폰세로부터 홈런 친 송성문 "MLB 가능성 조금은 커졌겠죠?"

(서울=연합뉴스) 이대호 기자 = 지난달 31일 잠실 LG 트윈스전에서 팀의 6-5 승리를 견인한 송성문(28·키움 히어로즈)은 취재진 앞에서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에 대한 열망을 조심스럽지만 확고하게 드러냈다.

올 시즌이 끝나면 포스팅 시스템(비공개 경쟁 입찰)을 통해 미국에 도전하겠다고 밝힌 송성문은 최근 미국 에이전시와 계약을 체결했다.

그가 직접 밝힌 회사 이름은 인디펜던트 스포츠 엔터테인먼트(ISE)로, 저스틴 벌랜더(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등 수많은 MLB 선수를 고객으로 둔 곳이다.

특히 ISE는 김하성(탬파베이 레이스)이 지난 2020년 겨울 빅리그 진출을 추진할 때 선임했던 에이전시다.

당시 김하성은 4년 총액 2천800만달러(약 390억원)에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 계약했다.

송성문은 "하성이 형이 미국 진출할 때 계약했던 에이전시라는 점에서 내적 친밀감이 조금은 있었던 것 같다. 가장 적극적으로 다가와 준 회사"라면서 "화상 회의를 통해 미국에 오면 어떤 식으로 지원하고 MLB 진출을 돕겠다는 점을 자세하게 설명해줬다"고 설명했다.

올 시즌 송성문은 타율 0.319, 160안타, 24홈런, 78타점, 90득점, 22도루, OPS(출루율+장타율) 0.933으로 활약 중이다.

리그 정상급 선수로 도약한 지 불과 2년밖에 안 됐지만, 이제 막 전성기에 접어든 나이라 미국에서도 관심이 적지 않다.

지난달 26∼28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한화 이글스와 3연전 기간에는 수많은 MLB 스카우트가 방문하기도 했다.

특히 코디 폰세(한화)가 등판한 28일에는 로스앤젤레스 다저스, 뉴욕 양키스 등 11개 구단 관계자가 구장을 찾았다.

송성문은 이러한 관심에 대해 "솔직히 사람인지라 의식이 아예 안 될 수는 없다"면서도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고 해서 마음대로 되는 게 아니다. 매 순간 집중하고 제가 할 것만 하고자 했다"고 설명했다.

그 3연전에서 송성문은 타율 0.500(10타수 5안타)에 홈런 1개, 1타점을 수확하고 볼넷 3개를 골랐다.

28일 경기에서는 폰세를 상대로 홈런을 터트려 강한 인상을 남겼다.

송성문은 "(폰세로부터 홈런을 뽑아) MLB 가능성이 조금은 높아졌을 것"이라며 "폰세는 정말 강한 공을 던지는 좋은 투수다. 그렇게 많은 분이 보러 온 날 홈런이 나와서 놀랍기도 하고, 약간 얼떨떨했다"고 했다.

키움 출신 빅리거 동료들은 송성문에게 큰 의지가 되는 존재다.

김하성은 송성문에게 MLB에 도전해보라고 강력하게 권한 선배고, 이정후(샌프란시스코)와 김혜성(다저스)은 먼저 미국 무대를 누비는 대견한 후배다.

평소에는 종종 이들에게 조언을 구했다는 송성문은 "요즘엔 하성이 형과 혜성이가 재활 중이라 연락 못 했다. 정후도 시간대가 안 맞아서 자주 연락하지는 못한다"고 밝혔다.

[email protected]