "300만 유대인을 포함한 2차 세계대전 당시 폴란드인 희생자에 대한 모욕"이라고 주장했다.
토머스 로즈 폴란드 주재 미국 대사 내정자도 "자랑스러운 미국 유대인이자 확고한 이스라엘 지지자로서 분노를 넘어 역겨움과 수치심을 느낀다"며 "그들은 단순히 폴란드를 증오하는 불량배가 아니라 자기 민족에 대한 배신자"라고 비난했다.
라쿠프는 성명을 내고 "폴란드인들은 유대인을 숨겨주고 나치 독일에 저항하면서 목숨을 걸었다"며 "역사적 진실 왜곡에 동의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UEFA는 마카비 하이파 팬들 현수막에 대해서도 징계 절차에 들어갔다. 라쿠프는 다음 시즌 유럽 대회에서 마카비 하이파의 출전을 금지해달라고 UEFA에 요청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